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작품들 속 여성들은 격앙된 절망과 히스테릭한 발작을 자주해서 왜 일까 했는데 자신의 것이 없이 기생적 존재의 위치 속 자기 존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ㅜㅜ
[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D-29

거북별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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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고방식을 보여 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지난 세기말에 경찰이 어느 매음굴에서 열두서너 살 된 두 창녀를 발견했다. 소송이 있었고 그녀들이 증언했다. 자기의 고객들에 대해 진술했는데, 그들은 상당한 지위에 있는 신사들이었다. 한 소녀가 신사의 이름을 대려고 입을 열었다. 검사는 “점잖은 분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시오!”라고 말하며 황급히 발언을 중지시켰다.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은 신사는 어린 소녀의 처녀성을 빼앗았어도 여전히 신사였다
반면에 보편적인 윤리 지대에 접근하지 못한 소녀 – 사법관도, 장군도, 위대한 프랑스인도 아닌, 단지 한 소녀에 불과한 – 는 자기의 도덕적 가치를 섹슈얼리티라는 사소한 지대에서 내걸고 있다. 그녀는 타락한 여자이고 탈선한 여자이며 감화원에 들어가야 마땅한 불량소녀다. 남자는 많은 경우, 여자와 공모해 자기의 체면은 더럽히지 않은 채 여자에게 치욕스러운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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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모든 부도덕한 행위의 결과를 여자에게 떠맡기고 있다. 점잖은 신사들이 사는 화려하고 건전한 궁전을 위하여 하수구 역할을 하는 것은 창녀만이 아니라 여자들 전체다. ”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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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픈 글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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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은 자기들에게 다른 어떤 출구도 열려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남자 역시 돈이나 출세에 ‘관심을 둔다.’ 그러나 남자는 자기의 일을 통해서 그것들을 획득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 여자에게는 기생적 역할만 부여되었다. 기생하는 모든 사람은 필연적으로 착취자다. 여자는 인간의 존엄성을 얻기 위해, 먹고 즐기고 아이를 낳기 위해 남자가 필요하다. 그녀는 성적 서비스를 통해서 자기의 이익을 확보한다. 그리고 그런 기능에 갇혀 있으므로 철저히 착취의 도구가 된다. ”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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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단지 제공된 것, 즉 먹이가 되어야만 한다. 남자는 여자가 그 먹이를 자기에게 자유로이 넘길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침대에서는 쾌락을 느껴야 하고, 가정에서는 진심으로 그의 우월성과 장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그녀는 복종하는 그 순간에 독자성이 있는 체해야만 한다. 다른 때에는 그녀가 적극적으로 수동적인 역할의 연극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자기에게 일상의 빵을 보장해 주는 남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언쟁과 눈물, 사랑의 격정, 신경 발작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이익 때문에 받아들이는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거짓말을 한다. 남자는 여자가 자기의 지배력과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는 연극을 하도록 장려한다. 그런데 여자는 자기의 은폐 능력을 역이용한다. 이렇게 해서 이중으로 달콤한 보복을 한다. 남자를 속임으로써 개별적인 욕망을 만족시키고, 남자를 우롱하는 쾌감도 맛보기 때문이다. 아내나 창녀는 자신들이 느끼지 않는 관능의 희열을 느끼는 체하면서 거짓말을 한다. 그런 다음에 그녀들은 애인이나 여자 친구들과 함께 속아 넘어간 남자들의 순진한 허영심을 재미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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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여성들을 이런 제한된 삶을 살도록한 남성들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웠나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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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이나 프랑스의 식민지 경영자들 역시 흑인이 소매치기에다 게으른 거짓말쟁이기를 바란다. 그러면 흑인이 자기의 무능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억압자 쪽에 정당한 권리를 부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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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유럽 식민지 개척시대와 우생학 ,계몽주의 , 개신교의 선교활동들이 같이 발전된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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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황홀해하며 “남자다!”라고 말할 때, 그녀는 남자의 성적인 정력과 그녀가 감탄해 마지않는 남자의 사회적 유능함을 동시에 상기시키고 있다. 두 가지 안에는 모두 같은 창조적 지배력이 표현되고 있다. 그녀는 남자가 위대한 예술가나 사업가나 장군이나 지도자일 때, 반드시 정력적인 애인일 것이라는 상상을 한다. 즉, 남자의 사회적 성공에는 언제나 성적 매력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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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사회적 성공에는 언제나 성적 매력이 따른다
