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

D-29
소매업 직장과 제조업 직장의 실질적 차이는 '웃음 띤 서비스'였다. 제조업 노동자와 달리, 소매업 노동자들은 일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66,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타인에게 내 감정을 강요하는 일을 피하려고 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은 스스로 종속적인 관계를 자처하는 격이다. 온종일 타인의 감정을 어루만져야 한다면 정작 자기감정과 개인적 요구사항은 삼켜버리도록 길들여진다. 서비스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힘 없는 삶에서 습득한 능력이고, 결국 천부적인 권리로서 존경을 기대하는 힘 있는 자들이 그런 능력을 능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1,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월마트는 셀프서비스 방식으로도 비용을 절감했다. 고객들은 잘 정리된 진열대에서 스스로 물건을 고르고 아주 가끔만 판매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즉 월마트는 질 좋은 서비스를 광고했지만, 사실 뒤에서는 그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을 줄여가고 있었다. 한편 직원들은 계산대에서 시간당 500건을 스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보상'받았다. 그 효율적인 스캐닝 시스템은 직원들이 참아내야 하는 손목 통증이었고, 무엇보다 월마트 유통시스템과 적시 재고관리에 유용하게 쓰였다. 직원들은 탈숙련화되었고, 그간 입으로만 치켜세웠던 여자들의 감정 노동조차도 가치가 떨어졌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5,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제가 일요일에 시험이 있어서 월요일부터 달리겠습니다! 외로워하지 마세요!!
시험 원하시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랄게요! 💯
응원 감사합니닷!!
노동자 계층 여자들의 목적은 돈벌이였고, 일을 해보니 집에서 하던 일과 너무 비슷했다. 판매직과 음식 서빙일은 보수는 물론 관리자들의 태도도 형편없었다.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을 최소한이라도 인정해주는 척이라도 했던 월마트는 그에 비하면 좋은 직장이었다. 월마트가 그렇게 꾸준히 성장해갈 때,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임금이 낮은 국가로 떠나고 있었고, 곧 월마트는 동네마다 몇 개 안 남은 직장이 되고 있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6,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여자들이 하던 노동이 전반적으로 확대되어 가며 남녀 모두 이런저런 저임금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그건 페미니즘이 꿈꿨던 평등이 아니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7,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당시의 미국 여성들로서는 급여도 높지 않은데 만족감마저 없는 기존 가정돌봄이나 요식업 서빙에 비하면 판매직이 그나마 소속감을 주는 일자리였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결국 남녀 모두 전반적으로 수입이 줄어드는 하향평준화로 향한 과정이 슬프게 다가오네요.
월마트는 물건이 싼 이유가 직원들 급여를 낮춘 덕분이고 그렇게 노동자 계층의 생활수준이 올라가게 된다고 주장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8,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소매업 초창기 수십 년 동안의 특징이었던,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바탕으로 하여 사회복지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동시에 지향하는 복지 자본주의에서 일탈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회학자 피터 이캘러는 그 일탈의 결과를 '임시고용 통제'라고 한다. 즉 임시고용이라는 방식을 통해, 소매업과 다른 서비스업 고용주들은 필요에 따라 고용과 해고가 쉬운 유연한 노동력을 공급받게 되었다. 이런 노동자들은 관리자의 권위에 도전할 만큼 오래 근무하지 못할 뿐더러, 앤처럼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경우는 드문 사례가 되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9~180,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한 여성은 우연히 동료의 세금 신고서에서 급여 차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얼핏 봤는데, 1년 차 대리였던 그 남자 직원의 연봉이 같은 직급으로 5년을 일한 자신보다 만 달러나 더 많았다. 윗선에 불평을 해봤지만, "그 남자 직원은 아내와 두 아이를 부양하는 가장이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81,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4장, 판매직까지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의 내용 중 판매직의 부분이 가장 가독성이 좋고 짜임새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어요. 이전의 교사 부분은 직업이나 산업에 대한 설명보다는 교사들의 노동권 운동과 사회주의에 대한 정치적 언급이 많아 좀 중구난방이라고 느껴져 집중이 어렵더군요. 서비스업/소매업 판매직이 주 소재이지만 사실상 오늘날 기업에 소속된 수많은 근무형태의 근로자들에게 모두 해당이 될 내용이라고 느꼈습니다. 근로강도 대비 사람들에게 낮은 숙련도로 비치는 인식, 구조적으로 감축되어 온 급여와 복리후생, 기업문화라는 핑계로 소극적 대응만 하는 기업, 직원보다 고객의 편에 서는 회사, 감정노동의 확산 등 모든 대목이 생각해 볼만하면서도 그 배경과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자선 윤리의 토대는 위계 구조와 수혜자의 의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즉각적인 물질적 필요에만 응답하고 집단의 문제를 개인 선행의 영역으로 재배치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04,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자선 목적이 극빈층을 돕는 방향으로 바뀐 시점은 기독교가 나타나면서부터였다. 이때부터는 기부한 사람의 내세에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부가 이어졌다. 이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이웃들에게 쓸모가 있게 된 셈이었다. 자선이라는 행위는 자신의 선함과 가치를 내보이는 방법이었고, 무엇보다도 불평등하게 부를 축적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법이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06,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여전히 저는 자선과 기부가 그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 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계속해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업문화, 고용관계, 직업윤리나 사회구조를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 기존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네요. 자선과 기부가 도덕과 선행이라는 이면 뒤에 어떤 역학관계가 숨어있는지 지적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대공황이 시작되며 민간 자선단체들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볼 수는 없었다. (중략) 자본주의 전체의 붕괴를 막으려면 국가가 직접 나서 원조 제공, 고용 창출, 복지 지원을 해야 했다. 현대 복지국가의 형태가 다져졌고, 대공황의 가혹함을 지나는 동안 가난은 개인 탓이라는 오래된 믿음이 두 동강 났다. (중략) 기부가 아니라, 누진세와 재분배가 시대의 규칙이 되었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14~215,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비영리 단체들이 아직도 겪고 있는 갈등의 핵심은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의 수익금으로 지원받고 있지만, 그 체제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돌봐주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없이는 존립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0,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또한 이들은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보니 일반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조직원들은 후원자들에게 조직의 성공을 알리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그래서 비영리 조직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들'은 조직들이 돕는 사람들이 아니라 조직들에 자금을 대는 사람들이 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1,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하버드 대학에서 빈곤 문제를 공부한 젊은 백인 남자가 제안서로 백만 달러 보조금을 받기가 수십 년을 현장에서 일한 40대 흑인 여성이 2만 달러 보조금을 받기보다 훨씬 더 수월하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5,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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