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뭘까

D-29
끝난 줄만 알았던 어제의 길도 마추픽추를 향해 다시 두 갈래로 뻗어 있었다. 하나는 자연의 맨살을 드러낸 원초적 산길이고, 다른 하나는 편리성이 깔려 있는 산악 철길이다. 나는 선택해야 한다. 인생이늘 그렇듯 선택은 어려운 것이며 후회를 동반하는 법이다. 나흘 동안의 산악 트래킹과 세 시간 동안의 짧은 산악열차. 무엇을 선택하든 나는 마추픽추에 도착할 것이며,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 고민하지 말자. 춥고, 힘들고, 고독한 산악 트래킹이 나에게 더 어울린다고, 그 길이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과 다르지 않다고 가슴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하는수없이 나는 산악열차에 올랐다. 하지만 산악열차도 나름의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열차는 산비탈을 끼고, 높은 산봉우리들을 바라보 며, 험한 바위를 뚫고 천천히 정상을 향해 달렸다. 특히 안데스 산맥의 하늘과 구름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열차의 유리 지붕은 하늘을 날고 있다는 환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신비의 잉카 도시, 마추 픽추에 너무나 쉽게 그리고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다는 슬픈 감정을 버린다면, 이 길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철길일 것이 다. 이처럼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자(사람이거나 혹은 환경)에 의해 결정된 길을 걸어야 할 때가 더 많다. 아니 삶의 길은 타자의 결정이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나의 주체적 선택은 거의 없었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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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소년은 꽃을 팔기 위해서 내일도 그곳에 혼자 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슬픈 건,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회색의 사막만큼이나 삶에 지쳐 있기 때문에 그 꽃을볼 수 없으며, 본다고 해도 그것이 ‘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여 소년은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매일 노란 꽃을 손에 들고 서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꽃은 무엇보다 간절한 기다림이다. 젊은 날, 나의 창가를 매일 찾아주었던 달처럼 말이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나는 그곳으로 걸어들어갔다. 아주 좁은 골목이었다. 겨우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양팔을 뻗으니 양쪽 벽에 손끝이 닿았다. 하지만 조금 더 걸어들어가자 겨우 한 명이 지나갈 정도로 좁아졌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골목은 ‘연인’의 길이라 불린다고 한다. 그렇 다면 사랑이란 둘이 몸을 부대끼며 나란히 걷다가 결국 나란히 걷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고, 누군가의 등만 쳐다봐야 하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한 사람이 나머지 한 사람을 등에 업고 힘들게 혹은 따듯하게 하나가 되어 걸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작은 골목에도 달빛은 환히 비추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등을 내어주지 못했다. 그저 앞서가는 그녀의 쓸쓸한 등만 바라보았을 뿐. 그것이 내 사랑의 종착점이었다. 아마도 브라쇼브는 내게 어두운 밤과 달빛으로 추억될 것이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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