"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D-29
뭐, 일단 국배판으로 280p 정도; 일주일 만에 막무가내로 개인출판 했던 책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본격 사회파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느려터진달팽이 눼에? 뭐라구요? 느려터진달팽이님이 책을 출간했던 작가님! 이시라구요? 우와~ 진공상태의 호기심은 높아져만 가고 ㅋㅋ ^^
이십대에 카타르에 머무르며, 전세계를 향한 수많은 '이동'을 경험하던 때, 저는 이주민들에 관해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미국계 아시아작가들에도 큰 관심이 생겨서 책도 찾아보고 그러다가 줌파라히리도 알게 되고 (이창래, 이민진, 재니스 Y.K. 리, 테드창, 켄리우 등등) 이동하는 사람들에 관한 문학에 대해 찾아보다가 '트랜스인문학'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이동" 책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들을 볼때, 그들의 눈을 보면, 눈이 아주 작아요. 아주 작은데도 뭔가 텅 비어있는듯한 공허가.. 저는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그들이 향해야 했던 곳들, 이동해야만 했던 곳들에 대한 어떤 이미지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가진 수많은 사연들이 압축적으로 표현된 것이었을까요? 저의 여동생은 미국대학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며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대해 공부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주워듣기로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피부색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제가 라틴아메리카를 잘 모르지만, "이동" 책의 작가도 일본계 라틴아메리카 작가이죠. 아마 작가가 느낀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저의 여동생은 저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저에게는 아직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렇군요~ 뭔가 국제적인 자매신데요^^ 요새 또 명절을 맞이하야 당이 더 떨어져있는데, 텐션 높은 답변에 급거 로긴을 딱 ㅎㅎ 일단 소개에 떠억허니 감사한 기회로 제 지적인증을 해주었다 여기는 첫책과 이어 셀프 출판한 책을 써놓긴 했어서 모르실쥴은 몰랐;; 그게 은근 지인장사? 했던 것 같아도 말하자면 '정치적 스탠스'가 다른 지인들에게도 뭔가 진심으로, "그 책 잘 읽었지~" 듣기도 했었네요 코로나 직전에 말입니다 ㅎㅎ 국배판이 A4인줄도 모르고 80p~100p 정도면 한 권이었다는데 그냥 막! 넣어서;; 못 생기고 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날 것 같은 막무가내인 녀석 하나 있슴돠☆
@느려터진달팽이 지금 느려터진달팽이님의 프로필을 눌러봤어요! 오.. 소개 짱! 아직 그믐에서 글만 남길줄 알았지, 프로필을 눌러보거나 대화버튼을 눌러보거나 그런거에는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요 ㅋㅋ 그믐을 좀더 알아가봐야겠습니다. / 국제적인 자매.. 라기에는.. 저는 항상 큰 물결이 있을때 운 좋게 거기에 잘 올라타구요 (전세계적인 대규모 채용이라던가, 한류라던가 등등) 저의 동생은, 열심히 하는자에게 길이 열릴지니! 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는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이래저래.. / 책을 낸다는 것은 저에게는 참으로 대단한 일같이 느껴질뿐이에요. 저는 그냥 개인적으로 글을 쓸뿐, 글로 어떻게 책을 내고 돈을 버는지 모르거든요. 느려터진달팽이님 앞으로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주세요 ^^ 그믐에서도 자주 뵙구요! (엄지척)
뭐, 돈을 잘 못 벌고 있습니다 ㅋㅋ 가끔 번역으로 돈을 만지긴 하네요. 그래서 그냥 알바로 코로나 동안 남는 프리랜서의 시간에 배우는 분야, 꼬맹이 티칭을 파트로 선생님이 하래서 시작했는데 이게 뭐 햇수로 삼년 차에 접어들 쥴이야 😑
<예전 기억 나누기> 흑과 백, 그 어딘가 /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 조벅 Jo'burg (영어로 흔히 조벅 Jo'burg이라고 부름.) 유럽 어딘가 있을법한 평범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흑과 백의 드러날 듯 말 듯 한 경계선을 여전히 품고 있는 곳. 예전에는 금광이었지만 현재는 테마파크로 바꾸어 놓은 곳을 함께 비행한 기장과 승무원들과 같이 다녀왔다. 테마파크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 줄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기장의 제안으로 우리들은 사람들의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그곳을 떠날 때까지 우리들의 눈에 띈 테마파크 입장객 중 흑인 가족은 단 한 가족에 불과했다. (흑인 가족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은 인도인 가족이었다.) 언젠가 같이 비행을 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 승무원에게서 그곳에서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백인'으로서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여서 말이다.
