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틀 게으름을 부렸네요. 유난히 슬픈 나팔수들은 읽기가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이 문장을 만났죠.
피하고 싶은 나의 현실이나 내 모습과 비슷한 것들은 게으름,회피 이런 것들로 표현되는 거였어요.
이야기들마다 프로이드의 방어기제들은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들과 만나면서 읽기전 봤던 책 소개글들이 떠오르네요.
오늘은 오전에 바쁜 일정을 마쳤고 이제 시원한 라떼 한잔을 두고 책을 펼칩니다.
[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D-29
장안나
땅콩부인
<오늘 현대인의 승리:변호사 불러 줘요>
내가 하려는 말은 말이다, 이렇게 현대성을 믿었기 때문에, 이 단어를 써도 된다면 '그러므로', 위스콘신 매디슨의 그 호텔 서재에 앉아 있던 그때 나 자신의 내면에서 묘한 대담함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p.156
편지가 낭독되자 고모님은 내게 마음이 쓰여 어쩔 줄을 모르셨다. 고모님의 얼굴이 벽 쪽으로 돌아갔고 어깨가 들썩였다. 이렇게 글을 쓰는 나 역시 감동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말기를. "딱한 청년 같으니." 고모님이 간호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고생을 덜어 줘야겠네. 변호사 불러 줘요." p.157
현대인으로서 대담하게 예술성을 발휘하여,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고모님에게 편지를 보내어 감동을 시킨 화자를, 지금 현대의 내가 보기에는 많이 거북하다^^
감자쿵야
그런 교양은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네요. 짧지마누등장인물도 누가누군지 모르겠고 말하고자 하는바가 무엇인지돼 모르겠어요

글빛
미션 3. 「나는 바보다」를 읽었습니다^^
도입부부터 흥미롭습니다. 작가는 독자를 쥐락펴락 ㅎㅎㅎ 독자 심리를 너무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청년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그맘 때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서 살짝 거짓말 ㅎㅎㅎ
그러나 작은 거짓이 어떻게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빼앗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은 늘 어렵습니다 ㅎㅎㅎ
( 시작이 조금 늦었지만 꾸준히 따라가겠습니다 )

아고라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을 작품은 「그 여자 저기 있네, 목욕 중이야」입니다.
벌써 이 책의 페이지도 반 이상 넘어갔네요. 하지만 발걸음이 조금 더딘 분들도 망설이지 말고 편하게 참여해주세요.
감자쿵야
이 글을 읽으면서 계속 이 남편이 의처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처증이 아니더라도 작은 씨앗하나가 사람을 이렇게 미치게 만들 수 있구나 싶네요.
진실을 알고싶기도 하고 모르고 깊기도 한 마음이 느껴져요.

아고라
“ 좋다, 거기, 읽고 있는 당신 역시 내가 얼간이라 생각하는군. 비웃고 히죽대는데. 나를 좀 봐라. 당신은 여기 공원을 걷고 있어. 개를 끌고 가고 있지.
당신 아내는 어디에 있나? 뭘 하고 있나?
뭐, 집에서 목욕하고 있다고 치자.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목욕하며 꿈을 꾸고 있다면 누구 꿈을 꾸지?
하나 말해주겠는데, 거기 개 끌고 가는 당신, 아내를 의심할 이유가 없을지 몰라도 당신은 나와 같은 처지다. ”
『나는 바보다』 182쪽,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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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세상 사람은 다 그로테스크해. 우린 모두 사랑을 받아야 하잖아. 그 여자를 고칠 약이 우리도 고칠 거야. 알겠지만 그 여자의 병은 누구나 앓는 병이야. 우린 모두 사랑받길 원하는데 세상은 우리 애인을 만들어줄 생각이 없으니."
오늘은 「씨앗」을 함께 읽으며 우리 마음속에 심어진 씨앗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른 생각들을 자유로이 들려주세요.

