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무슨 소원을 빌었어?” 그 나이또래 소년들처럼 전자 기기를 선물받고 싶어할 거라고 짐작하며 가이드가 묻는다.(…) 하지만 나는 열 살 아들의 소원을 숨길 마음이 없다. 오히려 나는 전 세계가 아들의 소원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죽는게 아들 소원이에요.”라고 내가 말한다. 그 순간 가이드의 미소가 사라지고, 그녀는 예의 있지만 의미는 없는 무슨 말을 중얼거린다. (…) 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는 케이크의 촛불을 끌 때부터 아들의 소원은 전쟁이 끝나는 것이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36~3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 나는 때로 기록과 관여가 사실 다르지 않다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 미국 작가 수전 손택은 사진 찍는 것이 불개입의 행위라고 생각했다. ‘개입하는 사람은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는 사람은 개입할 수 없다’라고 그녀는 사진에 관한 책을 썼다. (…) 작가로서 나는 기록하지 않지만 개입을 택하는 편에 섰던 것 가다. (…) 어떤 식으로든지 이 기록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 행위는, 그 자체로 개입인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66~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세계는 해방 이후 이르핀을 방문하는 전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인들의 사진에 끔찍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제니야의 아파트를 보는 데 익숙해질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내 사진을 찍지 않을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전쟁이 되어 버렸다. 우리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참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졌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7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책 수령에 대한 감사를 북스타그램에도 올렸습니다. 제 북스타그램은 팔로워수가 아주 적어… 이 귀한 책에 대한 홍보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ㅠㅠ 그래도 저의 감사함을 담아 게시글을 뒤늦게 올렸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https://www.instagram.com/p/DNZVW6LTe8n/?igsh=eWdjNTRvbXd4bGdy
박찬욱 감독의 <JSA 공동경비구역> 영화가 떠오르네요. 전쟁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사실 북한군이 용병으로 우크라이나 땅에서 러시아군 대신 싸우고 있기도 하죠. 우리와 무관한 전쟁도 아닙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렇지 않아도 8월 중에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에이전트를 통해서 유족에게 한국어판 도서에 편지를 동봉해서 보낼 예정입니다. 혹시 유족 (특히 아들)에게 전할 말이 있으신 분들은 제 인스타그램 DM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저는 한국 주요 언론에 실린 서평들을 스크랩해둔 것을 보낼 생각입니다. 아들에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 외에도 오프라인 낭독회에서 독자들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서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아아, 유족분들보다 읽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뜻깊은 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편지 전달은 언제까지 드리면 될까요?
8월 말까지 전달해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제가 취합해서 유족 측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16쪽 예우헤니아는 '포도브나'가 아니라 '자크레우스카'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다른 이름들도 기억하고 싶어지네요.
각 장마다 종결어미가 과거, 현재, 미래시제가 섞여 있는 것이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오네요.
맞습니다. 시제가 혼용되어 있습니다. 외국의 추천인은 그런 형식에서 저자의 다급함을 강렬하게 느꼈다고 했는데, 저도 번역하면서 공감했습니다.
태양은 땅을 덮히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117p
원본 희곡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러시아어 버전만 살아남아서 다시 우크라이나어로 번역되었다. 우크라이나 문학의 역사를 드러내는 고통스러운 은유가 아닐 수 없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1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볼로디미르라는 동화작가가 살해되고 그가 납치되기 전 남겨 놓은 일기를 발견하고 그 일기에서 작가가 전쟁일기를 쓰는 동기가 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우크라이나 문학은 러시아 문학과는 다른 뭔가가 있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러시아문학, 우크라이나 문학 둘다 잘은 모르지만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 문학을 그렇게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지도 궁금해요
저도 우크라이나 문학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처형당한 르네상스' 사건과 함께 다수의 문학 작품이 사라져버린 듯합니다. 지도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했지만 소련 연방은 소속 공화국의 민족 혹은 국가적 정체성보다 연방으로서의 정체성을 우위에 두고 싶어 했고, 연방의 존립에 위협이 되는 민족 혹은 국가를 무자비하게 탄압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소련 연방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푸틴의 러시아 역시 전쟁 중 우크라이나 도서관에서 우크라이나어로 된 책들을 불태우고 우크라이나 작가들을 살해하고 있지요.
세계는 해방 이후 이르핀을 방문하는 전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인들의 사진에 끔찍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제니야의 아파트를 보는 데 익숙해질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내 사진을 찍지 않을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1주차 독서: 인상 깊은 혹은 애정이 가는 여성 인상 깊지 않은 인물이 있었을까요? 그걸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굳이 한 명을 고르자면 "전쟁이 터졌습니다" 소리치며 아파트의 모든 주민들을 깨운 제니야 포도브나..... 작가가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한 글'이라는 책소개글은 지금 읽어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ㅠㅠ 대부분의 죽음은 그렇습니다. 죽음 이후에야 세상은 비로소 소통이 의지를 품게 되는 것 같아요. ( 물론 그렇지 않은 죽음도 많습니다 ) 사망 이후에 세상은 그녀에게 볼테르상 특별상과 오웰상 에세이 부문 상을 주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아서 다 쓰지 못할 정도인데요. 먼저 애트우트 작가님의 추천사부터 출판사의 전작인 아프가니스탄 여성 작가 15명이 쓴 『 나의 펜은 새의 날개」에 대해서도 써야 합니다 ㅠㅠ 2022년이나 2023년에도 납치와 고문이 여전히 진행된다는 점은 놀랍고 또 참담한 마음입니다. 피해자와 영웅뿐 아니라, 살인자도 이름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는 저자의 생각. 책날개에서 저자의 사진을 한참 보았습니다. 펼쳐볼 때마다 다짐하게 됩니다. 필로우 하면서 좀전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판사 피드를 들여다보다가, 역자의 댓글 '미완의 틈은 오히려 더 강렬하다. 파편처럼 흐트러진 원고를 얼기설기 엮은 날것의 흔적들이 전쟁의 참혹함을 마주한 한 인간의 실존적인 고민을 더욱 잘 드러내기 때문'이라는 댓글을 보고 또 한 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입니다 ㅠㅠ 정말 공감되는 생각입니다!! 책은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이런 책은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합니다. 분쟁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사람의 목숨을 하나의 자원 혹은 물자 취급하는 독재자, 권력자들에게도 ( 북한군의 러시아에서의 죽음도 ㅠㅠ) 여기 책에서 죽은 목숨에 그들 독재자들 권력자들이 자신의 아들, 딸을 대입해 넣으면 세상 해결하지 못할 일도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빛 <나의 펜은 새의 날개>를 읽고 계시군요. 출판사 인스타그램 피드도 확인해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피드에 있던 멋진 댓글은 <여성과 전쟁>의 서평을 써주신 기자 님의 글을 제가 발췌한 것이랍니다. 저도 책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다시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는데, 사람들은 전쟁에 관한 글을 읽고 싶지 않은 걸까요? 그래도 그믐에서 많은 분들과 책을 두고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 기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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