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전쟁>의 낭독회 겸 우크라이나 다큐 <슬로보 하우스>의 상영회를 엽니다.
9월 20일 2시, 남원 살롱드마고
9월 21일 5시, 경주 너른벽 독립서점
9월 27일 7시, 서울 신여성
10월 4일, 고양 유월의 숨
10월 25일, 광주 소년의서
**관심 있는 독자 분들은 해당 지역의 책방을 통해 신청해주세요.
**참가비는 노쇼방지금액을 제외하고 없습니다.
[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pacho

수달달
경주가 가장 접근성이 좋은데..하필 이 날 야근이네요..ㅜㅜ

pacho
안타깝습니다. ㅠㅠ 하료 님 뵈면 좋을 텐데.
nanasand
감사합니다. 스케줄 체크해 두었다가 신청해야 겠어요

pacho
@nanasand 직접 뵈면 정말 반가울 것 같아요. :-)
소빵
9월 27일 7시, 서울에서 하는 상영회 신청했습니다. 독서모임 초반에 다큐멘터리 파일을 나중에 공유해주신다고 했는데 그 영상이 맞을까요? 다른 분들과 함께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책은 읽어나가는 게 힘들어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지만 상영회 전까지 부지런히 읽어보겠습니다!

pacho
@소빵 신여성에서 하는 모임에 참여하시는군요! 그 영상이 맞습니다. 이미 책을 읽으셨으니 인상 깊은 구절을 낭독하며 다른 참여자들과 소감을 나눌 수 있겠네요. :-) 다른 분들은 몰라도 그믐에서 함께 책을 읽었던 회원 분들은 이메일로 요청하시면 한글 자막이 깔린 다큐 영상을 공유해드 립니다.

호디에
“ 영원한 얼음 속에 갇힌
푸른 산들이여, 그대에게 영광을!
그리고 영광이여, 자유의 기사들이여,
신이 그대들을 버리지 않으리.
계속 싸우라 ㅡ 그대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신이 그대의 싸움을 도우리!
명예와 자유를 위해 행진하라.
정의는 그대의 편이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타라스 셰우첸코 / p28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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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 이제는 사람들과 언쟁을 벌이지 않는다. 언쟁은 의심을 부른다. 진흙투성이 위장으로 포장된 '인민공화국 기념품'은 흰색 완장을 차지 않았다고 나를 나무랐다. 오래전 점령군에게 허리를 숙였다는 사실이 그들을 동요하게 만들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복종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어떤 남자와 싸웠는데, 그때부터 다시 마을 중심으로 가는 도로가 나에게는 막혔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볼로디미르 바쿨렌코의 일기 중에서 / p32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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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ho
이제 3주차를 향해서 갑니다. 다들 너무 열심히 잘 읽고 계신 것 같습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1, 2장을 읽은 소감이나 문장 수집을 자유롭게 올려주세요.
***8월 27일 - 9월 2일에는 3장 '전쟁을 살아가다'를 함께 읽습니다.
1. 지금껏 해오셨던 것처럼 인상 깊은 문장을 수집해주세요.
2. 3장에서 저자와 대담을 나누는 필립 샌즈는 유명한 영국 국제법 학자입니다. 대담에 대한 솔 직한 감상을 공유해주시면 독서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전쟁범죄'와 '침략범죄'의 차이, '제노사이드(G-단어)'에 대한 의문 등등의 피드백을 주시면 이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공유해보겠습니다.)
3. 미완으로 남은 부분 중에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공유해주세요.
밍묭
정의, 그리고 정의의 감각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웰빙에 이르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360,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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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묭
책을 읽으며 꽤나 충격을 받은 부분은 1948년 제노사이드 협정의 기준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노사이드’로 규정되기까지의 조건이 너무나 까다롭고, 심지어 모든 국제재판소가 협정 재해석을 거부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같은 사례가 법적으로 ‘제노사이드’로 인정받아 국제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그 렇기에 ‘제노사이드’로 인정받기 위해 요구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또 이 협정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혹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꼬리별
행위자가 집단의 전체 혹은 일부를 말살할 '의도'를 가지고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게 이상해요
'의도'는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왜곡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보아야 하는 거 아닐지..

pacho
@꼬리별 반인도범죄나 집단학살과 다르게 절멸시킬 '의도'에 초점을 둔 것은 (이미 다른 답변에 썼듯이) 한 집단을 모조리 끝내버리려는 최고 수준의 악을 처벌하기 위함이었다고 일부 학자들은 해석합니다. 하지만 법의 적용에 대한 실용성은 꼬리별 님이 지적하신 대로 별개의 문제이지요.

