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7.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

D-29
거의 모든 사람이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기 한참 전부터 끔찍한 병을 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병의 이름은 고독이었다.
화성 연대기 p.15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주리, 또는 몬태나주가 구름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이 안개에 둘러싸인 섬으로 졸아들고, 마침내 지구라는 행성 전체가 진흙투성이 야구공처럼 날아가 버리면, 당신은 진정 홀로 남게 되는 것이다.
화성 연대기 p.15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그는 오늘 뿌린 씨앗이 녹색 싹을 틔워 하늘을 붙드는 모습을, 가지에서 가지를 연이어 뻗어내는 모습을 상상했다. 마침내 오후의 그늘로 덮인 숲이 되는 화성을, 반짝이는 과수원이 되는 화성을.
화성 연대기 p.159,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안 돼요!"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거의 즉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발밑의 화성이 두 배 속도로 자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팽창된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억지로 폐를 움직이며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화성 연대기 p.16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나무와 풀을 심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그의 임무가 될 것이다.
화성 연대기 p.16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그는 일어나는 것을 미루며 조금 어물쩍거렸다. 지금껏 무더위 속에서 한 달을 일했으니까. 그러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드디어 자신이 온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녹색 아침이 그를 맞이했다.
화성 연대기 p.16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수많은 로켓에서 손에 망치를 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이 기묘한 세계에 깃든 모든 기묘함을 두들고 부수고 자기네 눈에 익은 모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화성 연대기 p.16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6개월이 지나자 이 벌거벗은 행성에는 지글거리는 네온관과 노란 전구로 가득한 열두 개의 작은 도시가 생겨났다. 전부 합쳐 9만여 명의 사람들이 화성에 찾아왔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화성 연대기 p.168,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토마스는 운전대에 손을 올린 채로 한숨을 쉬었다. 로켓을, 여인들을, 물을 타지 않은 위스키를, 흥겨운 버지니아 민속 춤곡을, 파티를 생각하면서. 정말 묘한 환영이었다고, 화성인은 바삐 탈것을 몰며 생각했다. 축제를, 운하를, 나룻배를, 금빛 눈을 가진 여인들을, 노래를 생각하면서.
화성 연대기 p.18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두 번째 파도는 다른 억양으로 말하고 다른 사상을 품은 다른 나라들에서 도착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로켓은 계속 미국산이었고 그 안의 사람들도 계속 미국인이었으며, 유럽과 아시아와 남미와 오스테리일리아와 여러 섬나라의 사람들은 무수한 불꽃놀이가 그들을 남겨 두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세계는 전쟁 또는 전쟁의 꿈에 깊이 파묻혀 있었으니까. 따라서 두 번째 이주민도 미국인이었다.
화성 연대기 p.18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아담은 홀로 있을 때는 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이브를 더하고 유혹마저 필요했지요. 여기다 두 번째 남자를 더하면 간통이 가능해져요. 성이라는 개념이나 사람이 추가되면서 죄가 더해진 거지요.
화성 연대기 p.188,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우리가 처음 탄생했을 때에는 뭇 동물들의 눈에 우스꽝스럽게 보였겠지요. 그러나 인간은 그 수수한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깃들었어요. 반례가 나올 때까지는, 우리도 그 불타는 구체에 영혼이 있다고 생각합시다."
화성 연대기 p.194,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깃든 인간성이 보이지 않나요?" "저는 차라리 인간에게 깃든 비인간성을 찾겠습니다."
화성 연대기 p.20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저도 이 문장 수집했어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인간성을 투영하는 게 인간의 본성인가 봐요~
저도 페러그린 신부가 나누는 대화가 인상 깊더라고요. 페러그린 신부의 말처럼 외양이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통하는 가치가 있을지.. 지능을 가질 정도의 고등생명체라면 인간처럼 자비, 사랑, 박애 같은개념을 똑같이 인간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 전 개인적으로 동식물이나 단세포 정도의 외계생명체는 있을 수 있어도 외계지성체는 없다는 주의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지성체가 있고, 그 지성체들이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인간과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요. 인간들도 사회나 국가가 유지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항상 최선을 다하고, 거짓이나 폭력적인 의도를 품지 않으며, 진솔하다는 가정 하에 신뢰를 깔고 있기 때문에 유지된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외계인들도 사회나 공동체를 이룬다면 생명존중이나 사랑의 가치를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들이 우리 눈에 너무 괴상해 보이기 때문인가요?" 페러그린 신부는 물었다. "하지만 형상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그저 주께서 타오르는 영혼을 담으라고 우리 모두에게 내리시는 그릇일 뿐이지 않나요."
화성 연대기 p.208,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아니, 그대들 같은 존재에게 교회를 지어 줄 수는 없겠지요. 그대들의 본질이 아름다움이니까요. 그 어떤 교회도 순수한 영혼의 불꽃놀이와 겨룰 수는 없겠지요.
화성 연대기 p.216,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평범한 미국인은 어딘가 이상한 존재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시카고식 하수도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 여기는 겁니다.
화성 연대기 141p,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누가 과거고 누가 미래든 무슨 의미가 있겠어. 우리 둘 다 살아 있다면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날 뿐이잖아. 바로 내일이든, 아니면 1만 년 후든 말이야.
화성 연대기 182p,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개릿. 내가 당신에게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아시오? 바로 당신이 포 선생의 책들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불살라 버렸기 때문이오. 태워야 하는 책을 정할 때도 다른 이들의 조언을 따랐겠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조금 전 이곳에 내려왔을 때부터 내가 뭘하려 했는지를 알아차렸을 테니까. 무지는 목숨을 앗아 갈 수 있는 법이라오, 개릿."
화성 연대기 289p,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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