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한 달 한 권 할 만한데?

D-29
마치 인체 면역계가 질병에 대항해 몸을 지키는 것처럼 심리 면역계도 불행에 맞서 우리의 마음을 보호합니다. 삶을 포기할 만한 불행은 없습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43쪽, 강양구 지음
이 남자는 셰익스피어의 유쾌한 희곡 〈한여름밤의 꿈〉을 보고서 웃기는커녕 눈물을 흘립니다. 그가 처한 생존의 고단함은 소설을 통해 그의 삶을 만나는 우리로서는 짐작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왠지 그 남자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그는 따뜻한 위로를 받았어요. 정말로 삶은 생존만으론 부족합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47쪽, 강양구 지음
1부를 읽었는데 3장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마치 나에게만 떨어지는 것 같은(물론 아니겠지만요.) 시련들을 연달아 만나는 와중인데, 들어온 지 벌써 오래된 이 터널의 끝이 아직도 보이질 않아 이젠 별 감정조차 안 드는 지경이거든요. 책에서 만난 뜻밖의 ‘따뜻한 위로’에 감사드립니다.
@향팔 님, 힘든 시절을 보내고 계시면(저도 만만치 않은데요;) 작년(2025년) 3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앨버트 허시먼』(부키)을 추천합니다. 저한테는 힘든 시절 위로가 많이 되었던 책이에요.
감사합니다. 이 책은 꼭 읽으려고 벼르고 있답니다. 전에 YG님이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 하시며, 책상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뒀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추천 고맙습니다. YG님의 길을 응원합니다.
6장에서 언급된 스반테 페보의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몇년 전에 친구가 “우리, 근본 있는 책 읽자”면서 보내준 선물이라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나 근데 아직도 안 읽었다, 미안해 칭구야!!) 얼른 읽고 그 친구랑 간만에 대화 좀 해봐야겠어요 하하.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의 DNA 해독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핵 게놈과 데비소바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세계적인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의 고대 DNA 연구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 개인적인 일화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 한 권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25.8.26 화요일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7일차 ] .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꼭 지켜야 하는 이유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p100 삶의 귀퉁이에 있는 자기만의 공간, 자기 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공간이 사람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 ... 지금부터 똥덩어리를 배출할 때마다 뉴욕 타임스퀘어 하나가운데에 설치된 유리방에 들어가서 옷을 홀딱 벗어야 한다는 법령을 정하면 어떻게 될까?... 이건 부끄러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사생활’에 대한 문제다.사생활은 나에게 속한 나만의 삶이다. - 코리 닥터로우 <리틀 브라더><최세진 옮김. 아작 . 2005> 71쪽 단상: 사생활은 아주 최근의 개념이라니.. 예상은 했지만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다. 난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한 사람이다. 예전에는 이웃집의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도 서로 아는 살기 좋은 시대였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모르겠다. 그 시절은 돌아가고 싶은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나도 가끔 생각한다. 오늘날은 핸드폰 속 사용자의 정보들이. 언젠가는 chat gpt 등이 본인보다도 본인을 더 정확하게 잘 알거라는 사실이 섬뜩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 모습이 발가벗겨지는 것이 오늘날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라서 나도 그냥 그러려니 적응 중인 걸까?
거북별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내내 가족들과 같은 방을 썼고 스무살 때쯤에야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제 방이라는 걸 처음 갖게 되었어요. 그때 얼마나 기쁘던지!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게 심리적으로 많이 괴로웠거든요. 지금은 고양이랑만 살고 있답니다. 인간이랑 같이 살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하하하 사춘기 때 경험의 반작용(?) 같은 걸까요.
@향팔님 고양이 정말 귀엽네요~😍 누군가에겐 자기만의 방이 반드시 필요하죠!! 저도 그랬던거 같습니다~ 예전을 떠올리면 넉넉하지 못한 공간에서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도 엄청난 특혜였던거 같습니다~^^
헤헤 정말 귀엽죠?(고내기 칭찬해주실 때가 젤 좋은 냥불출 집사입니다.) 맞아요, 저는 지금도 어떨 땐 나만의 공간(비록 전세사기는 당했을망정!!)에서 이렇게 편히 지내고, 온수도 맘껏 쓰며 살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고마울 때가 있어요.
