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D-29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을 「형제」는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의 전모"를 보여주는 이야기,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손을 뻗어보려던 이야기"입니다. 두 남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자신의 고독한 영혼을 어루만져주세요.
외로움을 핑계로 자신의.행동을 정당화 하려는듯 보여서 몰입이 안되고 반감이 생기네요.
<어느 낯선 동네에서> 우리가 낯선 어딘가를 가는 이유는 익숙한 곳을 그리워하며 돌아오려하기 위함이다. 의도치 않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갑자기 낯선 곳에 도착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처음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두려움일 것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찾아간 낯선 곳은 호기심을 일으킨다. 그 생경함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작은 솜털까지도 긴장해 있다. 작은 소리, 낡은 간판, 노인의 불편한 걸음 걸이까지 하나하나가 처음 마주하는, 익숙했던 곳에서는 듣거나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낯섦이 오히려 긴장을 내려놓고 편안해지게 만든다. 신기하지 않은가? 작은 솜털까지고 일어나서 아무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쫑긋하는데 그것이 주는 편안함이라니! 나는 낯선 골목길 걷기를 좋아한다. 익숙한 동네에서 한 번도 가보지 않는 골목길을 걷는 것. 집에 가는 10여분의 시간이라도 새로운 것을 만나고 다시 익숙한 집으로 들어가 쉼을 갖는 것이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두 삶의 소소한 사정이 아예 똑같을 수는 없다.
나는 바보다 어느 낯선 동네에서 p.229,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오늘 낯선 동네에서> p.242 '중요한 것은 내 호기심이 서서히 사그라들었단 사실이다. 나는 그 집에서 펼쳐지는 삶의 괴짜스러움을 받아들였다. 그 성질은 내가 사는 거리에서 펼쳐지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거기에 무뎌졌다.' 주인공인 철학자에게는 낯섬이 생기와 호기심을 품게 하고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리게 하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호기심이 점점 사그라들고 무뎌지면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사는 곳으로 훌쩍 떠나 낯선 곳의 낯선 삶으로 목욕을 한다.
세상 어느 곳에서든 두 삶의 소소한 사정이 아예 똑같을 수는 없다.
나는 바보다 p229,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오늘 읽을 「전쟁」은 분량은 짧지만, 강렬한 반전과 깊은 여운이 있는 작품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우리 모임도 끝나네요.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 진도가 조금 느린 분들도 편하게 참여해주세요.
짧은 영화의 프리뷰를 본 느낌. 묘사가 잘 되어있어서 영상으로 싑게 그려지네요.
「형제」 너무 고통스럽거나 힘든 기억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어떤 작용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처럼 해리를 일으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으로 살아가기도 하고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듯 살지만 기억의 어느 부분을 삭제하는 것이다. 노인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잊기 위해서 기억을 조작하기로 한 것일까? 「형제」는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위험한 일탈 행동이 주제인 듯하다. 그리고 그들의 외로움을 참 씁쓸하고 아픈 결말을 가져왔다. 억압된 욕망이
「전쟁」 아~ 짧으면 짧을수록 이해하기 어렵게 글을 쓰는 건 셰우드 앤더슨의 특징인 것 같다. 결국엔 우리 모두 그 노파처럼, 아니 독일인처럼 "그냥 날 좀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들 투성인 것 같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닉네임은 '가마니'인데 젊은 시절에 전화를 걸어온 친구가 '뭐해?' 하고 물으면 '가만히 있어.' 라고 대답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면 친구는 그래 '가마니쓰고 있어' 라면서 말장난을 했드랬다. 나를 혼자 내버려두면 좋겠어, 가만히 ^^
오늘 알라딘에 100자평을 썼습니다. 리뷰는 곧 올릴께요
무더위 속에서 위대한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하여 고뇌하는 글쟁이들의 이야기, 「우유병」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읽을 작품입니다. 이 책을 같이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전쟁> 이렇게 한 챕터씩 계획을 세워 읽으면 완독이 되는구나, 실천이 중요하구나, 느낀 시간들이었습니다. <전쟁>은 고약한 음식을 먹고 '게르만 민족이 최고다.'란 고약한 생각을 지닌 독일인이 한 무리의 폴란드 피난민들을 이끄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독일인은 한 명, 폴란드인들은 다수이니, 마음만 먹으면 독일인 한 명쯤 확 덮쳐서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폴란드 사람들도 '우린 저 독일인을 이길 수 없어.'란 고약한 생각에 경도되어 묵묵히 끌려갈 뿐입니다. 상황이 뒤바뀌는 것은 폴란드인 노파와 독일인이 실제 몸과 몸으로 힘 대 힘으로 합을 겨룬 다음이지요. 독일인은 폴란드인들이 자신을 묵묵히 따라오던 것이 자신의 힘과 권위 때문이 아님을, 폴란드인들은 이 독일인쯤은 우리가 이겨낼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독일인, 폴란드인 모두 각자의 고약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난 거지요. 생각은 생각을 키울 뿐, 생각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것은 역시 실천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것 역시 생각이네요.
