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D-29
오늘은 「슬픈 나팔수들」을 함께 읽어요. 왜 저렇게 못났을까 싶다가도 딱하고 안타까워서 또 한 번 눈길을 주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거예요.
미션 4. 8월 23일: 「슬픈 나팔수들」 작가님의 딱딱 끊어지는 단문이 너무 좋아요 ^^ (좋은 번역의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어머니의 죽음. 마치 동화처럼 자연스럽게 서술되는 죽음은 어딘가 더 비극적으로 느껴집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집안 분위기는 달라졌을까? 모임에 가려고 멋을 내던 톰이 면도날에 턱을 베고 피를 보는 장면이 뭔가 복선처럼 느껴졌는데.... 작가의 매력은 묘사력이다. 비극을 '아닌 비극'으로 희극을 '아닌 희극'으로 묘사하는 테크닉!!! 또한 소설을 정독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p 102에 '피가 식는다'라는 묘사도 눈에 띄는데, 어떨 때 피가 식는 느낌이 드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 나도 이 표현 좀 써보고 싶어서^^) 코넷이 궁금해서 영상까지 찾아보고 왔습니다. 책을 속독하는 편인데 이 책은 무척 정독하게 됩니다 ㅎㅎ
「나는 바보다」를 읽다보면 두 가지 마음이 듭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나보다. 그래서 경마장에서 슬쩍 뒤를 돌아본 멋진 아가씨가 잠시 눈맞춤으로도 반할 만큼 괜찮은 사람인데... 그걸 모르고 억지스레 더 멋있어 보이려고 과장하다가 결국엔 발등을 찍고 마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 보이기에는 내가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만나야 앞으로도 좋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왜 자꾸 가면을 쓰고 싶어지는지... 저도 종종 그럴 때가 있어서 '나도 바보다'하면서 씁쓸하였답니다.
안나님 말씀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 보이기가 정말 중요한 세상인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이 sns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바로 우리가 sns 를 통해 어느 정도는 가면?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슬픈 나팔수들>을 읽고. '케이트 누나가 시집 갈 생각을 하나?' 그날 오후 느닷없이 비드웰 바깥의 세계가 온통 거대하고 무시무시하게 느껴져 남모를 눈물이 몇 방울 맺히려는 걸 윌은 꾸역꾸역 삼켜 냈다. p.107 케이트에게서 편지를 받은 지금 윌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소년은 자연히, 스스로 뭘 어떻게 하지 않아도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는데, 그 연결은 이제 끊겼다. 윌은 둥지에서 내밀렸고 그 사실은, 둥지 밖으로 내밀렸다는 것은 성취였다. 난감한 건, 윌은 이제 소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윌은 허공에서 대롱거리는 존재였다. 발을 둘 곳이 없었다. p 137 이제 어른 남자의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서게 된 것이다. 홀로 서게 된 것이다. 어딘가에 발을 디딜 수만 있다면, 망망한 공허에서 추락하는 느낌을 이겨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른 남자의 삶'이라, 생각하면 괴상하게 들리는 말이었다. 이게 무슨 뜻인가? p.138 윌은 침대 끄트머리에 앉은 채 미소 지었다. 그때 윌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생각이 둥둥 떠다녔다. 뭔가 위안이 될 생각이던가. 그 순간 윌 앞에 있는 남자, 그 방 안 윌 앞에서 있는 남자는 실상 남자가 아니었다. 그는 과연 윌만큼이나 어린애였다. 여태 늘 그런 어린애였고 앞으로도 늘 그런 어린애일 것이었다. 지나치게 겁먹을 것 없다. 어린애들은 세상 천지 어디에나 있다. 어린애가 망망하고 공허한 허공에서 길을 잃었다면 적어도 다른 어린애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대화를 하면서 어쩌면 자기 자신과 남들의 영원한 어린애스러움에 대해 뭔가를 이해할 수도 있다. p.142
윌의 내면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심리를 잘 묘사해 놓아서 그 마음을 함께 헤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응원하게 된다.
<슬픈 나팔수>는 읽을 수록 마음이 처연해지는 단편이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뭔가, 어른이란 게 있기는 있는 건가. 인생의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간다는 것은 곡예사가 이 공중그네에서 다음 공중그네로 훌쩍 넘어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붙들고 있는 이 그네에서 결국은 양손을 떼야 다음 그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눈 딱 감고 얍! 해서 다음 그네로 넘어가지만, 그네는 그네거든요. 또 다시 진자운동을 반복합니다. 과연 케이트는 윌이 바라본 대로 성공적인 공중그네 타넘기를 한 것일까요? 케이트의 시각에선 윌도 성공적으로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간 것처럼 보이겠지요. 그래서 다들 마음 속에 남들은 몰라주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독이며 살아가나 봅니다.