8. 기록되지 진실은 어떻게 역사가 되는가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켄 리우 우리가 완전하고 완벽한 지식을 결코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은 악을 심판하고 악에 맞서야 할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켄 리우, <종이 동물원>(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2018) 538쪽 여러분은 웨이의 말이 공감되나요? 역사 속에서 진실을 찾는 일은 살아남은 자들의 영원한 과제입니다. 단상: 1991년 8월 14일 만 66세 김학순 할머니는 “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입니다”라고 외칩니다. 당시만 해도 여성순결이 대단한 국가적 의무처럼 여겨지던 시절인데 이때 식민지국가의 여성으로 힘든 고초를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감히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용기가 필요했을거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역사 속을 진실을 찾는 일은 살아남은 자들의 영원한 과제라니 가슴이 웅장해지네요.
9. 도시를 잡아먹는 도시 <모텔 엔진> 필립 리브 p119 이런 ‘공간의 불평등’이 일으키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 감소입니다. 실업의 무서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일자리를 잃으면 곧바로 격차가 생깁니다. 먹고살기가 팍팍해지면 마음 속에 혐오와 증오가 똬리를 틉니다. 결국 이는 범죄, 테러, 전쟁의 불씨로 연결되죠. 심지어 배가 고프면 판단력도 흐려집니다. 절박한 상황의 가난한 사람을 노리는 사기가 그토록 성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 한 가짜 뉴스와 거짓 선동이 먹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여러 방법을 놓고서 이것저것 따져 볼 여유가 없는 배곯은 사람은 가짜뉴스와 거짓 선동의 희생양이 됩니다. 그 결과는 뿌리째 흔들리는 민주주의입니다. 바로 이런 실업의 문제가 있는 곳(공간)에 격차가 생깁니다. 미국이 좋은 본보기죠. 금융과 정보 기술(IT) 산업으로 부가 쌓인 미국의 동부와 서부에는 좋은 일자리가 많습니다. 반면에 한때 미국의 대표적인 성장 동력이었던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이 있던 중서부, 북동부 지역은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p122 미국의 불평등 연구자 리처드 리브스는 <20 VS 80의 사회>(2017)에서 새로운 접근을 제안합니다. 사회의 불평등이 계속되는 데는 ‘상위 1퍼센트’보다 ‘상위 20퍼센트’의 책임이 크다는 것입니다. 즉 ‘견인 도시의 상층 갑판에 사는 사람은 1퍼센트가 아니라 20퍼센트’라는 고발이예요. 리브스는 사회를 놓고서 논의를 전재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도 많습니다. 상위 20퍼센트 중상류층이 불평등을 유지하는 데 가장 공을 들이는 대목은 자신의 아들딸에게 지위를 물려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사회학자 찰스 틸 리가 말한) ‘기회 사재기’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미국에서 상위 20퍼센트의 기회 사재기는 “중상류층이 실력을 갖춰서가 아니라 경쟁의 판을 조작해서 승자가 될 때” 일어납니다. 우선 이들은 자신이 사는 곳의 토지 용도를 규제해서 가난한 사람이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요. 집값을 보호하는 각종 장치 등으로 좋은 학교, 양질의 일자리, 편리한 교통수단, 쾌적한 주변 환경이 있는 주거지역(상층갑판)에 가난한 사람이 아예 살지 못하도록 합니다. 미국의 상위 20퍼센트가 지위를 대물림하는 중요한 수단은 불공정한 대학입시입니다. 미국의 많은 대학이 거액의 기부금을 낸 부모의 자녀에게 대학 입학 자격을 주는 제도(기여입학)과 어머니, 아버지가 같은 대학의 졸업생일 때 자녀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동문자녀우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통해서 상위 20퍼센트의 자녀는 손쉽게 좋은 대학의 문턱을 넘죠. 또 다른 수단은 인턴 기회의 불공정한 분배입니다. 상위 20퍼센트 중상류층은 사회 곳곳에 다양한 인맥이 있어요. 이들은 지인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설의 자녀에게 다양한 인턴 기회를 제공합니다. 당연히 이런 기회를 접한 상위 20퍼센트의 자녀는 임금이 높고, 안정적이며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경력을 쉽게 차지해요. p123 유리바닥, 불평등의 도구 이 대목에서 꼭 기억해야 할 리처드 리브스의 유명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유리바닥’. 상위 20퍼센트의 구성은 끊임없이 변해요. 가난한 사람이 성공해서 상위 20퍼센트의 중상류층에 진입하면, 애초 상위 20퍼센트에 속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계층 하락을 겪습니다.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는 사람도 정작 자기 가족, 특히 자녀의 계층이 하락할 가능성을 두려워하죠. 상위 20퍼센트는 자신의 아들딸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양육, 교육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기회 사재기로 사적인 안전망을 설치합니다. ‘유리’바닥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사적 안전망은 그들의 아들 딸이 상위 20퍼센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죠. 