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물건이 싼 이유가 직원들 급여를 낮춘 덕분이고 그렇게 노동자 계층의 생활수준이 올라가게 된다고 주장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8,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소매업 초창기 수십 년 동안의 특징이었던,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바탕으로 하여 사회복지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동시에 지향하는 복지 자본주의에서 일탈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회학자 피터 이캘러는 그 일탈의 결과를 '임시고용 통제'라고 한다. 즉 임시고용이라는 방식을 통해, 소매업과 다른 서비스업 고용주들은 필요에 따라 고용과 해고가 쉬운 유연한 노동력을 공급받게 되었다. 이런 노동자들은 관리자의 권위에 도전할 만큼 오래 근무하지 못할 뿐더러, 앤처럼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경우는 드문 사례가 되었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79~180,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한 여성은 우연히 동료의 세금 신고서에서 급여 차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얼핏 봤는데, 1년 차 대리였던 그 남자 직원의 연봉이 같은 직급으로 5년을 일한 자신보다 만 달러나 더 많았다. 윗선에 불평을 해봤지만, "그 남자 직원은 아내와 두 아이를 부양하는 가장이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181,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4장, 판매직까지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의 내용 중 판매직의 부분이 가장 가독성이 좋고 짜임새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어요. 이전의 교사 부분은 직업이나 산업에 대한 설명보다는 교사들의 노동권 운동과 사회주의에 대한 정치적 언급이 많아 좀 중구난방이라고 느껴져 집중이 어렵더군요.
서비스업/소매업 판매직이 주 소재이지만 사실상 오늘날 기업에 소속된 수많은 근무형태의 근로자들에게 모두 해당이 될 내용이라고 느꼈습니다. 근로강도 대비 사람들에게 낮은 숙련도로 비치는 인식, 구조적으로 감축되어 온 급여와 복리후생, 기업문화라는 핑계로 소극적 대응만 하는 기업, 직원보다 고객의 편에 서는 회사, 감정노동의 확산 등 모든 대목이 생각해 볼만하면서도 그 배경과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은화
자선 윤리의 토대는 위계 구조와 수혜자의 의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즉각적인 물질적 필요에만 응답하고 집단의 문제를 개인 선행의 영역으로 재배치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04,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자선 목적이 극빈층을 돕는 방향으로 바뀐 시점은 기독교가 나타나면서부터였다. 이때부터는 기부한 사람의 내세에 보상이 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부가 이어졌다.
이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이웃들에게 쓸모가 있게 된 셈이었다. 자선이라는 행위는 자신의 선함과 가치를 내보이는 방법이었고, 무엇보다도 불평등하게 부를 축적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법이었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06,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여전히 저는 자선과 기부가 그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 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계속해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업문화, 고용관계, 직업윤리나 사회구조를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 기존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네요. 자선과 기부가 도덕과 선행이라는 이면 뒤에 어떤 역학관계가 숨어있는지 지적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은화
“ 대공황이 시작되며 민간 자선단체들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볼 수는 없었다. (중략) 자본주의 전체의 붕괴를 막으려면 국가가 직접 나서 원조 제공, 고용 창출, 복지 지원을 해야 했다. 현대 복지국가의 형태가 다져졌고, 대공황의 가혹함을 지나는 동안 가난은 개인 탓이라는 오래된 믿음이 두 동강 났다. (중략) 기부가 아니라, 누진세와 재분배가 시대의 규칙이 되었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14~215,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비영리 단체들이 아직도 겪고 있는 갈등의 핵심은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자본주의 체제의 수익금으로 지원받고 있지만, 그 체제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고, 돌봐주어야만 하는 사람들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없이는 존립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0,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또한 이들은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보니 일반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조직원들은 후원자들에게 조직의 성공을 알리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그래서 비영리 조직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객들'은 조직들이 돕는 사람들이 아니라 조직들에 자금을 대는 사람들이 된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1,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하버드 대학에서 빈곤 문제를 공부한 젊은 백인 남자가 제안서로 백만 달러 보조금을 받기가 수십 년을 현장에서 일한 40대 흑인 여성이 2만 달러 보조금을 받기보다 훨씬 더 수월하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5,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5장의 <비영리단체>는 직업과 봉사의 양 영역에 모두 걸쳐있는 부분, 특히 기부와 도덕과 당위성의 문제로 자칫 흘러갈 확률이 높아 대화를 발전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근대까지는 자선이 빈민구제와 맞닿아 있었고 거기에는 기본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계층'이라는 시선이 깔려있었군요.
