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나이프

D-29
일본 여자들이 돈만 알고 그저 자기만 육체적으로 사랑해주는, 자기 욕구 불만만 채워주는 남자를 원하는 것으로 많이 나온다. 여자들이 이렇게 무서운 존재인가. 그렇다면 사람도 아니다.
세상 일은 안 그런데 추리소설은 대개는 권선징악이다.
여자는 모성애와 연애하는 여자가 있는데 대개 연애하는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남자와 돈만 원한다. 그냥 둘만 제대로 있으면 된다.
아주 어릴 땐 동물처럼 군다. 그러다가 초등학생 땐 교과서대로 한다. 차츰 사회화 되어 간다. 늙으면 그게 조화되거나 다시 동물처럼 되는 인간도 있다. 애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위주다 나는 적어도 입말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글말에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해지려고 노력한다. 그건 내가 글말을 많이 좋아해 그럴 것이다. 인간은-아무리 좋게 표현하려고 애써도-결국 자기 위주다. 전엔 매표소를 ‘표 사는 곳’이 아닌 ‘표 파는 곳’이라고 했다.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사람을 살리는 기계를 제세동기라고 했다. 요즘 헬스장이 토요일과 휴일엔 대개 밤 8시까지만 한다.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정작 평일이 아니라 모처럼 휴일에 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찍 끝나 가보면 문을 닫아 주변이 을씨년스럽다. 그런 건 다 자기 위주여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렇게 자기 위주로 너무하는 독재자는 사형당하거나 감옥에 가듯이, 너무 자기 위주로 하면 항의(抗議), 저항을 받게 되어 있다. 그래서 파 사는 곳, 자동심장충격기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전문 분야일수록 자기들 위주로 알 수 없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옛날에 한문(漢文)만 써서 백성들이 글을 모르게 한 것과 같다. 법률 용어는 어느 정도 바뀌고 있지만, 의학 용어는 점점 더 자기들 위주로 쓰고 고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한글로는 마땅히 번역이 안 된다는 거다. 방송 드라마에서 그걸 더 부추긴다. 아예 화면 밑에 용어 설명이 따로 나오는 데 모르면 말고 식으로 그 화면조차 금방 사라진다. 스토리 전개에 방해만 되기도 하고 그래도 안 할 수 없으니까 형식적으로 한다는 느낌이다. 꼭 “설명해도 너희가 알겠냐?” 하는 식 같아서 아주 기분이 나쁘다. 그렇게 되면 환자는 의료사고 소송에서 매번 지고 의사들은 사고를 저질러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영업하게 되는 것이다.
좀 살아야 삶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윤곽(결론)이 드러나 인생에 대해 기록할 수 있다. 안 그러면 진실이 아닐 수 있다.
제습기가 코감기를 유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치정 사건으로 살인이 일어난 것인데 그것에 초첨을 안 맞추고 가정사에 더 초점을 맞춰 독자의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잠자코 있던 하야마가 입을 열었다. 이런 식상한 표현도 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책을 안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이런 식상한 표현도 종종 써야 한다. 남에게 보이는 글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둘이 얼굴을 마주 보는 건 그 일어난 사실을 알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할까와 굳이 말 안 하고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때 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소설에 아직도 가정에서 휴대폰이 아닌 전화기를 사용하고 팩스를 사용하고 도장을 사용한다. 잔엔 일본이 CD 등 먼저 개발했는데 왜 지금은 아날로그를 고수할까? 알 수 없는 나라다. 이 나라는 우선 실패를 줄이는 것부터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일단 내수가 한국보다 단단한 것도 그 이유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와 생활 패턴이 비슷하고 추구하는 가치, 즉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을 훨씬 선호한다.
열차 사이에 발이 빠지는 사람은 대개 여자들이다. 늙은 여자가 아닌 젊은 여자들도 그런다. 왜 이렇게 여자들은 힘이 약한 걸까. 원래 그런가, 그런 척하는 건가. 힘이 장사인 남자들은 이해가 안 간다. 왜 열차 틈에 발이 빠지나?