당연히 하위 80퍼센트의 아들 딸에게 유리 바닥은 ‘유리 천장’으로 작용합니다.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밑에서 올라가지 못하니까요. 일부분 이해는 갑니다. “아이가 상위 20퍼센트에 계속 있게 하고자 하는 부모의 절박함”은 “21세기에 중간층과 하층 젊은이들에게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느낀 두려움” 때문입니다. 임시직과 계약직 위주인 일자리의 불안정성, 극심한 소득격차 등이 두려움의 원인이죠. 심지어 대한민국에서는 19세 김군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나 24세 김용균씨(태안화력발전소)처럼 젊은 나이에 위험한 일터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아들딸이 이렇게 무자비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부모를 탓할 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건 어떤가요? 아들딸이 상위 20퍼센트가 아니라 하위 80퍼센트, 심지어 하위 20-40퍼센트의 가난으로 떨이질 수 있는 미래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사적 안전망 대신에 ‘공적 안전망’(복지국가)을 만드는 일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한국 사회를 복지국가로 만드는 일이 이토록 지지부진한 데는 상위 20퍼센트 혹은 그 바로 밑에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믿는 이들의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자기 아들딸이 계속 불평등 사회의 상위 20펴센트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유리 바닥’을 단단하게 만든다면, 사회 전체가 복지국가가 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단상: 이 책에 관한 내용도 강작가님의 2차 해석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상위 20퍼센트의 중상류층과 일자리가 사라져 변두리를 전전하는 하위 80퍼센트의 공간불평등의 해석은 그 심각성에 깊이 공감이 가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리처드 리브스의 상위 1%보다 상위 20%의 책임이 더 크다는 말은 의외였어요. 이 부분에 대해 좀더 구체적 연구나 제시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 지네요. 보통은 사회적 문제 발생시에 상위 1%의 책임을 더 강조했잖아요? 상위 20퍼센트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여러 연구와 제시가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거북별85 @향팔 상위 20퍼센트의 책임이 크다는 얘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도 부의 불평등, 특히 부동산 자산을 중심으로 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죠. 2023년 기준 상위 20퍼센트가 한국 전체 가구 수자산의 62.3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1퍼센트는 전체 가구 순자산의 약 10.9퍼센트(2021년 기준) 정도죠. 상위 1퍼센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지만, 한국은 상위 20퍼센트가 거의 3분의 2의 부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죠. 한국보다 부의 불평등이 더 심각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상위 1퍼센트가 부의 약 30퍼센트를 가지고 있고, 상위 10퍼센트가 부의 약 66.6퍼센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보다 훨씬 더 상위 1퍼센트가 차지하는 부의 문제가 심각합니다만, 미국마저도 상위 10~20퍼센트가 차지하는 부가 거의 4분의 3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 리브스의 주장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미국과 한국 같은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결국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죠. 그런데 숫자도 많고 여론도 주도하는 상위 20퍼센트가 상위 1퍼센트를 추종하면서 변화를 바라지 않으니 미국처럼 점점 불평등은 심화되고, 그걸 극복하려는 변화의 움직임은 더디다는 것이죠. 즉, 세상을 바꾸려면 상위 1퍼센트를 비난하는 일을 넘어서 상위 20퍼센트가 다른 선택과 실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랍니다. **상위 20%**는 2023년 기준으로 한국 전체 가구 순자산의 **62.3%**를 차지합니다. **상위 1%**는 전체 순자산의 약 10.9% (2021년 기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상위 20%(5분위) 가구의 자산 점유율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하위 20%(1분위)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1.1%)의 약 57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지만, 미국과 비교했을 때 상위 1%에 집중된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그 대신 상위 20% 전체가 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를 보입니다.
