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우크라이나 작가들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937년에 안타깝게 소련에 의해 숙청된 우크라이나 극작가 미콜라 쿨리시의 작품을 찾아봤습니다. 우크라이나어를 모르는 관계로 쿨리시의 작품 <마클레나 그라사>를 영국에서 근래에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번역가로부터 영문 대본을 개인적으로 전달받긴 했습니다. (하지만 공유할 수는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ㅠㅠ) 국내에도 많은 우크라이나 문학 작품들이 번역/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무척 궁금하네요.
@꼬모 조금 찾아보니 안드레이 쿠르코프 작가는 국내에 동화 위주로 소개된 것 같은데, 맞나요?
표지가 매우 귀엽지만 펭귄 시리즈는 동화는 아니구요. 짪게 소개하자니 잘 안 되어 권말과 뒷표지의 추천사들을 발췌해 봅니다. "추리소설과 같은 흥미를 주면서 순문학을 지향하였고, 한 시대의 우울한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이 소설", "존 르 카레의 추리 소설과 미하일 불가코프의 환상 소설이 교차하는 쿠르코프의 작품 세계". 펭귄의 실종엔 한국 독자에겐 살짝 서프라이즈인 내용도 있어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홍석우 교수님께서 우크라이나의 민족 시인으로 칭송받는 타라스 셰우첸코의 시도 보내주셨습니다. 나의 저녁 별이여 (1847) 나의 저녁 별이여, 언덕 위로 오르렴, 우리 몰래 조용히 얘기를 나누자 내게 말해줄 수 있니 저 언덕너머로 해는 어떻게 지는지 그리고 무지개는 드니프로의 강물을 어떻게 빌려오는지 저 아름드리 검은 포플러가 어떻게 가지를 주변으로 뻗어가며 버드나무는 수면 위로 어떻게 몸을 구부리는지 파릇한 가지들이 수면에 닿을 듯 말 듯한데 그 가지 위에서 아직 세례받지 않은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있네 저 풀숲 무덤 위에서 어떻게 늑대 인간이 잠을 자고 숲속 부엉이는 지붕 위에서 어떻게 불행을 점치며 한밤 중 계곡의 들꽃이 어떻게 피고 자라는지 사람들에 대해선... 괜찮아 그들이 선하다는 걸 알아 그들을 아주 잘 알거든 나의 별! 내게 남은 유일한 친구여! 그런데 조국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줄 알아? 난 알고 있어. 네게 얘기해줄게 난 잠들지 않을 거야 네가 내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조용히 전해다오
유랑시인 시집은 섣불리 부분 발췌하기 조심스럽지만(번역자분의 초반 해설들이 없으면 좀 오해가 생길 부분도 있습니다) 상당히 강력한 내용이라 시간 지나 디테일은 좀 잊을지언정 그 임팩트는 도저히 잊을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던 구절들을 조금 올려봅니다. 고요한 세상이여, 다정한 나라여, 나의 우크라이나여! 나의 어머니여, 그대는 왜 약탈당하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 죽어가는가? (‘파헤쳐진 무덤’ 중에서) 그러나 신은 찾지 않겠네. 나를 묻어주게, 그리고 일어나게 그대들 일어나 쇠사슬을 부수게. 폭군의 사악한 피로 자유를 씻게. 위대한 가족 이루거든 자유의 새 가족 이루거든 나 또한 잊지 말고, 다정하고 나직한 말로 기억해주게. (‘나 죽거든 그대들(유언)’ 중에서)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산소로 폐를 가득 채우듯 우크라이나는 점점 가까이 다가와서 내 몸을 안을 가득 채운다. 키이우로 향하는 매 순간 나는 고향에 있는 것 같다. 가까이에서 폭발이 일어나 유리 파편에 맞아 죽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5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작가가 르비우에서 키이우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생각하는 글인데, 작가의 절절한 심정이 제게도 그대로 전해지네요. 어찌보면 두려움이 압도했을 상황에서 작가의 고양된 정신세계가 느껴져 존경심이 듭니다. 그리고 늘 죽음이 곁에 있는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상상하기도 힘드네요.
정적은 그들을 겁에 질리게 한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54,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그래도 나는 전쟁 이후의 우크라이나가 보여요. 그 미래에 우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쟁 후의 우크라이나는 있어요.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5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수많은 러시아 선전원들의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전쟁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65,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친절함은 적은 클릭 수를 유도하니까.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9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모두가 가해자의 이름을 알고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9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명확한 규칙 같은 것은 없다. ... 생존을 위한 규칙은 없지만 삶을 위한 규칙은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0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린드 그렌은 『말괄량이 삐삐』를 비롯한 동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전쟁일기 1939-1945』)가 요즘 그녀의 책 중에 가장 인기가 높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2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우리는 괜찮아 보일 뿐이다. 이 건물처럼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25,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나는 생각한다. 미콜라나 비라, 혹은 나 같은 우크라이나인을 위해 정의를 구현해주는 법정은 없다고. 그래도 우리는 이야기할 수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3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공격당하는 집으로 돌아가고, 전쟁과 포격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들의 삶이 안타깝지만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한 마리 사슴벌레를 구하는 게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이 책은 읽기가 참 힘들어요. 그럼에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에 당국은 문학관 직원들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저 우크라이나 시인들에 관한 전시들을 열었을 뿐이다. p.183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생존을 위한 규칙은 없지만 삶을 위한 규칙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벌레를 구하고, 파란불에 길을 건너고, 예의를 지키고, 우아함을 잃지 않고,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 나의 길을 찾아서 p.20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동화책은 얼마전에 개정판도 나온 론도의 노래를 추천합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아멜리나의 책처럼 묵직하진 않더라도, 그림에도 참 많은 힘이 있다 실감하여 적어봅니다.
론도의 노래 - 2015 볼로냐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작론도는 아름답고 특별한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는다. 마을 한가운데의 온실에서 자라는 꽃들은 아침마다 ‘론도의 노래’를 부른다. 이곳 사람들은 꽃들의 노래를 들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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