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벌써 전쟁 범죄자들이 국경 지대에 와 있다. 그들은 어린 시절 내가 러시아에서 여행하면서 만났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며, 볼트모트의 마법이 해리포터에게 그렇듯 평생 나의 일부로 남을 나의 모국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p28)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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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처럼님의 문장 수집: "벌써 전쟁 범죄자들이 국경 지대에 와 있다. 그들은 어린 시절 내가 러시아에서 여행하면서 만났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며, 볼트모트의 마법이 해리포터에게 그렇듯 평생 나의 일부로 남을 나의 모국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p28)"
전쟁이 아니라면 이웃으로 지냈을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역사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이며 누구의 책임일까를 생각하게 되네요.
1장 인물 중 마지막 사서였던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쓰지 못할 이야기를 쓸 수 밖에 없고,쓰면서 점점 소거되는 현실의 깊은 고립감이 느껴졌어요. 이 와중에 낭독 이야기를 꾸리고 참여하는 예술인들과 청강자들의 마음을 비통함만으로 느끼지 않으려했습니다. 책의 두께감으로 인해 단단히 잡고 읽지 않으면 앞페이지로 자꾸 덮히더라고요. 발음하기조차 쉽지 않았던 이름들과 지명들의 무너진 역사를 자주 되새겨 읽으라는건가,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그들은 살아남고 기념비에 얼굴이 새겨진 자들이 죽은 것은 순전히 우연의 문제였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3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무슨 소원을 빌었어?” 그 나이또래 소년들처럼 전자 기기를 선물받고 싶어할 거라고 짐작하며 가이드가 묻는다.(…) 하지만 나는 열 살 아들의 소원을 숨길 마음이 없다. 오히려 나는 전 세계가 아들의 소원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죽는게 아들 소원이에요.”라고 내가 말한다. 그 순간 가이드의 미소가 사라지고, 그녀는 예의 있지만 의미는 없는 무슨 말을 중얼거린다. (…) 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의 촛불을 끌 때부터 아들의 소원은 전쟁이 끝나는 것이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36~3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 나는 때로 기록과 관여가 사실 다르지 않다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 미국 작가 수전 손택은 사진 찍는 것이 불개입의 행위라고 생각했다. ‘개입하는 사람은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는 사람은 개입할 수 없다’라고 그녀는 사진에 관한 책을 썼다. (…) 작가로서 나는 기록하지 않지만 개입을 택하는 편에 섰던 것 가다. (…) 어떤 식으로든지 이 기록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 행위는, 그 자체로 개입인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66~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세계는 해방 이후 이르핀을 방문하는 전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인들의 사진에 끔찍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제니야의 아파트를 보는 데 익숙해질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내 사진을 찍지 않을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전쟁이 되어 버렸다. 우리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참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졌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7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pacho님의 대화: 스탈린에 의해 처형당하지 않았더라면 우크라이나 작가들은 유럽에 더 널리 알려졌을 것 같아요. 현재 번역 중인 다큐 <슬로보 하우스>에 미쿨라 쿨리시와 레스 쿠르바스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우크라이나 문화에 대한 인식도 그렇지만, 젤렌스키 연설 때 면전에서 스마트폰 보거나 자던 한국 국회의원들처럼 '댁들이 어려운 거 관심 없다'는 외부의 태도도 포함되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태도에서 원망이 느껴지지 않아서 더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그래서 이번 모임을 참 소중한 기회라 생각합니다. 혼자 좋은 책 읽었다고 끝내는 게 아니라, 번역가님과 다른 분들 말씀 듣고 뭘 할 수 있는지를 모임 마지막엔 발견할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책 수령에 대한 감사를 북스타그램에도 올렸습니다. 제 북스타그램은 팔로워수가 아주 적어… 이 귀한 책에 대한 홍보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ㅠㅠ 그래도 저의 감사함을 담아 게시글을 뒤늦게 올렸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https://www.instagram.com/p/DNZVW6LTe8n/?igsh=eWdjNTRvbXd4bGdy
꼬리별님의 대화: 결국 기록은 전해지기에 기록하고, 기록들을 보존하려 한 사람들이 눈에 밟힙니다. 작가인 빅토리아 아멜리나, 테타나 필립추크, 그리고 율리야 카쿨랴다닐류크가요.
기록하지 않으면 전쟁을 겪었던 개개인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들이 모여 만들어진 역사를 아무도 모를 테니까요. 그래서 소련/러시아가 그토록 끔찍하고 철저하게 작가들을 탄압하고 숙청했던 게 아닐까요.