와!! 감동입니다!! 저의 짧은 지식 속에서 질문드렸는데 이렇게 친절히 세세하게 답변주시다뇨!!^^ 그래도 아직 한국은 미국에 비해 부의 불평등이 덜하다니 다행이지만 어느순간 따라잡을까봐 무섭습니다~ 예전에는 대한민국의 미래의 천국의 모습이 미국이었던 적이 있었던것 같네요~^^;;(지금도 미국이면 무조건 O.K.인분들이 계시지만요~) 이젠 미국만이 아닌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며 우리가 가져야 할 여러 가치와 여러 방향들에 대해 논의와 실천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도 작가님이 말씀하신 다른 선택과 실천을 지향하는 상위 20%가 되면 좋겠네요 열심히 잘 살다보면 언젠가 가능해지겠죠^^
10. 영원한 전쟁을 끝내려면 <영원한 전쟁> - 조 홀드먼- p 136 실험에 젬병이고 관료 조직을 경영한 적도 없는 과학자 오펜하이머가 맨해튼프로젝트의 지휘자가 된 이유는 이 때문이었죠. 미국 정부와 군부는 수많은 ‘천재-노벨상’ 과학자 다수가 군말없이 따르면서 비밀리에 원자폭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지휘할 과학자로 오펜하이머 외의 대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p138 오펜하이머가 당시 느꼈던 가장 급박한 위기는 독일이 미국이나 영국보다 먼저 핵폭탄을 만들어서 전쟁에 투입할 가능성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 독일에는 자신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천재 과학자 하이젠베르크가 있었습니다. 그가 독일보다 먼저 핵폭탄을 만들고자 맨해튼프로젝트에 헌신했던 결정적인 이유였죠. p139 그 정점이 바로 1954년부터 열린 보안 청문회였습니다. 이 청문회에서 오펜하이머는 끊임없이 자신은 공산당에 가입한 적이 없으며 숨은 공산당원도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맨해튼프로젝트의 기밀정보를 다른 나라로 넘긴 일이 없었음을 자신이 얼마나 “이 나라(미국)를 사랑하는” 애국자인지를 증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는 “빨갱이 과학자”로 몰락한 후였습니다. p141 오펜하이머의 유산은 한반도의 북쪽에서 핵폭탄을 만드는 일로 21세기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전쟁을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무서운 무기로 막아 보겠다는 발상은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안간힘을 써서 전쟁을 막는 일입니다. 일단 전쟁이 시작하면 그것은 영원한 전쟁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전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단상: ‘일단 전쟁이 시작하면 그것은 영원한 전쟁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전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란 마지막 문장을 보니 아직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란 문장이 같이 떠오르네요. 이웃나라에 대한 탐욕으로 쉽게 뺏고 끝내리라 생각해서 전쟁을 일으키지만 수많은 희생자들의 원혼은 이 전쟁 발발자의 발을 깊은 늪으로 한없이 끌고 가는거 같습니다. 이 장은 <영원한 전쟁>이란 책에 대한 내용인데 오펜하이머의 이야기가 많네요. 전 독일의 천재과학자 하이젠베르크를 잘 모르는데 궁금하네요. 그리고 오펜하이머처럼 뛰어난 인재가 정치적으로 빨갱이로 몰려 희생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사뭇 궁금해 집니다. 이후 이런 역사적 인물들을 다루는 역사적 작업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상검증으로 희생자로 삼는 경우는 빨갱이란 프레임 이외에 또 어떤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을까요?
11. 대정전을 두려워하라 <블랙아웃> -마크 엘스베르크- p156 세상사가 그렇듯 뭔가가 잘못됐을 때, 그 결과는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더욱 부풀려진다. 완전히 최적화된 체계는 혼돈의 가장자리로 밀려날 때 티핑 포인트로 넘어가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욱 크다. 반대로 복잡계를 최적화보다는 유연함에 더 가깝게 설계하면 회복력이 더 높다. -브라이언 클라스 <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 (김문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4, 159쪽)- p157 핵발전소에 의존하는 방식은 과연 어떨까요?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핵발전소는 국토 면적 대비 많은 편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송전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어가고요. 당장 온실 기체 배출량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핵발전소와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과 그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기후 위기의 파국적 결과로 나타날 해수면 상승은 해안가에 자리 잡을 수 밖에 없는 핵발전소에도 직접적인 위협입니다.
12. 수돗물이 끊기면 생기는 일 p164<드라이> 닐 셔스터먼, 재러드 셔스터먼 흔히 지구를 ‘물의 행성’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세계의 물 가운데 97퍼센트는 마시거나 농사짓기에 부적합한 바닷물입니다. 나머지 가운데 1퍼센트도 소금기 있는 지하수로 역시 사람에게 쓸모없어요. 고작 2퍼센트가 민물인데 대부분은 남극대륙과 북극해 그린란드의 빙하로 존재합니다. 강, 호수, 빗물 등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물은 전체의 약 0.8퍼센트 뿐이에요. p 171 <드라이>를 읽으면서 제일 안타깝던 대목이 있습니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비상 상황에서 가장 힘든 일은 생존 그 자체보다도 인간다움을 지키는 일이예요. 평소에는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럭저럭 어울려 살아가던 수많은 사람이 위기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그 탈을 벗고 짐승보다 못한 존재(좀비)로 돌변합니다. 이런 좀비는 위기 상황을 회복불가능한 지옥으로 몰고 가죠. 단상: 수돗물이 끊긴다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네요. 우선 배설물 처리와 음식조리가 요원해 질테니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기가 힘들어지겠네요.물을 구하기 위한 생존 경쟁에서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이 더욱 힘든 상황이라니 이해는 되면서도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같이 토론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같이 말하던 친한 지인들이 인간성이 사라진 좀비로 바뀌다니.... 음 이건 거의 호러물인 듯 합니다.