슬프네요~ 기생으로 존재할 경우 취할 수 밖에 없는 삶의 방법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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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암컷’은 수컷을 자기의 도구로 만들려고 시도하지만, 그렇게 해서 수놈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다. 수컷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암컷은 수컷의 마음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여성은 우상이 되고 싶어서 자기를 숭배자들의 노예로 만든다. 그녀는 오로지 남자에 의해서만 그리고 남자를 위해서만 옷을 입고 살아가고 숨을 쉰다. 사실 나르시시스트 여자는 창녀와 마찬가지로 의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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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암컷마저도 이런 시선으로 볼수 있다니!! 사고의 방향과 폭이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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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도 그들 인생의 어떤 때에 정열적인 연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위대한 연인’이라 규정할 수 있는 남자는 한 명도 없다. 아무리 격렬한 정열 속에서도 남자들은 결코 자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 비록 연인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그녀를 소유해 자기의 부속물로 만드는 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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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남성들에 대한 설명이 분노를 일으키고 놀랍습니다 그런데 좋은 남성들도 많을텐데 그들과 <제 2의 성>을 같이 읽으면 어떤 해석과 감상을 펼치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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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애인의 눈이 잠시 다른 여자에게로 향하면 그녀는 화를 낸다. 반면에 그가 낯선 남자를 오랫동안 쳐다본 여자를 채근하면 그녀는 소신 있게 이렇게 대답한다. “그것은 달라요.” 그녀의 말이 옳다. 여자가 쳐다본 남자는 그녀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 증여는 여자의 육체가 먹이가 되는 순간에만 비로소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편 남자가 탐내는 여자는 곧 갖고 싶고 바람직한 물건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무시된 여자 연인은 ‘평범한 점토로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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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여자에게 독신녀라 하더라도 자기 집 내부에 대해 신경을 쓰도록 강요한다. 도시에 새로 부임해 온 관리는 쉽게 호텔에 묵을 수 있지만, 여자는 ‘자기 집’에서 살려고 애쓸 것이다. 그녀는 자기 집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자의 집에서는 당연해 보이는 소홀함이 그녀의 집에서는 용인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가 몸치장이나 가사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도록 자극하는 것은 단지 여론에 대한 걱정 때문만이 아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진정한 여자로 머물러 있기를 욕망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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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10월 책 <금각사> 모임도 슬슬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준비 중이니 참여 신청 해주세요. (비밀번호는 1월, 2월 모임과 마찬가지인데요, 10월이라 자릿수가 늘어나 헷갈리실 수도 있겠네요. "10"월 모임이 두 번 반복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03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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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적인 여자는 체념보다는 투쟁을 택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명백하다. 모든 살아 있는 문제는 죽음 속에서 침묵의 해결책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살려고 애쓰는 여자는 자기의 의욕과 욕망을 땅에 묻어 버린 여자보다 더 분열되어 있다. ”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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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배주의의 결과, 여자는 보잘것없는 성공을 쉽사리 달게 받아들인다. 목표를 감히 높게 잡지 못한다. 피상적인 교육을 받고 직업에 진입하므로 야심을 아 주 빨리 제한한다. 그녀에게는 종종 자기가 생계를 꾸려 간다는 사실이 상당히 큰 공적처럼 보인다. 다른 많은 여자처럼 자기의 운명을 한 남자에게 맡길 수도 있었다. 계속해서 자립하려면 그녀에게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은 자부심을 느끼게 하지만 그녀를 소진시켜 버린다. 일단 무언가를 하겠다고 선택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아주 많은 일을 해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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