여성들의 교육과 재산축적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인정과 진출의 욕구가 봉사와 자선의 영역에서 직업으로 발전합니다. 그 과정에서 '개선여지가 있고, 일할 능력과 의지를 보이는 사람을 위주로 지원한다'는 봉사와 기부의 조건부 개념이 도입되고요. 이후 도금 시대를 거치며 재벌과 자본가가 늘어나고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눈 돌릴 수 있게끔 직원 개개인들에게는 가부장제 기반의 급여제도, 복리후생을 제공하여 개인이 '지위를 상승해 사회에 알맞는 인간이 되라'는 가치관이 형성되죠. 경제적,도덕적,사회적 책임을 국가/기업에서 개인으로 외주화 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전문화, 세분화와 더불어 1970년대 긴축과 신자유주의가 대두됨에 따라 줄어든 국가의 복지와 돌봄의 틈을 사회단체들이 맡으면서 급성장 할 수 있는 기회의 시대였고요. 문제는 자선과 기부는 거대해지고 전문화 될수록 애초에 불공정한 자본주의 체제와 도덕적 사명의 갈등이 더 깊어진다는 점, 바로 그 간극이 활동가들에게 근본적인 회의감과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 자본주의 자체가 자선이 '산업'으로서 유지될 수 있는 환경과 직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죠. 자선 사업의 목적이 개개인의 지원을 넘어 체제의 변화와 구성원들의 연대로 바뀌는 순간 체제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구조적 갈등...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 되어 기부가 영향력 있는 몇몇 유명인사와 지배계급의 아량과 선의에만 기대어야 하는 일방적인 수혜 관계로 바뀐 과정...
기부와 자선도 자본주의에서는 또 하나의 상품이 되어 기부의 결과에 사람들이 더 연연하고, 실제로 만나야 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보다 후원자들을 더 신경써야 하는 홍보단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무엇보다 개개인의 열의를 직업으로서의 필요조건으로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공감 갔고요.
개인과 직업은 같은 개념이 아님에도 우리는 종종 직업에 요구되는 후광을 개인에게까지 투사한다는 지적에서 한동안 사회이슈가 되었던 '열정페이'와 '나때는~'의 꼰대론이 떠올랐습니다. 질 낮은 근무 조건을 합리화하고 오히려 개인의 적성이나 열정부족 문제로 몰아가는 구도는 산업과 직군을 막론하고 한국에도 적용되는 개념이라 집중해서 읽었네요.
은화
큰 이상이 있으니 일을 위해 삶을 포기하라는 기대를 받지만, 그 이상이 당신을 막 대하고 있다면 그 이상을 믿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4,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비영리단체 자금 지원을 받아내는 사람들이 창업 지원을 받아내는 사람들과 꽤 닮았다는 점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펀딩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어쨌거나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인데다가, 요즘 대부분의 투자나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기술·금융 분야의 부호들이고 투자와 기부를 동일한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7,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일과 삶의 균형은 이 부문 노동 자들이 포기하기로 선택한 것이지만 그 선택이 이내 곧 자격요건으로 둔갑하리라는 것을 모르고 내린 선택이었고, 결국 쉬고 싶을 때 쉬지도 못한다. 번아웃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열정이 부족하거나 급진적이지 못하다고 재단된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8,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누군가가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한다면 일에 대한 열정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로 인해 열정적인 노동자들이 당하는 착취가 정당화된다.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29,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천재에 대한 찬가들이 예술계는 물론, 첨단 기술 관련 언론 기사, 미디어에 넘쳐난다. 결국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고, 할 수 없는 뭔가를 ‘타고났다’고 믿게 된다. 반면 누군가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는 진짜 능력은 경시된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48,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예술가를 특별하고 천부적이고 사회의 틀 밖에 존재한다고 처음 생각한 것은 르네상스 시기 유럽이었다. 부유층이 본격적으로 막대한 재산의 일부를 예술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부유한 상인들은 가족과 재산을 화폭에 담는 데 최고의 예술가를 고집했기 때문에 예술가도 고유의 명성을 누리기 시작했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52,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한때 ‘능력’ 정도의 의미를 지녔던 예술은 현재 우리가 떠올리는 순수예술과 비슷한 급으로 격상되어, 사실 배운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되었다. 따라서 예술가는 특별한 사람이었다. (중략) 돌보는 이들을 사랑해서 일하는 돌봄 노동자와 달리, 예술가는 일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예술은 더 이상 종교적 가치가 필요 없었다. 그 자체로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상품이었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54,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예술가들은 전형적인 중산층이어서 작업하며 약간의 권한과 자율성이 있기는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게다가 그들은 다른 중산층들처럼 상사가 없다는 것이 해방이라는 사고를 주입받아 왔다. 예술노동자연합의 노동자들이 깨달았듯이, 예술가들의 이런 위치가 더 좋은 대우를 주장하기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예술가들의 능력을 제한한다. ”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p.267,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