<예전 기억 나누기> 거대한 인간실험이 이루어지는 곳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인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서로 같이 일을 하고 때로는 일시적으로라도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이곳. 환상이든 매력이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하나의 흥미로운 조건이 되어 기꺼이 중동행을 택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교환가치로서 믿을 건 자신의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돈이라는 자본주의 최고의 가치가 주어지는 그곳.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순간, 꿈에서 깨어난 어떤 이는 그곳을 떠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인다. 선택은 자신의 몫. 그리고 깨닫게 되는, 세상에서 그냥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그것을 가슴 깊이 한 번 더 되새기는 일.
<예전 기억 나누기> 네팔 사람, 스리랑카 사람, 중국계 네팔 사람, 필리핀 사람. 비행을 하다 보면 사진에 나온 친구들보다 훨씬 복잡한 구성을 흔히 접하게 된다. 중국계라는 명칭이 붙은 각기 다른 국적의 사람들을 비롯하여, 국적과 사용하는 여권이 상이한 사람들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된다. 수단 사람이지만 이탈리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파일럿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같은 알제리 사람이면서 프랑스 여권이나 독일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승무원들은 알제리 여권만을 소지한 다른 승무원들에게 가끔 귀여운 질투를 받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국적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고 하는 백인들에게는 한 번 더 질문을 던지게 되곤 했는데 그러면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등 다양한 나라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예전 기억 나누기> 너와 나의 시선들 / 네팔, 카트만두 같이 승무원 교육을 받았던 수니타라는 친구는 네팔 사람이다. 수니타는 5년 동안 카타르 공항에서 지상요원으로 일을 해왔지만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인터뷰를 보았다고 한다. 나보다 훨씬 언니지만 동기라는 이유로 우린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수니타는 종종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 좋은 사람은 네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수니타에게 카타르에는 네팔 사람이 없냐고 물어보니, 카타르에 있는 네팔 사람들은 대부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라고 했다. 대충 짐작이 갔다. 네팔 사회 안에서도 고등교육을 받고 영어를 구사할 줄 알며 높은 소득의 월급으로 해외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우리가 네팔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하고는 다른 사람들이겠지. 평범한 나는 수니타에게 해줄 특별한 얘기가 없었지만, 수니타는 한국 자체를 특별하게 생각해주고 있어서 가끔 나에게 한국의 '멋진'남자를 소개하여 달라고 말하곤 했다. 수니타는 아리랑 TV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듯했다.
<예전 기억 나누기> 또 다른 모습 / 스페인, 마드리드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에는 많은 경우 적지 않은 수의 제3세계 노동자들이 탑승해있다. 마드리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드리드 비행에는 특히 필리핀 사람들이 많았는데, 스페인이 필리핀을 점령했었던 때부터 파생되어온 관계들이거나 새로이 결혼이라는 제도로 맺어진 경우, 그도 아니라면 또 다른 식의 삶을 꿈꾸며 자신의 노동력을 밑천 삼아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카타르 항공에서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아니었다면, 나에게 유럽은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아름다운 곳 혹은 문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로만 남아있었을 것이다. 다문화정책은 실패였다고 말하는 독일과 영국의 신문기사가 이처럼 가슴 깊이 다가오지는 않았었겠지 싶다.
