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진행자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완결되지 않은 문장들과 다듬어지지 않은 글의 파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것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완성된 문장과 챕터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랑은 또 다른 여운과 먹먹함을 느꼈습니다. 기차에서 만났던 4명,알체우스크 출신이라고 밝혔던 여자와의 뒷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평화로운 시기엔 사람들끼리 서로 경계를 하기 일쑤일텐데 전시라는 상황은, 사슴벌레를 구하는 에피소드의 챕터에서 나왔던 마지막 말처럼 서로를 가깝게 여길 수 있게 하고 구원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짠하면서도 생각을 하게끔 만들더군요.. 또 우크라이나 책에 나올 평화를 희망하는 전등기계와 러시아 서적에서 인용된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문구를 붙인미사일 이야기의 대비와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의 불균형을 다룬 부분은 글과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경계하게끔 하는,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겠다고 느끼도록 하면서 프로파간다적 목적을 위해 언어와 책 문학 예술을 이용하는 인간들한테 분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전쟁범죄 조사원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자기 소개를 하는 부분에서 동기를 설명할 때 감정적 부분을 이야기하고 정의같은 거창한 부분을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작가와 여기나오는 인물들의 진정성을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네요. 2장 마지막 부분에 스베틀라나와 대화하면서 소련작가의 인용문을 이야기하며 작가가 속으로 생각한 부분은 이전에도 많이 들어봤고 영화에서도 봤던 문제 같았는데 들을 때마다 항상 같은 고민을 하게끔 하게 하는 것 같아요. 모든 이가 행복해질 수 있기 위해 한 사람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문제에 과연 우린 인간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하료 번역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저자가 계획 대로 글을 끝마쳤다면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읽게 되었을까, 였습니다. 기차에서 만났던 4명의 여성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제목으로만 남은 글에는 원래 어떤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는지 우리는 모르니까요. 프로파간다에 대해서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아이들을 학살하는 우크라이나인'이라든가 '나치'라는 수식어를 정말 러시아인들은 믿는 걸까요? 효과가 있는 프로파간다인 걸까요?
또 1장에서 나왔던 비라 쿠리코라는 작가가 이번엔 상당히 인상깊더군요. 그간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비교적 저와는 동떨어진 사람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이 분은 도망쳤다는 자책감을 스스로 느끼면서도 스스로가 믿는 작가로서의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인간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용기있는 인물인 것처럼 와닿었던 것 같습니다.
왜 울어요, 엄마?" 아들이 묻는다. "집에 왔으니까" 내가 말했다. "하지만 여긴 우크라이나가 아니잖아요." 아들이 말한다. 혼란스러운 얼굴로. "여기는 유럽이야." 마치 '우럽'이라는 단어가 모든 것을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비밀번호라도 되는 듯 내가 말한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7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그녀는 그가 전쟁일기를 집 정원에 묻었고, 그의 기록이 이미 끝났으며, 그의 삶 또한 곧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율리아는 계속 일기를 쓸 테고, 2020년 3월 24일에 시민 남성들의 납치가 갑자기 급증한 사실을 기록할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2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저도 1장을 마쳤는데, 저는 한 작가가 쓴 전쟁일기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네요. 우크라의 여성 작가가 소개되면서 그들 각자가 겪은 전쟁을 서술하고 있는 이야기네요. 물론 일기도 나오긴 하지만. 게다가 의외로 작가들의 글이라서 그런지 역시 문학적 향취도 있는 것 같네요. 이 책이 아니면 우리가 언제 우크라이나 작가를 알겠나 싶기도 하고요. 근데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여서 그런지 옛 러시아 작가들 이를테면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불가코프 같은 작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나오네요. 그런 걸 보면 아직 우크라이나는 문학을 그렇게 공부하는가 보다 싶네요. 그러니까 그들 자체만의 문학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혹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이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stella15 좋은 피드백입니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학과에 간략하게 답해주실 수 있는지 문의해보겠습니다. 저도 영문학 전공자여서 우크라이나 문학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답이 오면 공유하겠습니다.
오, 그렇게까지? 감사합니다. 기대되네요.^^
저번주에 갑자기 출국을 하게 되어 책을 늦게 시작합니다. 엊그제 귀국을 해서 아직 정신이 없네요. 곧 1장과 2장 읽고 질문 답변들 함께 나누겠습니다!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 저는 무장분쟁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미얀마 쿠데타 이후의 수많은 전투와 학살의 여성 희생자들, 필리핀의 두테르테 정권이 자행한 마약과의 전쟁에서 초법적 살해를 당한 이들 뒤에 남겨진 여성들, 태국 군부와 왕실에 저항해 시위하다가 강제로 실종 당하는 여성 활동가들도 저희 데이터에선 ‘숫자‘에 불과합니다. 사실 숫자로 이해해야만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죠. 그 전쟁의 중심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야기를 엮어낸 저자의 삶과 죽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규 반갑습니다. 흥미로운 일을 하시는군요. 그 데이터 연구의 목적과 쓰임이 궁금해지네요. 평화연구소 같은 곳에서 논문을 써서 발표하나요?