깃털처럼님의 대화: @pacho 작가의 말에 나오는 저명한 변호사 예우헤니아 포도브나(p16)와 본문들 속에 나오는 변호사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p29)는 동일 인물인가요?
예우헤니아 포도브나는 기자입니다. https://rsf.org/en/i-want-write-history-war-ukraine-it-s-too-late-yevheniia-podobna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는 인권변호사였다가 입대하여 드론 조종사가 된 인물이구요. https://hromadske.ua/en/war/234035-does-the-enemys-occupation-of-500-km2-not-raise-any-questions-interview-with-lawyer-turned-soldier-yevheniia-zakrevska
박찬욱 감독의 <JSA 공동경비구역> 영화가 떠오르네요. 전쟁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사실 북한군이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땅에서 러시아군 대신 싸우고 있기도 하죠. 우리와 무관한 전쟁도 아닙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꼬모님의 대화: 우크라이나 문화에 대한 인식도 그렇지만, 젤렌스키 연설 때 면전에서 스마트폰 보거나 자던 한국 국회의원들처럼 '댁들이 어려운 거 관심 없다'는 외부의 태도도 포함되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태도에서 원망이 느껴지지 않아서 더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그래서 이번 모임을 참 소중한 기회라 생각합니다. 혼자 좋은 책 읽었다고 끝내는 게 아니라, 번역가님과 다른 분들 말씀 듣고 뭘 할 수 있는지를 모임 마지막엔 발견할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8월 중에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에이전트를 통해서 유족에게 한국어판 도서에 편지를 동봉해서 보낼 예정입니다. 혹시 유족 (특히 아들)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 분들은 제 인스타그램 D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저는 한국 주요 언론에 실린 서평들을 스크랩해둔 것을 보낼 생각입니다. 아들에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 외에도 오프라인 낭독회에서 독자들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서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pacho님의 대화: 예우헤니아 포도브나는 기자입니다. https://rsf.org/en/i-want-write-history-war-ukraine-it-s-too-late-yevheniia-podobna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는 인권변호사였다가 입대하여 드론 조종사가 된 인물이구요. https://hromadske.ua/en/war/234035-does-the-enemys-occupation-of-500-km2-not-raise-any-questions-interview-with-lawyer-turned-soldier-yevheniia-zakrevska
@pacho 그럼 작가의 말 (p16) 중, '저명한 변호사였지만 군인이 되어....역사적인 온라인 재판에 참여했던 예우헤니아 포도브나' 에서 이름이 잘 못된것 아닌가요?(즉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가 맞는것 아닌지요) 그리고 책에는 기자 이름이 제니아 포도브나(p59)로 돼 있는데, 링크 걸어주신 기사에는 예우헤니아 포도브나로 되어 있네요? '예우헤니아'와 '제니아'가 같은 이름인 모양이군요.
깃털처럼님의 대화: @pacho 그럼 작가의 말 (p16) 중, '저명한 변호사였지만 군인이 되어....역사적인 온라인 재판에 참여했던 예우헤니아 포도브나' 에서 이름이 잘 못된것 아닌가요?(즉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가 맞는것 아닌지요) 그리고 책에는 기자 이름이 제니아 포도브나(p59)로 돼 있는데, 링크 걸어주신 기사에는 예우헤니아 포도브나로 되어 있네요? '예우헤니아'와 '제니아'가 같은 이름인 모양이군요.
@깃털처럼 확인해보니 제가 받은 원고에는 '포도브나'로 되어 있고, 영국에서 출간된 책에는 '자크레우스카'라고 되어 있네요. '자크레우스카'가 맞을 겁니다.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사망 직후부터 영국 편집부가 급박하게 유족과 함께 원고를 정리하고 편집했던 터여서 저도 번역 중간에 업데이트된 원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2쇄를 찍게 된다면 꼭 수정하겠습니다. :-) 그리고 '예우헤니아'를 '제니야'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16쪽 예우헤니아는 '포도브나'가 아니라 '자크레우스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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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마다 종결어미가 과거, 현재, 미래시제가 섞여 있는 것이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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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땅을 덮히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117p
원본 희곡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러시아어 버전만 살아남아서 다시 우크라이나어로 번역되었다. 우크라이나 문학의 역사를 드러내는 고통스러운 은유가 아닐 수 없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1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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