현재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이 생각나네요. 수돗물 단수 조치가 이어진다는데, 엄청 심각한 상황인 듯해요. 이게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었구나 싶습니다.
13. AI 시대에 우리는 행복해질까 - 장강명<저희도 운전 잘합니다> p179 영국의 산업혁명 초기 1811년에서 1812년 사이에 벌어진 ‘러다이트운동(기계파괴운동)’은 흔히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한심한 형태로 조롱당합니다. 그 시절에 기계를 파괴한 성난 노동자는 기계화가 낳을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예측하지 못했죠. 하지만 그때 기계를 파괴한, 즉 러다이트운동에 동참한 노동자의 행동은 정말로 한심한 짓이었을까요? 생각해 봅시다. 기계화 이전만 하더라도 장인 기능공은 고숙련 인력으로 대접받으며 상당한 수입을 얻었어요. 하지만 기계로 가득찬 공장이 나타나면서 장인을 설 자리가 없어졌죠. 기계를 조작하는 단순 반복 업무는 대개 값싸게 부릴 수 있고 불만도 없는 아동에게 돌아갔습니다. 기계화가 노예와 별반 다를게 없던 아동노동을 부추긴 것입니다. p181 하지만 여기에는 ‘시간 지연’의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기계가 기존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만큼 경제가 성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소한 한 두세대, 즉 50년 이상의 시간 지연이 불가피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미국 섬유산업의 변화도 1830년에서 1990년에 이르는 7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p184 다른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화이트칼라 전문직은 모두 ‘고임금’일자리입니다. 만약 AI가 효과적으로 이런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면 기업가는 임금을 아끼고, 그들을 대체하는 AI를 개발, 공급하는 업체는 엄청난 수익을 남길 수 있겠죠. 마치 산업혁명 때 고임금을 받는 숙련공이 제일 먼저 기계로 대체된 일과 비슷한 사정입니다. p186 만약 산업혁명이 시작할 때, 영국이 지금처럼 보통 사람들의 주기적인 선거로 권력이 바뀌는 상황이었다면, 기계화가 그렇게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까요? 불가능했겠죠. 러다이트운동에 나설 정도로 성난 노동자가 기계대신에 권력을 파괴했을테니까요. p186 우리가 기계화를 놓고서 지금과 다른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권력에 강제한다면 신기술과 일자리의 관계는 다른 모습으로 바뀝니다. AI로봇은 일터에서 노동자를 몰아내는 ‘악마’가 아니라 노동자가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일하도록 돕는 ‘짝꿍’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 - AI- 로봇컬래버레이션’이 가능한 일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단상: 저도 러다이트 운동 속에서 기계를 부수는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무지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인식했는데 이 글을 읽는동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기계가 기존 일자리를 파괴하고 이를 대신할 일자리를 만드는데 최소한 5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파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선거로 우리의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다니... 그대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14.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크로스토크>- 코니 윌리스 p194 가만히 돌이켜 보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속마음은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공간이니까요. 마음속에선 누구나 차마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온갖 감정과 생각을 내놓기 마련이죠. p197 이쯤에서 브리디의 직장동료 C.B의 반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트렌트의 비전에 질색합니다. C,B가 보기에 우리는 이미 충분히 연결되어 있거든요. 굳이 머리에 컴퓨터를 심지 않아도, 또 텔레파시 같은 능력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타인과 연결될 수 있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메신저 앱의 알림 소리(“카톡, 카톡!”)와 휴대전화 벨 소리가 그 상징입니다. p199 <크로스토크>를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우리에겐 혼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도서관이나 모두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든 새벽 세 시의 거리처럼 고요한, ‘자기만의 방’이 필요합니다. 역설적으로 그런 자기만의 방, 나만의 고요한 공간이 확보되어야만 비로소 타인과 깊이 있고 진정한 소통도 나눌 수 있죠. 단상: 누군가의 마음을 안다는 건 좋은일일까? 요즘 사람들은 나와 함께하는 반려동물이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곤 한다. 그러나 아마 계속 알고 싶지는 않을 거 같다. 타인들과의 온라인 상의 연결은 이제 많아지고 있다. 카톡이든 sns든. 예전보다 사람들과 더 연결된 듯하지만 더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가시적으로 함께 연결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깊은 믿음과 신뢰가 기반된 관계들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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