교제 살인 교제 살인에서 사랑한다며 여자를 죽이고 자기도 자살해 같이 죽는다. 다른 남자에게 가거나 전 같지 않게 이젠 나를 외면하는 여자를 보느니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는 것이다. 너무나 사랑해 죽음도 같이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헤어지느니 죽음으로 영원히 같이 있자는 것이다. 그런 것도 있지만, 감히 나를 싫다고, 한 여자가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것이다. 자기를 무시하고 그런 모욕을 받으면서까지 살 수 없어 죽이는 걸 택한 것이다. 한때는 자기를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이젠 나를 속이고 배신해 다른 남자를 좋아하다니,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그 모습이 자꾸 어른거려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이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식음을 전폐(全廢)한다. 질투심이 발동하고 자기를 모욕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마치 자기를 갖고 놀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년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라는 결심이다.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진짜는 사랑이 아니라 자기만 너무 생각한 나머지 일어난 일이다. 남은 자기 맘대로 안 되는 것이고, 인간의 마음은 반드시 변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다가가면 도망가는 게 인간이다. 즉,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너무 바라며 집착하면 될 것도 안 된다. 그냥 놓아버려야 바라던 게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아예 거기서 이제 발을 떼고 자기 할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그건 하나의 나를 스쳐 지나간 이야기, 한 조각 기억일 수밖에 없다. 더 살아봐야 한다. 그래야 알 수 있다. 그러면서 그 인생 요소의 느낌을 기록하는 재미로 사는 것이다. 사랑도, 죽일 만큼 힘든 사랑도 지나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남은 내 맘 같지 않고 그는 다른 마음을 갖고 있다. 그게 일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원래 한쪽만 더 좋아하는 게 정상이다. 내가 좀 더 좋아한 경우라고 치고 하나의 내 삶의 한 조각, 아끼는 에피소드로 여기고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여자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남녀관계만 특별한 것도 아니다. 다른 인간관계하고 같다. 친구 간에도 좋아했다가 싫어지는 경우도 있고, 처음엔 별로였으나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이 내 가슴 한구석에 영원히 자리하고 있어 그걸 그리워하며 사는 것도 인생의 쏠쏠한 재미일 수 있다. 보다, 너그럽고 넉넉한 따스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내 마음이 중요하듯이 상대의 마음도 알아주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더 살아봐야 안다. 광란(狂亂)과 질풍노도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실은 이런 건 한때고 잔잔한 일상이 인생의 대부분이다. 남에게 무시 받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며 사는 것이다. 시간과 관조(觀照)와 기록과 그것에 대한 의미 성찰이 한때의 요란한 사랑을 잠잠하게 잠재울 것이다. “내게, 그런 사랑도 있었노라.” 「메밀꽃 필 무렵」허생원의 사랑처럼, 제천 장날, 제천역전에 즐비한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며 한때나마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을 안주 삼아 상대에게 들려주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도 있는 것이다. 허생원은 그 사랑을 마음 한구석에만 간직하고 체념하며 살았지만, 봉평장으로 향하던 동이가 혹시 그 사랑의 결실이 아닌가, 하는 복선(伏線)과 함께 봉평 들판의 메밀밭을 시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미스터리는 너무 반전을 넣으려고 하니까 이야기가 현실성이 없고 부자연스러운 면도 많게 된다.
일부일처제 일부일처제는 남자들이 만든 것일 수 있다. 남자는 자식이 자기 자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믿지만, 여자는 자기 뱃속으로 나았으니 확실히 자기 자식임을 안다. 여자가 남자를 많이 거느리면 남자 입장에선, 누구 자식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그나마 그걸 못 하게 하려고 한 남자만으로 살라고 만든 것 같다. 그걸 지키려고 그걸 어기면 여자에게 조리돌림을 시키고 마녀사냥을 한 것이다. 뭐든 다 이유가 있다.
여자는 사랑으로 살고 그리고 돈과 명예로 산다. 현실적인 이유로 그냥 산다.
안 좋은 소식은 남의 안줏거리 입방아에 오르기만 한다. 그런 할일 없는 인간들에게 왜 그런 기회를 주나?
나는 내가 쓴 글에 달린 댓글을 아예 안 본다. 좋은 것이건 안 좋은 것이건 안 본다. 그것에 구애 없이 나는 내 글만 쓸 뿐이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남에게 가해를 저지르는 것을 정당화하는 인간들이 많다. 초강대국 미국도 그러니 모든 인간이 다 그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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