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예술은 피해자들에게 일종의 테라피 같은 기능도 있지만,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고,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어 모두에게 중요한 것 같아요. 2021년 5월경 우크라이나 출신 호주 예술가 Stanislava Pinchuk의 뮤지엄 전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크고 작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여러 곳에서 발견한 쓰레기 조각들, 즉 총의 탄피나 깨진 타일들, 혹은 플라스틱들이나 전화 심 카드등등을 가져다 만든 조각작품이었는데, 마치 모든 일상이 일시에 정지된 기억의 파편들이 돌 속에 혹은 역사 속에 박제된 듯 보여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후에 전면전이 발발했을떼 자연스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예술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인들은 존재하지만 러시아 제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37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지금 이곳에는 하나의 삶이, 오늘 아침에 끝나지 않은 삶이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37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pacho 주로 국가의 지도자나 정치적, 군사적 결정권자에게 책임을 묻는 '침략범죄'(즉 전쟁을 시작하는 행위)와 정쟁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범죄인 '전쟁범죄'의 차이를 이번에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반인도범죄'는 '전쟁범죄'와 '제노사이드'를 포괄하는 개념인가요, 아니면 전쟁범죄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개념인지 궁금합니다.
@깃털처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처벌하는 범죄들이 반인도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전쟁범죄war crimes, 침략범죄crimes of aggression, 그리고 제노사이드genocide입니다. 전쟁범죄는 분쟁 중에 일어나는 민간인 공격, 고문, 불법 포로 구금과 같은 행위를 의미하고, 반인도범죄는 전쟁 여부와 관계 없이 집단학살, 고문, 성폭력 등의 체계적인 인권 침해 행위를 의미합니다. 제노사이드 역시 전쟁 여부와는 관계 없지만, 반인도범죄에서 더 나아가서 한 집단의 전부 또는 부분을 말살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저지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반인도범죄, 전쟁범죄, 제노사이드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포괄하는 개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휴, 예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되짚느라 시간이 좀 걸렸네요.)
"평생 나는 리샤르트 카푸친스키처럼 되고 싶었는데, 막상 전쟁이 닥치니까 떠나버렸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제2의 리샤르트 카푸친스키가 되려면 일단 살아남아야지요."라고 나는 답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23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종말이 오면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비명을 지르고,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욕하고, 또 누군가는 시를 암송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정말 욕을 많이 내뱉는다. 시간이 흐르면 많이 웃는 법을 배울 것이다. 종말은 모두의 상상만큼 빨리 오지 않는다. 여전히 배울 시간은 있다. 배움을 위한 가르침이 없을 뿐.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58,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주제가 주제라서 그럴지, 아니면 저에게 가깝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지,, 잘 안 읽혀서 속도가 늦네요. 늦게 따라갑니다!
응원합니다!
미국 작가 수전 손택은 사진 찍는 것이 불개입의 행위라고 생각했다. '개입하는 사람은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는 사람은 개입할 수 없다'라고 그녀는 사진에 관한 책에 썼다. 내 기억에 아직 미완으로 남은 전쟁에 관한 내 소설에서 인물들은 항상 논쟁을 벌였고, 작가로서 나는 기록하지 않지만 개입을 택하는 편에 섰던 것 같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66-67,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 실제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맞는 건지 저에게 직접 와닿지 않음에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어떤 불행에 대해서 타인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의문인 거 같아요.
우리의 입국이 허가되어서가 아니라,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내가 아니라 전쟁이 담기고 있는 것만 같아서 울음이 터진다.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전쟁이 되어버렸다. 우리와 관련된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으며, 참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졌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7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우리는 걸어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지나쳐서 차를 몬다. 군중은 수백 개의 손과 입, 눈을 가지고 신음하는 거인처럼 보인다. 거인은 고통스러워한다. 외면하고 싶지만 나는 억지로 그 광경을 눈에 담는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8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그들의 글을 좋아하는 것만으로 이 세 권의 책을 집은 것은 아니다. 비이성적이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나는 처형된 작가들과 이미 망가져 버린 천재, 어린 아들과 함께 학살당한 시인을 구하고 싶다. 과거에 그들을 구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으로 오늘 이 책들을 피난시킨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01-102,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도시가 더 많은 공격을 받고 있지만, 공격에 익숙해진 우리는 불만을 표출할 엄두도 내지 않는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1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이곳에서 도서관은 노인센터이자 여성들의 안전한 쉼터이자 아이들의 놀이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처럼 힘든 시기에 도서관은 모두를 위해서 열려 있어야 한다. 율리야는 도서관의 문을 연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15-116,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테지만 제가 어렸을 때도 저의 불행을 도망쳐서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었어요. 그 당시에는 책을 좋아하는 마음보다는 친구들이랑 놀면서도 어른들한테 혼나지 않는 곳이라서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요. 그때 그 기억을 하면 참 감사합니다. 도서관이 있어서 어린 시절 숨통이 트였던 것 같아요. 전쟁 시에도 도서관 문을 여는 사서가 있다는 점을 상상해보면서 제가 다 (잠깐이지만) 안도했어요.
가끔 겁이 나면 내가 물이라고 상상한다. 나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갈라진 틈새에 숨고, 지하의 샘으로 깊숙하게 흐른다. 하지만 포탄이 날아오면서 만물이 떨리고, 땅이 흔들리고, 물도 평화를 잃어버린다. 지금 당장은 평화를 찾을 곳이 없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21,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카피톨리우카의 사서는 마을의 일을 기록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계속 일기를 써나갈 것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p.122,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미래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하는 듯한 문장이 종종 보여요. 그보다 더 미래에, 지금 작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 미래에서 이 책을 읽는 저는 이런 대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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