아뇨, 저희는 다만 데이터를 모아서 정책입안자, 언론, 비정부기구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뿐입니다. 종종 상황에 맞는 분석글을 쓰기도 하고요. 올 3월에는 저희 데이터로 이런 글을 썼어요! https://acleddata.com/qa/qa-who-are-pro-and-anti-yoon-groups-leading-demonstrations-south-korea
@한규 https://acleddata.com/monitor/ukraine-conflict-monitor 우크라이나 전쟁 데이터를 살펴봤는데요, '민간인 공격'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더라구요. 민간인 공격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알려주실 수 있는지요? 빅토리아 아멜리나 같은 전쟁범죄 조사원들의 보고서도 데이터의 기반이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엔 좀 어렵네요. 저희는 다양한 언론 그리고 현지 NGO들과 협업해 정보를 모으고 데이터화합니다. 민간인 공격 데이터처럼 특정 데이터를 모으기보다는, 일차 사료들을 저희 기구의 방법론에 맞춰 전투, 공중 폭격, 지뢰 공격, 시민에 대한 폭력, 시위 등으로 카테고리화해서 데이터셋을 만들지요. 저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지라 해당 국가들의 경우 어떤 형태로 정보가 취합되고 데이터로 가공되는지 말씀드릴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제 소관이 아니라 쉬이 답을 드리기 어렵네요. 일단 기구의 공식 우크라이나 데이터 방법론 설명 (https://acleddata.com/methodology/ukraine) 에 따르면, 1) Military reports of the Ukrainian Ministry of Defence, LPR and DPR militias, and Ministry of Defence of Russia, 2) Ukrainian news media that re-report information from regional military administrations and other Ukrainian governmental and military officials, military bloggers, activists, as well as do their own investigations, 3) Ukrainian NGOs and human right groups, 4) Reports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s, 5) Ukrainian political parties and groups whose members joined Ukrainian forces 등이 소싱의 주 수집처인 듯 합니다. 인권보고서 같은 심층 보고서의 경우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커버되고 있습니다.
@한규 바쁘실 텐데 방법론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인권 단체의 보고서에서도 정보를 추출해 데이터로 만드네요. '민간인 공격' 카테고리의 우크라이나 지도를 보니 한눈에 공격받은 곳이 드러났습니다. <여성과 전쟁>에 적힌 것처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부 지역에서 민간인 공격이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났더군요. 한편으로 빅토리아 아멜리나 같은 전쟁범죄 조사원들이 목숨 걸고 보낸 데이터가 통계 지도 위에 점 몇 개로 찍혔다고 생각하니 왠지 서글퍼졌습니다. 반대로 한규 님은 그 몇 개의 점들이 500페이지로 늘어난 책을 지금 읽고 계시는 거겠지요. 힘내셔서 끝까지 함께 읽었으면 합니다.
어른들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반전 구호를 외쳐 부른다고 해서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 수많은 러시아 선전원들의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전쟁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65,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전쟁에 살아남기 위한 명확한 규칙 같은 것은 없다. 권고사항을 지켜 제때 방공호에 가고, 구급 상자를 소지하고, 아무리 대피하려고 노력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규칙은 없지만 삶을 위한 규칙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벌레를 구하고, 파란불에 길을 건너고, 예의를 지키고, 우아함을 잃지 않고,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20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고문의 경우는 고문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증오와 처벌의 대상이 있는 거예요. 하지만 공습은 달라요. 모든 게 엉망이고 고통스럽고, 죽음으로 가득하죠. 하지만 그건 누구의 잘못일까요? 누구를 증오해야 할까요? 대포를 쏜 사람은 이 모든 고통을 보지 않아요. 어쩌면 그는 그저 명령을 따르고 있는지도 모르죠. 명령을 내린 사람도 이 고통을 보지 않아요. 그도 명령을 따르는 쪽인지 모르니까.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2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stella15 우크라이나 문학을 알고 싶다고 하셨죠?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학과 홍석우 교수님께서 조만간 답변을 주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고골이 우크라이나 출신이긴 하지만 그렇게 불리길 거부한 걸로 안다고 썼더니 교수님께서 호홀 (우크라이나어 표기)은 우크라이나를 무척 사랑했던 작가이며, 이렇게 왜곡된 것은 러시아의 프로파간다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오, 잘됐네요. 우크라이나는 고골을 호홀이라고 하는군요. 저도 호홀이 여태까지 러시아 작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이제 우리나라도 고골이라 부르지 말고 호홀이라 불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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