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나이프

D-29
사랑이냐, 가족이냐? 사랑을 택하느냐, 가족으로 돌아가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선택하기 어렵다. 사랑이냐? 가족이냐?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중년 부인이 불륜을 저질러 지금까지의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가족으로 돌아갈 것이냐? 그 당시 자기 판단에 따르면 되는 것 같다. 용단한 쪽으로 용감히 가는 것이다. 사랑과 가족 중 지금 중요하지 않은 건 없지만, 다만 그때 자신의 선택대로 지금 책임져야 하는 건 있다. 내 의견은, 자기 기질 대로 해서 자아를 실현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그게 가족이건, 사랑이건. 가족이냐, 사랑이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통해 자기를 현재 온전히 구현하느냐가 핵심이다. 자기 인생은 자기 것이고, 그 책임도 온전히 자기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적 관념은 버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후회가 더 이상 없게. 우리나라는 가족이 대세(大勢)를 이루고 있다. 가족 이데올로기의 힘이 대단하다. 뭐든 가족으로 향하고 있다. 기승전 가족으로 결국 귀결(歸結)된다. 왜냐면 그걸 다수가 원하고 욕을 가장 덜 먹기 때문이다. 홍상수 감독은 여배우 김민희와 사랑을 택했지만, 그래서 그의 작품들이 한국에서만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이유는, 한국은 가족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 작품에선 대개 사랑이 이긴다. 가족은 흔한 것이니까 그건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덜하다. 너무 흔한 건 일일 드라마에서나 먹히지 예술 작품에선 그렇지 않다. 아마 사랑이 더 가족보다 인류 보편적이기 때문이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논란에서 벗어나 시간이 흐르면 아마도 사랑을 택한 게 예술 부문에서 더 알아줄 것이다. 큰 흐름에 감히 반기를 드는 게 더 힘들고 인간으로서 더 알아주기 때문이다. 주류에 대들고 새로운 걸 개척하는 것을 더 쳐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예술 작품 같은 것보다 가족을 더 중히 여긴다.”라고 생각하면, 홍상수를 욕하고 자기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안주하면 된다. 그렇지만 그런 사회적 평가를 떠나 자기가 그때 하고 싶은 대로, 마음이 향하는 대로 가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최종적으로 후회를 덜 한다. 그게 자기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면, 더욱. 그 판단 기준은 오로지 자기 구현이다. 나는 내 인생 살고, 남은 또 각자 좋을 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각자의 인생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 자기를 구현했든 못 했든, 인생에서 그의 길 자체는 감히 평가되어선 안 된다. 사랑과 가족 ● 가족으로 돌아가면 예술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지지할 것이다. 그건 자기도 가족을 택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사랑을 택하면 시대적 저항은 받겠지만, 예술적인 평가는-논란이 사그라지면-제대로 받을 것이다. 그런 게 더 영화 소재(素材)거리로 더 높게 평가받는다. 그 이유는 주류에 반하고 더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 그때 가족과 사랑 중, 어느 게 더 자기를 실현하는지 판단해 용감하게 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게 자기 인생에서 더 나은 판단 같기는 하다. 자기 인생은, 남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가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인생이라면, 각자의 인생은 그 자체로 값을 매길 수 없다.
틀릴 수도 있지만 지금 내 판단으로 확실하게 구분하는 걸, 명료하게 분별하는 걸 나는 좋아한다.
직장 생활에서 자기가 맘대로 한 사람은 생각 나 나중에 퇴직해서도 만나려고 한다. 그런데 당한 사람은 상처만 생각 나 그를 다시는 대갠 안 보려고 한다. 그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 마음은 정반대일 수 있다.
안 그런 척하지만 실은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걸 난 밝히는 글에 흥미가 있어 계속 그런 글을 멈춤없이 쓸 것 같다. 인간의 실상을 밝히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 정리되어 있으면 그 어떤 주제도 막힘없이 필설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면 작가의 단 한 줄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잇다. 글도 솔직히 빈익빈부익부이다.
일에 빠져 거기서 최대 행복을 맛보며 인생을 보내는 좋을 것이다. 자기만 원한다면. 누구나 평가는 못한다. 사는 모습은 다 다르니까.