pacho
@밍묭 1948년에 렘킨이 고안한 '제노사이드'의 개념은 더 넓은 범주의 범죄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이후 법제화되면서 현재의 정의로 좁혀진 것으로 압니다. 현재의 정의는 국적, 인종, 민족, 종교, 정치적 신념 등의 이유로 한 집단을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할 '의사'를 가지고 자행된 행동을 의미합니다. 제노사이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기소하면서 널리 인정된 범죄로, 흔히 '범죄 중의 범죄', '궁극적인 악'과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지요.
다른 집단을 절멸하겠다는 '의사'가 입증되어야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노사이드로 규정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제노사이드의 정의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범죄들과 구별 짓는 '절멸의 의도', 다시 말해 '한 집단을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의도'에서 드러나는 최고 수준의 악을 규정하고 처벌하기 위한 개념으로서 제노사이드의 유효성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제노사이드를 둘러싼 논쟁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설령 제노사이드로 규정된다 하더라도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한 처벌의 문제가 남아 있지요. 국제형사재판소가 수십 년간 제노사이드로 기소한 범죄자 중에 (필립 샌즈의 언급처럼) 강대국의 백인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보스니아, 르완다, 캄보디아의 지도자가 기소되었고, 최근에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체포되었지요. 하지만 푸틴과 러시아군 수뇌부를 국제형사재판소가 체포할 가능성은 희박할 겁니다.
이런 국제법의 한계를 알면서도 러시아의 침공과 민간인 학살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려고 애쓰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약소국의 비애를 느꼈습니다. 지난 번에도 언급했지만, 도대체 왜 국경 안에서 적용되는 살인과 폭력의 처벌에 관한 엄격한 국내법은 왜 전쟁의 발발과 함께 국경만 넘으면 모두 잊히고, 사람들은 그런 법이 적용되는 사회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것처럼 잔인하게 이방인을 죽이고 심지어 절멸할 수 있는 걸까요?
꼬모
1. 모든 페이지가 참 묵직합니다만...이 부분에서는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당장 그 앞의 대담에서도,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샌즈보다 아멜리나가 훨씬 장기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라 놀랐습니다만 여기서는 이해를 넘어서는 용기에 압도됩니다. 이런 정신을 가진 사람을 세상이 잃었다는 것이 새삼스레 서글프네요.
2. 윗 질문에서도 조금 썼지만, 상황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별로 없는데도 냉소도 포기도 없이 지금 자신들이 해야할 일에 집중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언급엔 읽는 쪽이 희망을 버릴 지경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보았는데도 가해자의 의도를 찾아야한다고, 더 넓은 범위에서 던져주는 이야기에 다른 부분과는 다른 충격을 받았습니다. 안온하게 멀리서 글을 읽는 제 쪽이 오히려 감정에 사로잡혀 중요한 걸 잊고 있구나 반성도 합니다.
3. 아멜리나가 바쿨렌코의 일기를 찾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는 것이 애석하네요. 땅을 파서 찾았다는 부분에서, 숨긴 사람도 찾는 사람도 얼마나 힘들고 절박했을지...
벌써 30일이라, 이미 편지 전달이 끝났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유족분들께 쓰는 편지를 몇 번이나 다시 쓰고 있습니다. 책을읽을수록 제 글이 너무 가벼워 고민하게 되네요. 내일은 반드시 전달드릴 수 있기를...

pacho
@꼬모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필립 샌즈의 이성적이고 냉철한, 하지만 전쟁의 당사국이 아닌 영국 학자로서의 태도와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긴급함과 절박함은 대담에서도 큰 대조를 이루지요. 번역하는 내내 저도 저자의 용기에 자주 압도되는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쿨렌코의 일기를 찾는 과정이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이 속상할 따름입니다.
바쿨렌코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알고 싶어서 얼마 전 트루스하운드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거기서 바쿨렌코의 죽음에 관한 전쟁범죄 보고서를 찾았습니다.
https://truth-hounds.org/en/cases/investigation-into-the-involvement-of-the-russian-military-in-the-murder-of-writer-volodymyr-vakulenko/
꽤 자세하게 바쿨렌코의 고문과 살해에 가담한 러시아군의 정보가 밝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군에 체포된 바쿨렌코의 사진도 있습니다. ㅠㅠ
8월 말이지만 아직 저작권사에 책을 배송하지 않았으니 9월 초까지 저에게 전달해주시면 됩니다. 몇 번이나 고쳐 쓰셨다니, 정성 어린 편지 너무 감사합니다.

꽃의요정
소련은 기계적으로 공포를 유발하며 그들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 버렸다. 대량학살은 시작하기 쉬워도 멈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33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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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니
https://www.google.com/amp/s/www.yna.co.kr/amp/view/AKR20220331006300081
전쟁은 모든 약자에게 더욱 잔인한거 같습니다. 며칠 전 책의 영향으로 바이칼호수 부근의 부랴트공화국과 관련된 음식점에 다녀왔는데, 거기 사장님께서 결국 러시아에서도 소수민족들이 전쟁에 끌려가서 최전방에 서서 죽임을 당한대요. 뒤에는 그 뒤에는 체첸과 러시아군이 있고요. 다른 목숨의 값을 치르는... 심지어 러시아에서는 이런 죽음의 기록을 소각하고 있는데, 오히려 우크라이나쪽에서 기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책에서 처 럼요.

pacho
@고양이라니 책을 보시고 부랴트공화국 음식점에 다녀오시다니! 식당 정보를 공유해주세요. 저도 언제 시간 되면 가고 싶습니다. :-) 북한도 비슷한 맥락에서 용병처럼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러시아는 참 많은 것을 은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습니다.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의 쇠퇴가 다시 전쟁의 시대를 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걱정스럽네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요? 평상시에는 흉기를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 온 뉴스를 도배하는데, 왜 전쟁이 터지면 총으로 당장 타인의 머리를 날려버리라고, 빛이 보이는 모든 곳을 쏴버리라고 하는 걸까요? 인간의 사고와 행위는 미스테리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