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여자가 임신 중에 놀라운 평화를 발견한다. 즉, 자기들이 정당화되었음을 느낀다. 그녀들은 늘 자신을 관찰하고, 자기 몸을 탐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자기들의 사회적 의무감 때문에 감히 자기 몸에 지나치게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그녀들은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 자기의 안녕을 위해 하는 것은 모두 아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노동도 노력도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다. 자기 이외의 일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가 품고 있는 미래에 대한 꿈은 현재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녀는 삶을 기분 좋게 영위하기만 하면 된다. 휴가 중인 것이다. 그녀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녀의 배 속에 있고, 그것은 그녀에게 완벽한 충만감을 준다. ”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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