오늘 읽을 단편은 호텔 방에 앉아 글솜씨 하나로 떼돈을 번 청년의 이야기, 「어느 현대인의 승리: 변호사 불러줘요」입니다. 진도가 꼭 맞지 않아도, 앞에 있는 작품들을 읽고 있는 분들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쓸 데 없이 굳이 유방이니 젖가슴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해서 글을 주목시키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문학 작품에서 유독 여성의 신체에 상징을 부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느 현대인의 승리 그 현대인이 무려 일곱장의 편지를 쓴 것에 감탄하면서 그래도 조금만 겸손했다면...하는 마음을 감출수 없네요. 고모님은 감동시켰겠지만 그외 독자의 마음은 잡지 못했을 것 같아요. 역시 얼굴을 마주한 대화가 중요해요. ㅎㅎ
미션 5. 8월 24일: 「어느 현대인의 승리: 변호사 불러줘요」 아직 책 전체를 다 읽지 못했지만 사랑에 서툰 모습의 남자 등장인물들이 주로 나오는 것 같아요 ㅎㅎ 이런 부분에서 독자들은 작가님도? 혹시? 이런 상상을 하게 됩니다 ^^ 물론 즐거운 상상입니다 저는 짧은 소설 쓰기를 공부 중인데요. 인물 묘사가 보통 힘든 게 아닌데 소설을 통해 많이 배우는 느낌입니다. 마침 오늘 모임이 있는데 이 책을 들고 가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ㅎㅎ 잘 쓴 편지 한 장으로 인해 고모님의 유언장을 되돌리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체홉의 짧은 단편을 볼 때 느끼는 쾌감과도 비슷합니다
셔우드 앤더슨은 이혼을 세 번 하고 재혼을 네 번이나 했대요. 하하. 글빛 님 말씀처럼 그도 사랑에 서툴어서 이렇게 자주 사랑을 쓰고 지우길 반복했던 걸까요?
오 !! 작가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보니 더 매력적!!!!!!
셔우드 앤더슨의 매력을 이미 알고 계셨던 분도 계시고, 이 작가를 이번에 처음 만나는 분도 계시겠지요. 앤더슨의 작품들을 조금 더 읽고 싶으신 분들께는 다음 책들을 권합니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세계문학의 숲 49권. 미국 현대 단편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셔우드 앤더슨의 대표작. 20세기 미국 문학 강의에서 <위대한 개츠비>와 더불어 가장 많이 읽히는 작품이자 모던라이브러리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영문소설 100선' 중 24위에 꼽힐 만큼 중요한 작품이다.
필경사 바틀비 - 미국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각 어권의 대표 연구자들이 엄선하고 공들여 번역한 창비세계문학. 미국 편은 모두 국내에 이미 번역 소개된 적이 있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표제작인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미국 본격문학의 걸작 단편으로 꼽히는 샬롯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 등의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창작의 한 전범이자 기준이 될 것이며, 소설 연구자들에게는 주제별 비교가 가능한 텍스트다. 2권 “죽음의 미학”은 죽음을 주제로 한 중단편 9편을 모았다.
여자시대를 가로지르고 나라를 가로질러 수준과 재미를 갖춘 작품을 한 가지 테마로 엮어낸 '테마가 있는 단편소설' 1권.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에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제임스 조이스, 중단편소설에서 최고의 거장으로 불린 D. H. 로렌스,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소재를 가진 기 드 모파상,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거성 앙드레 도텔, 중국의 대문호로 꼽히는 루쉰 등 아홉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오~~~ 감사합니다^^ 다행히 필경사 바틀비+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소장 중입니다^^
슬픈 나팔수를 읽으며 나의 20살이 생각이 났다. 안온한 가정에서 보호를 받는 나 역시도 20살이 막연하게 싫어었고 부담스러웠는데 윌은 얼마나 두렵고 불안했을까?
여러분은 비둘기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아시나요? 아니면 더없이 세련된 드레스나 개수대에 콸콸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최고급 와인을 갖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여러분도 그런 '교양'이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그런 교양」을 함께 읽겠습니다.
개수대에 쏟아버리기 전 그 와인을 얼른 낚아채고 싶었답니다. 저는 그런 교양은 없는 사람인 걸로요 ㅎㅎ 왜냐면 비둘기는 물론 뭔 소린지 알아들을수 있는 대목이 도통 없네요
미션 6. 8월 25일: 「그런 교양」 유럽인들은 너무 권태롭다고, 그 영국인은 쿡에게 말했다. 그에게는 사람들이 어떠하다는 관념이 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장소에 가면 인생도 덩달아 더 잘 풀리리라고 믿는 게 분명하다나, 그런 마음으로 유럽을 떠나 미국으로 간 이들이 한 무더기였다. 미국인들은 아직도 노상 떠돌고 있었다. 메이블과 나 같은 사람은 확실히 그랬다. p167 유희경 시인의 시 《교양 있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 물론 소설의 교양과 이 시의 교양이 다른 의미일 수 있습니다^^ ) 교양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교양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며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요? 교양을 지키며 살기에 세상은 어떤가 생각하게 됩니다.
왜소한 노인을 생각하거나 털이 깎이다 만 개 생각을 하면 자기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바보다 슬픈 나팔수들 p116,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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