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

D-29
@pacho 1. 이번 책읽기를 통해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식이 피상적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러시아의 침략은 우크라이나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말살(제노사이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그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러시아에 굴복할 수 없는 이유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변호사, 도서관 사서, 시인 등등 하는 일은 제각각 다르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정의를 실현하고 있는 활동가들,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 동지애 등이 저자가 더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하는 힘의 원천인듯 보였고, 가슴이 숙연해지며 뭉클하였습니다. 그 외 전쟁범죄 조사원에 대한 존재와 일의 엄중함, 국제사법재판소와 여러 범죄에 대한 개념등도 새로 알게 되었고..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 하나 하나, 모두가 인상 깊고 절절해 몇가지만 꼽을 수가 없네요. 2. 기록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통해 내부에서 외부로,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어떤 사건이나 지식이 전달.공유되며 때론 연대를 끌어내고 그것이 새로운 힘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달 동안 분노와 슬픔을 오가는 시간들이었지만, 죽음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전쟁 중에도 긍정적인 자세와 희망을 잃지 않는 저자의 기록을 읽으며 제 삶의 자세를 바로 잡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저자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제게 준 숙제입니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깃털처럼 소련/러시아가 이토록 우크라이나 민족의 정체성을 지우려고 했다는 사실을 저도 책을 번역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가자가 계속 겹쳐 떠오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지우고 싶어하니까요.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누군가를 타자로 규정하는 순간 인간은 너무 잔혹한 존재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는 가자의 굶주림을 보며 희망과 낙관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깃털처럼 님처럼 전쟁의 참상과 불의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세상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내준 숙제를 하기 위해 이렇게 온라인으로 독자 님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야말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래가 보여요. 오늘은 보이는데 몇 년 후 우리의 삶은 아무리 애써도 보이지 않아요. 반년 아니. 한 달도 힘들어요. 그냥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156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명확한 규칙 같은 것은 없다. 권고사항을 지켜 제때 방공호에 가고 구급상자를 소지하고, 아무리 대피하려고 노력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규칙은 없지만 삶을 위한 규칙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벌레를 구하고, 파란불에 길을 건너고, 예의를 지키고, 우아함을 잃지 않고,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03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은 가장 작은 벌레와 서로를 구하는 시간이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04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그래도 우리는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 이야기는 동물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인류애와 어떤 우크라이나인의 무너진 집에 관한 이야기이자, 칼세이건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 간청했던 집, 바로 별 사이를 떠다니는 옅은 파란색 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231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여러분 중 몇 분은 이슬람국가에게 공격당한 야지디족 이야기를 기억할 겁니다. 그들은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에 백만 명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지요. 그들은 무슬림 공동체가 아니라 이슬람국가가 '이교도'이자 '무신론자'라는 이유로 공격하는 종교 공동체입니다. 이슬람국가는 하나의 산업이라고 할만큼 대규모로 모든 어린 여성들을 굴복시키고 강간을 위해 납치하는 정책을 세웠어요. 강간당하면 그녀들은 불결한 존재가 될 것이고,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며, 그 공동체는 자멸하고 말 테니까요. 이는 강간을 학살 정책의 수단으로 삼는 예를 보여줍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360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저녁에 샤워하다가 추워서 얼 뻔했다. 올렉산드라가 해준 말을 기억한다. 어떤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얼굴에 크림을 발라야 한다고.얼굴에 크림이라도 바르면 차가움, 부드러움, 그리고 그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선반에서 수분 마스크팩을 발견하고 천천히 얼굴에 얹으며 그 감각을 느끼려고 애쓴다. 차갑고, 부드럽고, 진흙 냄새가 난다. 나는 살아 있고, 내게는 얼굴이 있고, 진흙 때문에 하얘진 손가락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하나의 삶이, 오늘 아침에 끝나지 않은 삶이 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377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이 부분 읽으면서 '시녀 이야기'에서 시녀들이 버터를 숨겨 얼굴과 손에 바르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러시아인들은 존재하지만 러시아 제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자유 진영의 승리 이후에 우리 모두는 그런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373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목격자는 싱긋 웃는다. 파괴된 마을 너머. 하늘 너머.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아브라함이었던 펠라히야가 이야기를 들려주며 오래 지체되었던 정의 실현을 기다리고 있는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425쪽,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그믐까지 이틀 남았네요. 말씀드린 대로 1930년대 '슬로보 하우스'에 모여 살았던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슬로보 하우스>를 한글 자막과 함께 보고 싶으신 분은 pachopublishing@gmail.com으로 연락주셔서 그믐 닉네임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출판사에서 한글 자막만 덧입혔을 뿐 원본 다큐는 우크라이나에서 2025년 초에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한 영상입니다.
푸틴의 체포 영장 뒤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들 "승리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카테리나가 말한다. "나에게 승리는 체포 영장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모두 우크라이나로 돌려보내는 겁니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431p,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지금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터닝포인트' 마지막화 보는데, 이 책 내용과 너무 겹쳐서 눈물이 났습니다. 책도 완독했고, 제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저의 무력함이 원망스럽습니다.
@꽃의요정 <터닝포인트>라는 다큐가 있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최근에 출간된 <팔레스타인 시선집> 추천드립니다.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그토록 처벌하고 싶어 했던 제노사이드가 지금 가자에서도 일어나고 있네요.
오! 추천 감사드립니다. 근데 이 책은 시중 서점에서는 구입이 어렵고 따로 주문을 해야 하네요~! 안 그래도 뉴스에서 가자 지구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에요. 푸틴과 이스라엘을 이해를 못하는 건 저뿐인가요?
@꽃의요정 따로 주문을 해야 하는 걸로 압니다. 판매 수익이 가자 지구를 돕는 데 쓰인다고 알고 있구요. 현재 이스라엘이 특히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건, 국가와 국제기구가 가자 지구의 제노사이드에 침묵하는 동안 전 세계 시민들이 구호품을 실은 배 수십 척을 가자로 띄웠는데 (그레타 툰베리도 타고 있는) 그 배마저 드론으로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구호 목적의 비무장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면 솔직히 이스라엘이 공격하지 못할 대상은 없겠지요.
@pacho 무력감과 분노가 동시에..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는군요.ㅠ
빅토리아 아멜리아 작가이자 전쟁 범죄 조사원을 통해 전쟁 중인 장소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얼굴, 목소리, 삶을 기록함으로써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빅토리아는 기록된 문자의 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전쟁 중에 정확성과 진실성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장르를 찾기 위한 자신만을 여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많은 작가들의 도움과 관심 속에 <여성과 전쟁> 이란 책이 나오게 되며 접하게 되면서 대한민국도 아직 휴전 중이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 주웠다. 이 책을 읽게 해주신 파초 출판사 관계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많은 분들과 같이 읽고 질문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전쟁범죄 조사원 모두의 생존을 바라면서. 그녀들이 직접 기록한 이야기를 만나게 될 날도 올 것이다. 그녀들이 모두 살아남아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그날을 기다린다.
여성과 전쟁 -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493,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곽보정.조유림 우크라이나어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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