사람 마음은 같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직장 생활에서 자기가 주도해서 맘대로 한 사람은 생각이 나서 나중에 퇴직해서도 그를 다시 만났으면 한다. 그런데 당한 사람은 상처만 생각 나서 그를 다시는 대갠 안 보려고 한다. 그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 마음은 정반대일 수 있다. 한 사람은 좋은 인상으로, 한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은 안 보는 게 나은 인간으로. 아마 인간 감정 총량은 같은데, 누군 80%를, 누군 20%만 차지해 그런 것 같다.
안개 흐릿한 안개. 사물을 베일(Veil) 속에 넣는다. 미망(迷妄) 속에 나를 가둔다. 인생 항로(航路) 같기도 하고 사람 마음 같기도 하다. 오리무중(五里霧中) 안개, 인생이어서 답답하고 불안하다. 거기서 벗어나거나 안개를 걷어내 그 실체를 보고 싶다. 그러나 실체는 다시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흐릿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기도 하고, 그곳을 벗어나 뭔가 명료함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런 작업이 활력을 준다. 현실에서 이상으로 옮기려는 노력이다. 안개는 곧 걷힐 거라는 기다림과 현실의 간난(艱難)으로부터 언젠가는 벗어나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고. 모호한 것을 더 좋아한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아서다. 너무 적나라한 건 싫다. 다 보여 뻔한 천하(天下)는 지루하고 질린다. 물도 안개처럼 흐릿해야 숨을 곳도 있고 물고기도 사는 법이다. 물풀 그늘과 탁(濁)함이 물고기를 안심시킨다. 그래야 맑은 양지로 나올 용기도 생긴다. 누가 오면 안 보이는 곳으로 다시 사라질 수 있어서다. 안개 속에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하고 인생은 닮은 것 같다. 알 듯하면서도 다시 저 멀리 도망가는 게 인생이다. 안개도 걷히는 듯하다가 순식간에 다시 몰려오기도 한다. 자기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동시에 외로워 남과 어울리려 밖으로 오랜만에 외출한다. 뭔가 설레, 발걸음이 가볍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고, 모를 것 같으면서도 아는 그런 모습이, 안개(Mist)와 인생(Life)을 닮은 꼴로 만든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1967년 발표한 정훈희의 「안개」를 다시 듣는다. 안개 ● 안개는 인생을 닮아 흐릿하다. ● 우린 그 모호함에도 그게 곧 걷힐 희망을 품고 산다. 활기가 돈다. ●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안개와 인생은, 그 자체가 아름답고 신비롭다.
뭔가 논리가 맞아야 하고 해서 추리 소설은 쓰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일본 따라가려면 추리소설에선 멀었다. 일본 AV가 발달해서 여기에 어림도 없는 한국하고 같다.
일본 음식은 우선 작고 짜고 상당히 달다.
방위 받은 인간이 군대 얘기를 더 살감나게 하고 군대에 절대 안 갈(확인이 안 되니까) 여자들 앞에서 축구한 얘기로 허세와 무용담을 늘어놓은다.
사기 같은 것도 과거를 얘기해서 그 과거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 쓸 때의 그 상황과 자기 생각이 반영되므로 글 쓸 때 그 시대상황을 아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역사서는 그 사람의 생각과 글 쓸 때의 그 상황 파악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사기(史記) 같은 것도 과거를 얘기해서 그 과거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 쓸 때의 그 상황과 작가의 생각이 반영되므로 글 쓸 때 그 시대 상황을 아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길게 쓴 글은 어느 정도 논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처럼 잛은 글은 논리가 오히려 방해된다.
뭔가 골똘히 생각할 때면 이런 표정이 되는 모양이다. 남들이 아주 쓰는 이런 식상한 표현은 안 쓰고 싶다.
아무도 감히 못하는 자기만 하는 게 있다. 그걸 살리는 게 잘 사는 비법이다. 그러니까 즐기는 거다. 즐기는 자를 따를 자는 또 없다.
시처럼 짧게 쓴 글은 논리가 안 맞고 비약을 아주 심하게 해도 괜찮다.
친구 간에 라이벌 의식과 질투가 나서 상대 남편과 바람이 날 수도 있다. 사랑도 아니고 그저 친구를 회롭히는 게 목적이다.
대개의 여자는 남편을 그냥 장식품이나 돈 대주는 인간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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