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D-29
무슨 일에 충격받고하는 단계는 인생에서 일찌감치 지나온 노파였다
나는 바보다 p22,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이 한문장이 노파의 인생을 나타내는거 같아 너무 슬프네요.
별안간 연민이 복받친 읍내 푸줏간 주인이 노파의 곡식 자루를 묵직하게 채워줬 던 것이다. 노파로서는 횡재였다. 이제 개들이 횡재했다.
나는 바보다 p26,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운수좋은 날의 한 장면 같네요.
[운수좋은날]....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ㅠㅠ 제가 생각하는 한국단편소설 중 최고의 작품인데요 감자쿵야님 말씀 생각해보니 이 소설과 교차점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짧은 단편에도 강렬함을 심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노파의 삶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져요. 숭고함? 고귀함? 사실 그런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요. 삶의 가치를 행복에 두는 저는 저 노파가 단 한순간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갔을거 같아 애통합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숭고한 삶보다 남들이 보기에 무가치한 삶이어도 행복한 순간순간을 발견하는 것이 더 가치있다 생각되네요.
그도 "분명 타고난 성정은 쾌활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 그로테스크한 세상에서 야망을 품게 된 아버지와 양계장에서 자라난 아들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을 「달걀」입니다. 오늘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요.
내가 어머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인생의 어두운 면을 보려 드는 음울한 사람이 되었다면 행복하고 즐거웠어야 할 어린 시절을 양계장에서 보냈다는 사실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바보다 p.39 달걀,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깡충깡충 이발소로 가자"라고 새된 목소리로 노래도 했다. 그러고는 멈춰 서서 확신없는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까불거리는 모습이 남들 눈에 띌까 봐 걱정됐다. 나처럼 죽음이 날마다 찾아오는 양계장에서 자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나는 바보다 p.47 달걀,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어린 시절을 양계장에서 보낸 화자가 가지고 있는 자격지심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나고 자라는 상황을 구성하는 가장 큰 환경은 부모님이다. 그러기에 내 눈에 보이는 아빠 엄마의 모습에서, 내가 나자신에게 느끼는 자부심도, 열등감도 생겨나는 것 같다. 양계장이라는 곳을 화자는 비참한 곳으로 이야기하는데, 양계장집 아들이라고 하면 내 생각으로는 그래도 잘 사는 집이라고 느껴지는데...
아버지도 분명 타고난 성정은 쾌활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으리라.
나는 바보다 37면,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쾌활하고 친절한 성정으로 '그까짓 거 인생 뭐 있나'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어슬렁거리며 살 땐 이렇지 않았다. 목표를 가지고 추구하는 순간, 족족 실패한다. 생명을 낳기보다는 죽음을 유발하는 양계장 사업, 마을의 사랑방이 되기엔 마을 자체가 없다시피한 장소에서 연 식당. 마을의 사랑방이 되어보리라, 이 구역의 엔터테이너가 되어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들어 보리라, 하는 아버지의 목표는 이루어졌다. 단 그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오늘 아침 57세의 중년 아저씨가 한 말이 인상 깊어 캡처해 두었다. "제가 살고 나서 보니까, 꿈이 있고 목표가 있으면 사람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뭔가를 추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대단히 힘든 일이에요. 아직 꿈이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못한 사람은 진짜 좋은 기회에요. 정말 편안하게 일상을 즐기면서 작은 일 하나를 즐기면 되거든요. 평생 그런 게 안 찾아왔다면 축복 받은 인생이고, 나중에라도 찾아오면 그때부터 목표를 향해서 가면 됩니다." 평생 무언가를 해내고자, 요즘 말로 J로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기억은 잃고 일의 보람과 기쁨만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최근 능력이 부치는 일을 목표로 삼게 되면서 주눅도 들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하랴, 지금껏 외면하고 미루었으나, 그 목표는 늘 내 주위를 빙빙 돌다가 급기야 코앞으로 들이닥쳤고, 이제 내겐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일만 남았다. 가보자, J!
뭔가 의욕적으로 적극적으로 해보려는 아버지의 모습과 그런 모습을 화가난 위험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손님의 모습이 영상처럼 보여요. 웃으면 안돼는데 웃기기도하고, 손님이 느꼈을 공포에 공감이 되다가 아버지의 노력이 안쓰럽다가 정말 복잡한 심경으로 읽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유리병속 괴기스런 닭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화자는 엄마의 숨겨진 소망을 이뤄냈을까요?
달걀하는 소재로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게 놀랍네요. 아버지의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정말 잘 전달되고 공감되네요. 누구나 한번쯤 저런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망쳐본 경험이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일생에 딱 한 번 만나게 되는" 운명의 여자를 만난 마필관리사의 이야기, 「나는 바보다」를 읽겠습니다. 셔우드 앤더슨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신문 배달원, 심부름꾼, 목동 등의 잡일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정규 교육은 열네 살 때 중단됐고요. 말 돌보는 일도 어린 셔우드 앤더슨이 가졌던 직업 중 하나인데, 그래서 그의 작품 중에는 '말'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아요. 그에게 말과 일은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는 한쪽이 다른 한쪽과 얼추 비슷하게 좋았다. 위에 앉아 벅찬 기분을 느끼는 것과 아래에서 잡배들을 올려다보며 더 벅찬 기분에 더 중요한 사람이 된 기분까지 느끼는 것. 이 일도 저 일도 대충 비슷하게 좋은 일이다. 자기가 잘만 받아들인다면 말이지.
나는 바보다 69면,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잡배이면서 잡배가 아닌 척하다가 내 인생의 유일한 여인을 떠나보낸 남자의 이야기
마필관리사라고 해서, 아니면 우마 운수와 배달과 창고 사업을 하는 남자 밑에서 말 돌보는 일을 하는 사내라 고 해서 다른 누구보다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아닌데
나는 바보다 p77,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그 밤은 꼭..... 손을 뻗으면 느껴질 것처럼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럽 고 캄캄하고 오렌지처럼 달콤했다.
나는 바보다 p83, 셔우드 앤더슨 지음, 박희원 옮김, 김선옥 해설
어제 일이 많아서 달걀 오늘 읽었어요. 예전에 읽었던 단편인데 다시 읽으니 또 의미가 다르네요. 아버지의 울음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산업화와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시민들의 삶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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