글빛
미션 8. 8월 27일: 「씨앗」
사람 목소리에 깃드는 어떤 어조에서 진정한 피로를 알게 되는 수가 있다. 그런 어조가 깃드는 것은 험난한 생각 길을 따라 생각을 해나가려고 마음과 혼을 다해 애썼을 때다. 그러다 불현듯 자신이 계속 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내면의 무언가가 멈춘다. 작은 폭발이 일어난다. p206
두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이 책에서 가장 난해한 느낌이 드는 단편
여자가 원했던 갈망은 무엇이었을까요. 정신분석 의사와 화자인 나의 대화도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이야기가 하는 것 같습니다
장안나
<그 여자 저기 있네, 목욕 중이야>
처음에는 의처증인가? 생각을 하며 내내 답답했는데 어느 순간 또 한편으로는 확인하는 것이 두려운 마음이 너무나 이해 되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날짜까지 세고 있는 그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까, 생각이 들면서도 무리해서 탐정을 이중으로 고용하는 심리는 점점 남편을 더 피폐하게 만들어 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빨리 확인해서 별일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땅콩부인
<그런 교양>
p.173-174
우리는 다들 롱먼네에 자주 갔다. 그 집에는 좋은 음식과 좋은 와인이 있었으며, 와인 코르크가 오염되었다고 하는 롱먼 아내의 말을 듣는 걸 다들 좋아했다. 그녀는 우리가 도착한 뒤 처음으로 꺼낸 병의 첫 모금을 맛보고 나면 어김없이 그 말을 했다.
메이블은 미국에 금주법이 있어서 아쉽다고 했다. 그 말로 고향 사람들을 놀라게 해 주면 좋겠다는 얘기였지만, 그러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메이블은 우리 모두가 교양을 쌓으려고 유럽에 왔고 그 교양을 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쿡과 나 그리고 다른 몇 사람이 그녀에게 그런 느낌을 전해 주려 했다.
메이블은 교양을 쌓을수록 시카고 느낌이 들어서 문제라고 말했다. 거의 시카고에 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전원 남자인 미국인 네댓 명이 우리가 묵던 호텔에서 같이 지내기 시작한 후로 메이블이 익힌 그 교양이란.
땅콩부인
어느 곳에서나 '그런 교양'은 쌓을 수 있는 것 같네요.^^
감자쿵야
잠시라도, 몇 시간이라도, 낙엽처럼 바람을 타고 이 언덕 위에서 흩날리고 싶어. 내가 바라는 건 하나, 오직 하나야.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
『나는 바보다』 p207,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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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씨앗>을 읽다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공감되었다면 상담을 받으시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마음과는 다른 행동, 아니 미처 내 마음을 알아채지도 못했는데 벌어져버리고 마는 어떤 유쾌하지 않은 반복적 상황이 있다면 억압된 무의식이 뚫고 나오고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요 ^^

아고라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살던 셔우드 앤더슨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발견되었고, 그후 가족을 버리고 시카고로 가서 전업 작가가 되었다는 건 작가 약력을 보셨을 테니 여러분 모두 아실 거예요. 오늘 우리가 읽을 「어느 낯선 동네에서」는 그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 작품입니다.
훗날 셔우드 앤더슨은 1912년의 그 일이 자신이 의도적으로 벌인 것이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전기 작가와 평론가 들은 그건 사실이 아닐 거라고, 앤더슨에게 정말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 일이 일어났던 거라고 추정합니다.
어느 낯선 동네로 떠나는 경험은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지, 그리고 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는 게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글빛
8월 28일: 「어느 낯선 동네에서」
저들은 죽음의 상징이다. 죽음은 중요하고 장엄한 것이다. 안 그런가
『나는 바보다』 228,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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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쿵야
아이가 넷이나 되는 아빠가 낯선곳, 낯선여자와 시간을 보내는걸 무슨 힐링쯤으로 여기는듯하네요
시간의춤
지난 주 금요일 퇴근길 지하철에서 제 바로 왼쪽 옆 여자 분이 <나는 바보다>를 읽고 계시더라고요. 펼쳐진 상태였지만, 테 두리에 살짝 보이는 표지 색깔을 보고 알았습니다. 내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혹시 이 방에 계신 분인가 싶어 말도 걸고 싶었지만, 저희가 읽는 진도보다 빠르게 읽고 계시기에 마음을 접었어요. 내친 김에 아고라 출판사의 책을 더 찾아 봤더니 <사물의 표면 아래>란 책에 관심이 갑니다. 무슨 일이든 하루에 15분 이상 시간을 투자해서 행동할 때 경험치가 쌓이고 시야가 더 넓어진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낍니다. 며칠 게으름 피웠지만, 다시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아고라
같은 책을 읽고 있는 두 분이 같은 지하철 안 바로 옆자리에 계셨다니 정말 놀라운 우연이네요. "세상 어느 곳에서든 두 삶의 소소한 사정이 아예 똑같은 수는 없"기에 같은 작품을 읽고도 완전히 다른 생각 을 하셨겠지만 말이지요.
저희 출판사에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책을 찾아봐주시다니 너무나 감사드려요. 그믐에서 시간의춤 님과 함께 저희 출판사의 또 다른 책을 읽게 된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시간의춤
“ 여기는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린단 말이지. 그야말로 정적이야. 친구가 그렇게 말한 건 거기서 나는 갖가지 소소한 소리가 귀에 익은 탓이었다. 친구는 그것에 적응했기에 이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 ”
『나는 바보다』 223면,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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