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료님의 대화: 1장까지 정말 꾹꾹 눌러 담으면서 읽어왔네요.
인물들의 이름과 관련 사건을 읽어내는 것에 물론 조금 적응이 필요했던 것도 있었지만 그런 것보다 작가의 심경과 등장인물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독자로서 잘 느끼기 위해서(왠지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까지 피상적으로만 소식을 접한 채 다른 땅에서 잘 먹고 잘 살아왔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의 표시라고 해야될까요 독자의 의무라고 해야될까요) 그랬던 게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도 책의 도입부부터 뭔가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굉장히 먹먹했던 기분이었어요. 마거릿 애트우드의 서문도 서문이지만 시작 부분 작가의 말에서 정의란 대체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읽으면서 함께 생각해달라고 말하는 것 같아 더 엄중하게 읽었던 것 같네요.
살아남을 때마다 생존 본능은 행복감을 느끼라 강요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말에서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어 존경스럽기도 하다가 공포감과 비통함이 들어있는 문장들을 보면 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을 기억하고 싶지만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이리나 노비츠카' '율리야 카큘랴다닐류크' 두 명이었어요. 두 명 다 본인들이 처해있는 그 상황 속,그들이 느꼇을 감정이 읽는 사람인 저한테 소름 돋게 와 닿았던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홀로코스트 전쟁 문학은 언제나 참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읽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끔찍함과 비통함이 너무 처절해서 읽을 때 힘들거든요. 그래서 회피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 책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다루고 있고 동시대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관심도 관심이었지만 회피하면 안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선물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남은 기간 모임 하시는 분들과 함께 나머지 부분들도 꾹꾹 눌러 담아 읽고 싶습니다.
생존 본능에 대한 부분의 감상도 그렇고, 미안한 마음의 표시나 회피하고 싶은 두려움을 다른 분들도 가지고 계셨구나 생각하니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료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