<예전 기억 나누기> 독일 안의 터키 세상 / 독일 베를린, 터키 빵집 (강수진 씨는 2014년부터 대한민국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계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남편이 터키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얼마나 많은 수의 터키 사람들이 독일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베를린의 한 터키인 가게. 각종 빵과 식료품을 팔고 있다. 독일 사람들에게 터키인 가게나 식당은 아마도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흔한 풍경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안을 잘 들여다보면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독일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영화를 보다 보면 가끔씩 터키인들에 대한 독일 사람들의 생각이 드러날 때가 있다. 대부분 유머를 동반한 심각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 자체가 바로 그들과 터키인들 사이에 어쩔 수 없는 거리가 존재함을 말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나 영화를 접할 기회가 있어야 내 안의 상념들이 조금은 공평한 위치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이 대목에서 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가 떠올랐어요. 동명의 노래 🎵 로 김윤아씨 솔로 음반에도 있는 그 작품에서 영~ 쓸쓸함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하여 그 외로운 두 이질적 주인공들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고ㆍㆍ
<예전 기억 나누기> 확실한 호불호 / 인도, 코친 인도에 관해서, 내가 알고 있었던 것들은 인도를 다녀온 외국인들이 쓴 책들을 읽고 가지게 된 이미지 들뿐이었다. 명상이라 던 지, 요가, 또는 음식이나 종교에 관한 것들 말이다. 카타르 항공은 인도에 적지 않은 수의 노선을 가지고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 중 하나이다. 그만큼 많은 인도인 노동자들을 중동을 비롯한 세계 곳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나 도하를 포함해 중동에서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곳에서 어김없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수의 인도인 택시 운전기사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인도인 사업가를 자주 만나게 될 것이고, 승무원이라면 인도인 승객을 자주 만나게 될 것이고, 회사를 다닌다면 인도인 동료들을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인도의 코친에서 내게 코코넛을 잘라주던 그는 나에겐 적어도 인도에 살고 있는 인도 사람이다. 비행을 시작하게 되면서 전 세계 어딜 가나 만나 볼 수 있었던 어마어마한 수의 인도 사람들이 아닌, 인도에 살고 있는 인도 사람. 국제적인 인도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국적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그는 더욱 강하게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그보단 덜 할까. 어쩌면 그는 그런 문제 따위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의 내가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듯이 말이다.
<예전 기억 나누기> 화교, 그 다양성에 대하여 / 싱가포르 비행을 하면서 만나게 된 화교들은 싱가포르 국적을 가진 화교들을 은근히 부러워했다. 말레이시아 국적을 가진 화교 승무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같은 조건이면 말레이 사람들을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말레이시아의 주요 도시에는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적지 않은 수의 말레이 사람들은 농촌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화교들이 좋게만 보이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나라 이름조차 말레이 사람들을 위한 나라라는 뜻의 말레이시아인데 정작 주요 도시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건 중국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런 말레이시아에서 떨어져 나온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탄압받던 중국인 화교들이 세운 나라답게 중국인들이 대부분이기도 하거니와, 말레이시아 화교들이 보기에 싱가포르 화교들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은 그네들의 입장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결국 그 승무원의 이야기는 왜 자기의 할아버지가 싱가포르로 안 가고 말레이시아로 갔는지에 대한 아쉬움으로 끝이 났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중국을 대표하던 여배우, 공리가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다.
<예전 기억 나누기> 세계 최대 무슬림 거주 국가 / 인도네시아, 발리 중동의 부국들에서 쇼핑몰을 가게 된다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인도네시아 출신의 유모들이다. 같은 종교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일자리로 연결되는 것이다. 카타르항공에서 일하고 있는 승무원 중 인도네시아 출신의 승무원은 화교이거나 무슬림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슬림이라 함은 술과 돼지고기가 엄격한 금기사항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도네시아 출신의 무슬림 승무원들은 승객들을 위한 서비스 때문에 비행 중 언제나 술을 다루게 된다. 물론 그들이 마시는 건 아니지만, 금기사항을 멀리하지 못하고 항상 가까이해야 한다는 것도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행으로 가게 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듣게 된 이야기는,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특이하게도 발리에는 유독 힌두교도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힌두교도들은 소를 숭상하여 먹지 않음.) 그래서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발리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레이트 역시 두바이에서만은 외국인에게는 돼지고기가 허용된다. 경제발전이라는 것, 고유의 문화나 종교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하게 되는 것 인가보다. 요즘처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예전 기억 나누기> 계급 사회 / 영국, 런던 런던아이를 보기 위해 다리를 건너던 중이었다. 한 상인이 투덜대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놈의 관광객들. 사지도 않을 거면서 사진만 찍어대." 3월 초이지만 아직은 쌀쌀한 날씨 때문에 따뜻한 걸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멈추어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중년의 남자가 꼭 비행기에서 만났던 영국인 승객처럼 보였다. 연거푸 위스키 콕을 달라고 하면서 끊임없이 불평을 해대던 그는 결국 비행기가 도착하자 세금이 가장 비싼 나라에 온 걸 환영한다는 말을 나에게 건넸다. 언젠가 같이 비행을 했던 영국인 승무원은 참 착하고 정말 말도 많은 친구였었는데, 그 친구가 내게 말하길 자기가 승무원이 된 이유는 영국의 자기 친구들처럼 일이 끝나면 펍에 가서 맥주나 마시는 하루하루를 살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어떻게 들릴지 몰라도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영국 비행을 하다 보면 왜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갔는지, 호주라는 나라가 생겨났는지 등등 많은 것들이 이상한 쪽으로 이해가 되곤 한다.
