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하료 저도 책에 나오는 여성들처럼 용기 있게 행동할 자신이 없네요.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우크라이나로 돌아간 오케스트라 단원이 생각납니다. 모두 살아남으셨길 바랄 뿐입니다. 어제까지 음악을 연주하던 이들이 갑자기 총을 들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방인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다니, 정말 황당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입국이 허가되어서가 아니라,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내가 아니라 전쟁이 담기고 있는 것만 같아서 울음이 터진다.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전쟁이 되어버렸다. 우리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참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졌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7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나를 잡으러 오는 건가. 자신이 아니라 이웃이 잡히면 그들은 안도했지만 동시에 수치를 느꼈을 것이다. 적의 포탄이 자신에게 떨어지지 않을 때 지금도 많은 이들이 같은 심정을 느낀다. 생존 본능은 행복감을 느끼라고 강요한다. 그래도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 대신 인간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0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내가 늘 겁에 질려있다는 것이 가장 역겹다. 전화 사용은 금지되어 있다. 모든 공포를 그냥 잊어버리고 싶어서 이곳의 모든 것과 모든 일을 기록할 수가 없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2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1장까지 정말 꾹꾹 눌러 담으면서 읽어왔네요. 인물들의 이름과 관련 사건을 읽어내는 것에 물론 조금 적응이 필요했던 것도 있었지만 그런 것보다 작가의 심경과 등장인물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독자로서 잘 느끼기 위해서(왠지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까지 피상적으로만 소식을 접한 채 다른 땅에서 잘 먹고 잘 살아왔던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의 표시라고 해야될까요 독자의 의무라고 해야될까요) 그랬던 게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도 책의 도입부부터 뭔가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굉장히 먹먹했던 기분이었어요. 마거릿 애트우드의 서문도 서문이지만 시작 부분 작가의 말에서 정의란 대체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읽으면서 함께 생각해달라고 말하는 것 같아 더 엄중하게 읽었던 것 같네요. 살아남을 때마다 생존 본능은 행복감을 느끼라 강요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말에서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어 존경스럽기도 하다가 공포감과 비통함이 들어있는 문장들을 보면 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을 기억하고 싶지만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이리나 노비츠카' '율리야 카큘랴다닐류크' 두 명이었어요. 두 명 다 본인들이 처해있는 그 상황 속,그들이 느꼇을 감정이 읽는 사람인 저한테 소름 돋게 와 닿았던 것 같네요.. 여담이지만 홀로코스트 전쟁 문학은 언제나 참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읽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끔찍함과 비통함이 너무 처절해서 읽을 때 힘들거든요. 그래서 회피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 책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다루고 있고 동시대의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관심도 관심이었지만 회피하면 안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선물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남은 기간 모임 하시는 분들과 함께 나머지 부분들도 꾹꾹 눌러 담아 읽고 싶습니다.
생존 본능에 대한 부분의 감상도 그렇고, 미안한 마음의 표시나 회피하고 싶은 두려움을 다른 분들도 가지고 계셨구나 생각하니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료님.
유령 같던 평화의 계절은 끝났다. 모든 것이 사막 한가운데의 이 텅 빈 터미널에 쏟아지는 햇살처럼 분명해진다. 이곳에서 크라쿠프로 가는 향공편은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58,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저자는 귀국하기 직전, 이집트 공항에서 러시아가 키이우를 침공한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확인합니다. 고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안 되고, 아들을 데리고 갈 곳은 없고. 얼마나 당황스럽고 막막했을지 가늠도 안 됩니다. 체코, 폴란드를 거쳐 전쟁이 발발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거기에 열 살 아들과 떨어질 것을 예정한 저자의 무거운 심경. 읽으면서 무척 착잡해지더군요.
저는 카사노바가 가장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자가 이분으로 책을 쓸 결심을 했다고 적어놓으시기도 했고, 전쟁으로 인해 꿈을 미뤄야 한다는 대목에 계속 눈길이 머물더라구요 그리고 카사노바의 이름의 뜻이 참 좋았어요..
@물고기먹이 정말 용감한 여성 같아요. 가능하다면 저는 카사노바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빅토리아가 그녀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는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구요.
2. 아! 그래서 가끔 무슨 소리지? 하는 부분이 있었던 거군요. 서문에서 미완의 원고라는 부분을 읽고도 그 점을 생각 못했네요. 아직은 조금 늦어 1장을 읽는 중이지만, 인터뷰?한 여성들의 사진 한 장 한 장이 인상적입니다.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데,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여성이 남편에게 아이를 데리고 얼른 도망가라고 하는 부분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꽃의요정 러시아군은 시인 볼로디미르 바쿨렌코의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들과 함께 납치하잖아요. 약자를 대하는 러시아군의 잔혹함을 보며 깊은 분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뉴스 볼 때마다 러시아군....다른 나라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를 느낍니다. 인간들의 이런 잔혹한 행동을 보면, 누군가가 설파한 '지구가 사실은 우주의 저 먼 어떤 행성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 보낸 유형지 혹은 지옥이란다'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고 맙니다.
그러게요. 저도 그 부분 짠했어요. ㅠ 이리나 노비츠카 말씀하시는 거죠?
맞아요. 얼마나 무섭고 떨렸을까요
그런데 요즘 TV에선 가자지구를 더 많이 보여주더군요. 아이들이 먹지 못해 뼈가 드러나고, 굶어 죽어서 자기 몸을 감쌌던 천을 덮어 주는데 지옥이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지 다른 곳이 지옥인가 싶더군요. 어떻게 먹는 거 가지고 사람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을까? 인간이 정말 잔인하다 싶더군요. ㅠ
출판사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릴 때마다 고민합니다. 오늘은 우크라이나에 관한 책 홍보를 할까, 가자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려야 할까. 결국 뒤죽박죽이 되곤 하죠. 휴전 제안을 무시하고 오늘 또 이스라엘은 독 안에 든 쥐처럼 가둬 놓은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발포했답니다.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가 다시 도래한 겁니다.
늦게야 1장까지 읽기를 마쳤습니다. 기실 서술자인 작가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지만 동시에 파편적으로 담겨있는 각 여성의 서사들에도 눈이 갔습니다. 문득 크리스티나 램의 관통당한 몸이란 책이 생각났습니다. 결국은 모든 폭력은 개인적인 거겠지요. 1장을 다 읽는데 너무 무거움에 짖눌려 있어서인지, 2장은 주말까지 조금 쉬었다 읽으려 합니다. 죽음을 숫자로 치환해 보다가, 각 개인의 서사를 읽고 있으려니 무력함에 너무 힘이 드네요.
책 잘 받았습니다~ @pacho 님의 마음과 생각과 행동에 깊이 감사드려요~ <여성과 전쟁>, 책의 두께만큼 무겁게 다가오네요.
책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이 참 예뻐요~ 저는 종이신문 애독자인데 표지를 보는 순간 눈에 확 띄는 가독성 있는 디자인과 함께 저널리즘 향기가 나서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무겁지만 힘내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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