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모 체리 파이, 놀고 있는 아이들, 신호음, 총알 두 개. 정말 이것들만 떼어 놓고 보니 뭔가 섬뜩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pacho

꼬리별
미완은 미완으로 남겨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미완이 작가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슬프지만.. 그녀의 의도를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기에 현재 책이 구현된 방법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규
2장까지 마쳤습니다. 1장보다 확실히 끊어진 부분들과 완결되지 못한 원고들이 눈에 밟히더군요. 사실 저도 두어권의 책을 예전에 냈는데-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도 눈여겨 봤습니다. 작가 내면의 이야기와 타인의 이야기를 결부시키면서, 맥락에 따라 이어지지 못한 부분에 그녀가 어떤 구상을 했을지를 고민하면서 읽었습니다. 다음장을 읽어야 제대로된 감상을 적을 수 있을 거 같기도 합니다. 고인의 발자취를 좇으며 꾸역꾸역 읽고 있습니다.

pacho
@한규 글을 써보신 분이라면 미완으로 남은 부분이 글쓰기 과정의 일부로 보이기도 했겠군요. 어떤 글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규
전공 분야와 다르게 (Gobal Studies를 석사 전공했습니다. 번역자 분과 비슷한 결일 거 같아요), 십 년과 오 년 전에 여행 책을 두 권 썼고, 10월 달에 인터뷰 집이 한 권 나옵니다! 서울 상영회 다음날 지방 마라톤 일정이 있어서 고민이네요. :(

pacho
@한규 아, 저도 국제관계학을 공부했습니다. 여행 책을 쓰셨군요. 인터뷰 집은 출간되면 읽어보겠습니다. :-) 마라톤을 뛰려면 하루 전에 그곳으로 가야 하는가 보네요. 시간 되시면 신여성에 오셔서 다큐도 보시고 다과도 즐기세요.

부엌의토토
“ 나를 잡으러 오는 건가. 자신이 아니라 이웃이 잡히면 그들은 안도했지만 동시에 수치를 느꼈을 것이다. 적의 포탄이 자신에게 떨어지지 않을 때 지금도 많은 이들이 같은 심정을 느낀다. 생존본능은 행복감을 느끼라고 강요한다. 그래도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 대신 인간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0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 우크라이나 책에 나오는 '전등기계'는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언론과 서적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문구가 적힌 그 미사일은 참혹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6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이 전쟁은 단지 푸틴이 일으킨 것이 아니라 증오를 조장하는 기계를 작동시키고 모두가 그 증오에 굴복했기 때문에 발발한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65,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정원에서 열리는 멋진 행사를 상상하듯이 지금 우리는 시를 통해서 그 거리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85,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부제는 악의 평범함이 아니라 공허함이 되어야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9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 사람들의 말에는 감정적인 울림이 별로 없다. 점령된 도시 출신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분노와 전쟁범죄 조사원이 되기로 한 결정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아무도 불의와 정의를 소리 높여 외치지 않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94,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 모두를 위한 행복과 자유, 그리고 누구도 불만족스럽게 떠나지 않기를.
소련 작가를 인용하는 나에 대해 스비틀라나가 느끼고 있을 감정이 궁금하다. 하지만 그녀는 완벽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나는 소설의 끝을 그녀가 아는지 묻지 않는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희생물로 한 소년이 죽어야만 한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28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수다리
진행자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완결되지 않은 문장들과 다듬어지지 않은 글의 파편들을 읽으면서 어떤 것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완성된 문장과 챕터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랑은 또 다른 여운과 먹먹함을 느꼈습니다. 기차에서 만났던 4명,알체우스크 출신이라고 밝혔던 여자와의 뒷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평화로운 시기엔 사람들끼리 서로 경계를 하기 일쑤일텐데 전시라는 상황은, 사슴벌레를 구하는 에피소드의 챕터에서 나왔던 마지막 말처럼 서로를 가깝게 여길 수 있게 하고 구원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짠하면서도 생각을 하게끔 만들더군요..
또 우크라이나 책에 나올 평화를 희망하는 전등기계와 러시아 서적에서 인용된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문구를 붙인미사일 이야기의 대비와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의 불균형을 다룬 부분은 글과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경계하게끔 하는,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겠다고 느끼도록 하면서 프로파간다적 목적을 위해 언어와 책 문학 예술을 이용하는 인간들한테 분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전쟁범죄 조사원이 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자기 소개를 하는 부분에서 동기를 설명할 때 감정적 부분을 이야기하고 정의같은 거창한 부분을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작가와 여기나오는 인물들의 진정성을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네요.
2장 마지막 부분에 스베틀라나와 대화하면서 소련작가의 인용문을 이야기하며 작가가 속으로 생각한 부분은 이전에도 많이 들어봤고 영화에서도 봤던 문제 같았는데 들을 때마다 항상 같은 고민을 하게끔 하게 하는 것 같아요.
모든 이가 행복해질 수 있기 위해 한 사람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문제에 과연 우린 인간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pacho
@하료 번역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저자가 계획 대로 글을 끝마쳤다면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읽게 되었을까, 였습니다. 기차에서 만났던 4명의 여성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제목으로만 남은 글에는 원래 어떤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는지 우리는 모르니까요. 프로파간다에 대해서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아이들을 학살하는 우크라이나인'이라든가 '나치'라는 수식어를 정말 러시아인들은 믿는 걸까요? 효과가 있는 프로파간다인 걸까요?

수다리
또 1장에서 나왔던 비라 쿠리코라는 작가가 이번엔 상당히 인상깊더군요. 그간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비교적 저와는 동떨어진 사람들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 이 분은 도망쳤다는 자책감을 스스로 느끼면서도 스스로가 믿는 작가로서의 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인간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용기있는 인물인 것처럼 와닿었던 것 같습니다.

stella15
“ 왜 울어요, 엄마?" 아들이 묻는다.
"집에 왔으니까" 내가 말했다.
"하지만 여긴 우크라이나가 아니잖아요." 아들이 말한다. 혼란스러운 얼굴로.
"여기는 유럽이야." 마치 '우럽'이라는 단어가 모든 것을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비밀번호라도 되는 듯 내가 말한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7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stella15
“ 그녀는 그가 전쟁일기를 집 정원에 묻었고, 그의 기록이 이미 끝났으며, 그의 삶 또한 곧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율리아는 계속 일기를 쓸 테고, 2020년 3월 24일에 시민 남성들의 납치가 갑자기 급증한 사실을 기록할 것이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2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stella15
저도 1장을 마쳤는데, 저는 한 작가가 쓴 전쟁일기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네요. 우크라의 여성 작가가 소개되면서 그들 각자가 겪은 전쟁을 서술하고 있는 이야기네요. 물론 일기도 나오긴 하지만.
게다가 의외로 작가들의 글이라서 그런지 역시 문학적 향취도 있는 것 같네요. 이 책이 아니면 우리가 언제 우크라이나 작가를 알겠나 싶기도 하고요. 근데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여서 그런지 옛 러시아 작가들 이를테면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불가코프 같은 작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나오네요. 그런 걸 보면 아직 우크라이나는 문학을 그렇게 공부하는가 보다 싶네요. 그러니까 그들 자체만의 문학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혹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이 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pacho
@stella15 좋은 피드백입니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학과에 간략하게 답해주실 수 있는지 문의해보겠습니다. 저도 영문학 전공자여서 우크라이나 문학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답이 오면 공유하겠습니다.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