<우유병> 기자 생활을 하다가 혹은 번역가로 활동하다가 소설가로 대성하는 이들을 본다. 그들은 '나는 기사문/번역문이 아니라 나의 글을 쓸 거야.' 하는 마음으로 성공적인 전직을 했을지 모르나, 그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평소 기사문/번역문을 쓰느라 글쓰기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소설도 잘 쓰게 되었을 거야.'라고들 평가한다. "기자였는데 세상에 소설을 쓰다니, 그렇게 다른 종류의 글을 쓰다니!" 이런 평가는 본 적이 없다. 광고문 속의 신선한 우유와 소설 속의 빛나는 도시는 도시의 더운 열기 속에 상한 우유로 연결된다. 어떤 글이든 현실과 유리되어서는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사내놈이 그렇지 않나. 그렇게 쌈박한 옷에는, 아가씨의 그렇게 친절한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아가씨가 조금 전에 오빠의 어깨 너머로 나를 그렇게 바라봤고 나도 아가씨에게 시선을 돌려주면서 둘 다 얼굴을 붉힌 것도 그렇고. 그런 아가씨를 맹추로 보이게 해선 안 되었다. 안 그런가? 그래서 내가 바보짓을 했다. 저질러버렸다 이거다. 나는 오히이오 매리에타에서 온 윌터 메이더스라고 날 소개하고는 세 사람에게 어디서도 듣지 못할 기막힌 거짓말을 했다.
나는 바보다 p77,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그런 여자가 있다. 일생에 딱 한 번 만나게 되는, 부지런히 움직여 기회를 붙잡지 않으면 영영 놓치고 마는, 그렇게 놓칠 바엔 차라리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게 낫다 싶은 여자. 그런 여자는 내면 어딘가에서 나온 눈길을 건넨다. 교태를 부리는 거랑은 다른데 무슨 말이냐면•••••• 그 아가씨를 아내로 맞고 싶고, 꽃과 멋들어진 옷가지 같은 쌉박한걸로 휘감아주고 싶고, 그 아가씨가 내 아이를 가졌으면 싶고, 래그타임 말고 좋은 노래를 듣게 해주고 싶어지는 그런거다.
나는 바보다 p81,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우유병」 더위에 온 동네에는 상한 우유 천지다. 밖을 나서는데 어느집엔가는 상한 우유를 창밖으로 던지며 다툼을 한다. 하얀 액체가 옷을 타고 흘러내리는 나는 당황스럽고 화나고 짜증이 날법도 한데, 정작 사고를 친 사람들은 창밖의 상황에는 관심이 없다. 더위를 피해 강가를 찾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일인가보다. 우연히 만난 그다지 반갑지 않은 지인은 굳이 집으로 끌고 들어가 자신이 쓴 글을 읽어준다. 감정이 북받쳤을 때 마구 써내려간 글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그 사람은 모른다. 진심을 담는 것만큼 좋은 글이 없다는 것을 그는 여전히 모른다. 나는 그 사람이 하찮다고 생각하며 던져버린 글이 탐났지만, 탐났지만....... 이렇게, 덕분에 2주만에 책 한권을 뚝딱 읽었습니다. 혼자라면 2주만에 어림도 없었고, 어쩌면 또다시 읽다만 책으로 남겨졌을지도 모를텐데, 그리고 이렇게 한두줄이라도 뭔가를 남기려니 책도 더 정성껏 읽게 되고 기억도 더 잘나서 의미가 있었답니다.
<전쟁> p.272 여자가 말하길 다툼을 끝낸 두 영혼이 두 몸으로 돌아갔는데 노파의 영혼은 독일인의 몸에, 독일인의 영혼은 노파의 몸에 들어가고 말았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은 독일인이 길가에 앉아 자기를 혼자 내버려 두라고 웅얼거렸다는 것, 지금은 폴란드에 있는 노쇠한 어머니가 모진 말을 해대며 밤을 헤치고 본국으로 행군해 돌아가자고 지친 동행들을 몰아붙였다는 것 뿐이다.
메이블은 교양을 쌓을수록 시카고느낌이 들어서 문제라고 말했다. 거의 시카고에 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전원 남자인 미국인 네댓 명이 우리가 묵던 호텔에서 같이 지내기 시작한 후로 메이블이 익힌 그 교양이란.
나는 바보다 p174,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났다. 사는 내내, 일이 그렇게 된 이래로 나는 줄곧 이런 모험을 떠났다. 사람은 이따금 혼자인 게 좋을 때가 있다. 혼자라는 것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두가 낯선 사람인 곳에 있다는 의미다.
나는 바보다 p226,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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