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한 달 한 권 할 만한데?

D-29
우주 저쪽의 지적 외계 생명체의 사정은 어떨까요? 인류처럼 상호 공감이 아닌 상호 갈등의 문명을 일군다면 그들 역시 우주를 가로지르기 전에 자멸할 가능성이 훨씬 크지 않을까요? 반면에 그런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남다른 문명의 성취를 이루고 나서, 급기야 우주로 시야를 넓힌 외계인의 마음 씀씀이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초키야말로 바로 그런 외계인의 한 본보기고요.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214쪽, 강양구 지음
그렇다면 도대체 인류는 왜 외계 생명체와 영원한 전쟁을 해야만 했을까요? 홀드먼은 그 비밀을 밝히며 ‘전쟁’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정치의 본질을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뜻밖의 결말에는 ‘독립적’ 자아와 ‘합리적’ 이성이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믿는 계몽주의 비전에 대한 작가의 비관적인 전망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131-132쪽, 강양구 지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안간힘을 써서 전쟁을 막는 일입니다. 일단 전쟁이 시작하면, 그것은 영원한 전쟁이 됩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141쪽, 강양구 지음
역설적입니다. 자원 낭비나 환경오염으로 인류가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황을 걱정한다면, 그런 미래가 닥치지 않을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해야 마땅해요. 그런데 머스크나 베이조스는 반대로 그런 지구가 결딴나고 인류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미래를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우주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하죠.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228쪽, 강양구 지음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면서 수많은 문제가 쌓여 있는 지구를 외면하고 부자를 상대로 고가의 우주 관광을 유치하는 모습. 과연 이들의 우주개발이 가져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영국의 칼럼니스트 모이라 도네건은 이 여성 여섯 명의 우주 ‘관광’을 놓고서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우주가 이제 부유하고 자기애가 충만한 사람의 소셜 미디어 셀카를 위한 배경이 되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229쪽, 강양구 지음
닐 스티븐슨의 <SEVENEVES>는 제목을 거꾸로 읽어도 같네요. 내이름은 리효리 거꾸로 해도 리효리 처럼 하하. 뭔가 더 의미심장하고 특별해 보이는 제목이에요.
달이 폭발하여 ‘하드 레인’이 쏟아지지 않더라도, 달이 없어지면 어차피 지구는 끝장이라고 하는 얘길 들어본 것 같아요. 조수 간만의 차이가 사라지고 지구 자전축이 마구 흔들려서(?) 난리가 난다고…
@향팔 달의 기원을 놓고서도 과학 상식을 알려드리자면. 원래 태양계에는 테이아라고 하는 행성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지구랑 충돌을 한 거예요. 지구랑 테이아의 일부는 합쳐지고 테이아의 파편이 지구 궤도를 돌다가 뭉쳐져서 지금의 달이 생겼다는 게 달의 기원을 놓고서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얘기랍니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얘기라서 슬쩍 덧붙입니다.
오, 이 얘기는 털보 관장님 유툽을 통해 들어본 기억이 나요. 달은 그 출발부터 지구와 엮인 데다 지금도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되는 존재이니, 예로부터 달님께 소원을 비는 일도 다 근거가 있는 행위인 셈이네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참 신기합니다. 만약 그때 테이아가 지구랑 충돌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달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그러면 지구도 지구의 생명들도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인간도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겠네요.
@향팔 네, 정말 기막힌 우연의 산물이죠. 그런 우연이 너무 기막히기 때문에 신의 의지 같은 얘기가 솔깃하게 들리는 것일 테고요. :)
역사에서 중요한 교훈을 배우고자 한다면, 실제로 있었던 일과 반대의 상황을 가정해 봐야 합니다. 어떤 우리의 결정도 혹은 그 결정에 따라서 일어난 어떤 사건도 필연은 아니기 때문이죠. 우리는 항상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나는 이것을 ‘셔윈의 첫 번째 역사 법칙’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마틴 셔윈]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234쪽, 강양구 지음
책에 실린 큐알코드 덕분에 인터뷰 전문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좋은 질문들에서 비롯되는 훌륭한 인터뷰네요! 진지하게 읽다가도 웃음이 쿡 나오는 대목들도 있고요. 인터뷰에서 마틴 셔윈이 쓰는 중이라고 언급한 책,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Gambling with Armageddon>은 2020년에 출간되었군요. 한 권의 책을 집필할 때마다 오래 골몰하고 연구하여 내시는 듯해요. “만약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그 때 그 사람들이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은 크게 달랐으리라. 이런 아쉬움은 다시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서 앞으로의 세상의 모습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며’를 읽어보니, @YG 님께서도 한 권의 책을 위해 오래 골몰하고 고민하셨군요! 덕분에 저같은 날라리 독자는 그 노력의 결실을 날름, 줏어먹으며 간만에 정말 즐거운 독서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찮은 제 질문에도 상세히 댓글 주셔서 감동뿜뿜..)
카오스이론 역시 이런 욕망의 연장선에 놓여 있습니다. 굉장히 복잡한 현상을 아주 간단한 지수함수 방정식으로 정리하려는 시도니까요. 하지만 그 결과는 반전입니다. 어떤 복잡한 현상을 지수함수 방정식으로 표현하더라도 그것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요. 왜냐하면, 초기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가 크게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238쪽, 강양구 지음
카오스이론 하면 나비효과랑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말콤 박사가 ‘손등에 떨어뜨린 물방울이 어디로 흐를지는 그때그때 다르다’, ‘생명은 어떻게든 길을 찾기에 니들 뜻대로 통제 불가’ 이런 대사 치던 거밖엔 몰랐는데, 17장의 설명을 통해 카오스이론이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믐이라는 공간 덕분에 좋은 책을 알아가고, 또 그 책을 직접 쓰신 작가님이랑, 같이 읽는 분들이랑 이렇게 편히 대화를 나누며 독서를 하는 귀한 시간을 누릴 수가 있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방을 열어주신 @아고라 출판사 님 고맙습니다. ‘ㅎㅎㅎㅎ’모임도 즐독 하셔요!
지난번 망세우리 북토크에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9.16(화) 저녁에 또 기회가 있네요! 이번 줌토크에는 꼭 가야(?)겠습니다. (지난번에 새로 열씨미 만드셨다고 하신 PPT 구경 가능함미꽈? 하하하)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4403&page=1&s_cate= [접수중]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SF로 살펴보는 과학-기술-사회
@향팔 님, 화요일 모임 참여하시면 여건 되시면 비디오 켜 주세요. 아는 분들 얼굴이 있으면 비대면 강의가 훨씬 수월합니다. :)
@거북별85 @향팔 @우주먼지밍 @아고라 님 등 함께 책 읽고 좋은 감상 남겨주셔서 저자로서 영광이었습니다. 많이 기뻤고요. 또 이런 자리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들어 주시면 언제든지 시간 낼게요. 다들 남은 9월 좋은 일 많기를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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