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에 샤워하다가 추워서 얼 뻔했다. 올렉산드라가 해준 말을 기억한다. 어떤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얼굴에 크림을 발라야 한다고.얼굴에 크림이라도 바르면 차가움, 부드러움, 그리고 그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선반에서 수분 마스크팩을 발견하고 천천히 얼굴에 얹으며 그 감각을 느끼려고 애쓴다. 차갑고, 부드럽고, 진흙 냄새가 난다. 나는 살아 있고, 내게는 얼굴이 있고, 진흙 때문에 하얘진 손가락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하나의 삶이, 오늘 아침에 끝나지 않은 삶이 있다. ”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377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