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7.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

D-29
“글쎄요, 저라면 화성의 문명을 재구성해서 조금씩 지구와 유사하게 만들기 시작할 것 같군요. 모든 식물을, 모든 도로를, 모든 호수를, 심지어 바다까지도 재구성할 수단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겁니다. 그리고 이 정도 규모의 마을이라면, 모든 주민에게 대규모 집단 최면을 사용해서 이곳이 진짜 지구라고, 화성이 아니라고 믿게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화성 연대기 p.96,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엄마, 아빠!” 그는 어린아이처럼 두 사람을 향해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화성 연대기 p.104,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자랑스러운 화성의 운하에 연유 깡통을 내던질 때,《뉴욕 타임스》신문지가 바람에 휘날리며 고요한 회색 화성 바다의 바닥에 나부낄 때, 옛 화성 계곡 마을 골짜기의 고즈넉한 폐허에 바나나 껍질이며 소풍 도시락 포장지가 굴러다닐 때가 언젠가는 찾아올 테니까. 그럴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화성 연대기 p.11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그들이 우리가 여기 있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옛 존재는 새로운 존재의 도래를 항상 알아차리지 않습니까?”
화성 연대기 p.12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우리가 운하나 산이나 도시에 붙이는 이름들은, 하나같이 오리의 등에 뿌린 물처럼 미끄러져 떨어질 겁니다. 아무리 화성을 매만져도 우리 손길은 그 본질에 닿지 못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분통을 터트리겠죠. 그리고 무슨 일을 할지 짐작이 가십니까? 우리는 화성을 뜯어낼 겁니다. 거죽을 벗겨 내서 우리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바꿔 버릴 겁니다.
화성 연대기 p.122~12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우리는 저 운하를 록펠러 운하라고 부르고, 저 산을 킹 조지산이라 부르고, 저 바다를 듀폰해라 부를 겁니다. 그리고 루스벨트와 링컨과 쿨리지시티가 탄생하고 올바른 이름으로는 영영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겁니다. 제각기 적절한 이름이 있는 곳인데 말입니다.
화성 연대기 p.12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탐욕스럽고 정의로운 편견 덩어리들이 문명 하나를 통째로 파괴했지요. 역사는 결코 코르테스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화성 연대기 p.14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애초에 우리에게 이럴 권리가 있나? 다수자라서? 그게 해답인가? 다수자는 언제나 신성한 법이지, 그렇지 않던가? 항상, 언제나. 아주 사소한 찰나의 순간에조차 틀리는 법이 없다는 거겠지? 천만 년이 지나가도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거겠지? 애초에 다수자라는 게 뭐고, 누가 다수자를 구성하지?
화성 연대기 p.150,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나머지 세계 전체가 자기네가 옳다고 여기는 상황에서, 단 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옳을 수도 있는 걸까?
화성 연대기 p.15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헉...150p정도까지 읽고 이게 연결되는 내용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뭔가 이상했는데! ㅎㅎ
은화님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니, 1은 좀더 읽어봐야 할 것 같고요. 2. 머리 속에서 떠오른 화성인은, 소설에는 노란 눈과 길고 날렵한 자세 정도 이미지 밖에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옛날 SF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외계인 이미지가 우선 떠올랐습니다. 챗 GPT에게 이런 느낌을 얘기하니 첨부한 것과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네요. 3. 스펜더와 대장이 화성에 대해 나눈 대화들과 관련해서는, 저는 이 설정이 유럽인의 아메리카 진출/침략, 그리고 서부 개척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자세히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기존의 SF 평론에서도 식민주의 비판, 탈식민주의 관점이 다수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기 한참 전부터 끔찍한 병을 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병의 이름은 고독이었다.
화성 연대기 p.15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주리, 또는 몬태나주가 구름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미국이 안개에 둘러싸인 섬으로 졸아들고, 마침내 지구라는 행성 전체가 진흙투성이 야구공처럼 날아가 버리면, 당신은 진정 홀로 남게 되는 것이다.
화성 연대기 p.15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그는 오늘 뿌린 씨앗이 녹색 싹을 틔워 하늘을 붙드는 모습을, 가지에서 가지를 연이어 뻗어내는 모습을 상상했다. 마침내 오후의 그늘로 덮인 숲이 되는 화성을, 반짝이는 과수원이 되는 화성을.
화성 연대기 p.159,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안 돼요!"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거의 즉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발밑의 화성이 두 배 속도로 자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팽창된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억지로 폐를 움직이며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화성 연대기 p.16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나무와 풀을 심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그의 임무가 될 것이다.
화성 연대기 p.16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그는 일어나는 것을 미루며 조금 어물쩍거렸다. 지금껏 무더위 속에서 한 달을 일했으니까. 그러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드디어 자신이 온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녹색 아침이 그를 맞이했다.
화성 연대기 p.16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수많은 로켓에서 손에 망치를 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이 기묘한 세계에 깃든 모든 기묘함을 두들고 부수고 자기네 눈에 익은 모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화성 연대기 p.167,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6개월이 지나자 이 벌거벗은 행성에는 지글거리는 네온관과 노란 전구로 가득한 열두 개의 작은 도시가 생겨났다. 전부 합쳐 9만여 명의 사람들이 화성에 찾아왔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화성 연대기 p.168,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토마스는 운전대에 손을 올린 채로 한숨을 쉬었다. 로켓을, 여인들을, 물을 타지 않은 위스키를, 흥겨운 버지니아 민속 춤곡을, 파티를 생각하면서. 정말 묘한 환영이었다고, 화성인은 바삐 탈것을 몰며 생각했다. 축제를, 운하를, 나룻배를, 금빛 눈을 가진 여인들을, 노래를 생각하면서.
화성 연대기 p.18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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