<예전 기억 나누기> 환상과 현실 / 미국, 저녁 하늘 외국 생활에 대한 환상. 나 역시 가지고 있었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혹은 브라운관을 통해 보고 접했던 것들을 내 마음속에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배치시켜보곤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그 상황들 속에 나 자신을 던져보고 싶었다. 나에게는 그러한 행운이 찾아왔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이런 관찰자적인 생활에도 끝이 찾아올 거라는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어제는 홍콩, 오늘은 런던인 생활은 듣기엔 환상적이지만, 어느 순간 내가 꼭 우주의 미아가 되어버린 기분 역시 선사해 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차를 타고 넓은 도로를 달리고 있다 보면 오밀조밀한 서울의 거리들이 생각난다. 대형 슈퍼마켓이나 쇼핑몰에 가면 없는 게 없는 풍요의 미국이지만, 왠지 쌍문 시장에 있는 그린마트를 가는 게 나에게는 더 어울리는 일인 것도 같다. 결국 그곳이 나에게는 진정한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일까. 연어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결국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 머나먼 길을 기꺼이 헤엄쳐 오른다고 한다. 여담으로, 넓디넓은 미국 어딘가의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기억 나누기> 조언을 듣다 / 북아프리카 - 튀니지 Tunisia , 튀니스 Tunis 한국을 떠나기 전, 주한 독일 대사관에서 일을 하고 있던 독일인 친구 안느가 나에게 말했다. 안느가 여행했던 곳들을 나도 직접 가볼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모두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가진 피부색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제리에서 카뮈의 소설 속 장소들을 찾아가 보고 싶었다. 몇 군데 가볼 수 있었지만 차에서 내려 길을 걸을 때 기사 아저씨가 항상 곁을 지켜주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관광지를 벗어난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경찰이 다가와 조심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다음 생에는 제 1 세계의 유복한 집안에서 건강한 백인 남자로 태어나는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배경을 가지고, 그 피부색과 신체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대학교 전공 서적 안의 경제학자들이 그러했고, 도서관과 서점에서 만난 수많은 작가들이 그러했다. 그들의 글에 놀라움과 대단함, 감동과 재미를 느꼈고 눈물까지 흘린 적도 적지 않았다. 세상 밖으로 나가면, 나도 그들처럼 느끼며 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현실 속에서 내 앞에 펼쳐져 있던 카펫은 그들의 것과는 달랐다. 아름다운 융단의 레드카펫이 아니었다. 그들은 결코 몰랐을 많은 감정들을 느껴야 했다. 교실과 책이 가르쳐 줄 수 없었던, 나의 피부색이, 나의 국적이, 나의 성별이 선사해 준 값진 수업들이었다. 카타르항공에서 일을 하는 몇 년 동안, 다양한 경험들을 압축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이제 책 속의 지명들을 보면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이 떠오른다. 매체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세상에는 운명의 여신이 결코 그들의 편에 서 주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일상의 작은 행복으로 그들 또한 미소 짓고 있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계 여행은 여전히 멋진 단어이다. 이제 그 멋진 단어는 내 마음속에서 빛과 그림자처럼, 동전의 양면처럼, 그 이면에 담긴 슬픔과 아픔을 품고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다름. 영원한 것은 없다. 나의 기억들도 점차 변해가고 결국엔 좋은 기억들만 남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흐름에 처억 올라탄다는 건 정말 부러운데요? 저도 이분야 저분야 당시 핫하다 싶은, 실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감사하게도 그분야 전문가분들께 배우며 일하는 복은 누렸다고 생각했는데요~ 역시 세상은 경험이 다가 아니었는ㆍㆍ이제와 보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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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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