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D-29
여성들도 오랫동안 심한 차별과 핍박의 역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변화시킬 '우리'가 없었는데 이는 그들의 역할이 남성들 과 얽힌 가족과 혈연관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처럼 여자가 자기를 주체로서 주장하지 않는 까닭은 그렇게 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고, 상호성을 세우지 않은 채 남자에 결부시키는 필연적 관계를 느끼기 때문이며, 흔히 타자의 역할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여자? 아주 간단하지”라고 단순한 표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한다. “여자란 자궁이고, 난소이며 암컷이다. 여자를 규정하는 데, 이 말이면 충분해.”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암컷’이란 수식어는 모욕 같은 울림을 갖는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시몬느 드 보봐르의 글이 멋진걸까요? 번역이 멋지게 잘 하신걸까요? 어떻게 이런 느낌을 내는지 신기합니다~
암컷’이란 말이 경멸적인 이유는 여자의 동물성을 강조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를 그녀의 성性 안에 가둬 놓기 때문이다. 이 암컷이란 성이 남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짐승들에게조차 무시할 만하고 적으로 보인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비둘기는 암수 둘 다 모이주머니 속에다 일종의 우유를 분비해 새끼들에게 먹인다. 아비가 양육의 역할을 하는 경우에, 다시 말해 아비가 새끼들을 위해 헌신하는 동안에는 정자 형성이 중단된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므로 수컷은 생명의 새로운 형태를 일으키는 충동을 더는 갖지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은 부러워서 선택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양육을 수컷이 담당할 수 있다면 아이를 낳고 부부가 서로 싸우지 않을텐데요~^^
앞에서 이미 보았듯이, 종에 동의한 전면적 희생 때문에 암컷이 크나큰 특권을 누리는 곤충들에서조차도 수정을 부추기는 것은 보통 수컷이다. 어류의 경우에 흔히 수컷은 그 존재와 접촉만으로도 암컷이 산란하도록 자극한다. 양서류는 수컷이 암컷을 자극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는 경우는 특히 조류와 포유류에서다. 암컷이 무관심하게 수컷을 견디거나 수컷에게 저항까지 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암컷이 도발적이고 쾌히 응한다 할지라도 어찌 됐든 암컷을 잡아채는 것은 수컷이다. 결국 잡히는 것은 암컷이다.
생물학적으로 봐도 여성은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일까요??
여자들은 적에 대항해 방어하고, 자신과 자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전사들의 보호와 남자들이 종사하는 사냥과 낚시의 산물이 필요했다. 당연히 어떤 산아제한도 없었고, 자연이 다른 포유동물의 암컷에게 하듯 여자에게 불임 기간을 보장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여자들은 반복되는 어머니 역할로 인해 대부분의 힘과 시간을 소모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자들은 자신이 낳은 아이들의 생명을 보장할 능력도 없었다. 이 점이야말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온 첫 번째 사실이다. 인류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여자에게 내려진 최악의 저주는 이러한 전사들의 원정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생명을 낳음으로써가 아니라 목숨을 거는 행위를 하면서 인간은 동물보다 우위에 서는 것이다. 인류 안에서의 우월성이 아기를 낳는 성性이 아니라 죽이는 성에게 부여된 것은 그 때문이다. -
그러나 부족의 우두머리가 여자 족장이나 여왕이라고 해서 결코 여자들이 지배자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만 한다. 러시아의 카테리나 여제의 즉위는 러시아 농부 아내들의 운명을 조금도 개선시키지 않았다. 여자가 비천하게 사는 일은 흔했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슬픈 내용입니다~ㅜㅜ 그럼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좀 나아질까요?
타자와 여자의 이러한 양면성이 여자의 이후 역사에 반영되게 된다. 여자는 오늘날까지 남자들의 의지에 복종하게 된다. 그러나 이 의지는 모순된 것이다. 왜냐하면 완전한 병합을 통해 여자는 사물의 위치로 추락하게 될 터인데, 남자는 자기가 정복하고 소유한 것에 자신의 품위를 입히려 하기 때문이다. 타자는 남자의 눈에 약간의 원시적 마법을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아내를 하녀인 동시에 반려자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남자가 해결하려고 애쓰는 문제들 중 하나다. 남자의 태도는 수 세기 동안 진전될 것이고, 이것은 또한 여성의 운명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임신한 여자를 죽이면 자유민 남자를 살해한 것보다 네 배나 높은 처벌을 받았다. 임신 능력을 증명한 여자는 자유민 남자보다 세 배의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여자가 더는 어머니가 될 수 없으면 모든 가치를 상실한다. 만일 여자가 노예와 결혼하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부모가 그녀를 죽여도 부모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건 여성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암컷 소와 같은 대우 아닙니까??
주앵빌Jean de Sire Joinville(1224년경~1317)62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다미에트에서 매춘부들의 막사가 왕의 막사와 인접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프랑스에서 샤를르 9세와 18세기 오스트리아에서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시도했으나 역시 모두 실패했다. 사회의 조직이 매춘을 필수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후에 쇼펜하우어가 “창녀들은 일부일처제의 제단 위에 바쳐진 인간 제물이다”라고 거창하게 말한다. 그리고 유럽의 도덕역사가인 레키W. E. H. Lecky(1838~1903)도 같은 생각을 표명한다. “악덕의 최고 유형인 창녀들은 미덕의 가장 적극적인 수호자들이다.” 매춘부의 상황과 유대인의 상황은 당연하게 비교되었다. 매춘부들은 자주 유대인과 동일시되어 왔다. 즉, 고리대금업과 돈의 뒷거래는 혼외 성행위와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가톨릭교회에 의해 금지된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금융투기꾼이나 혼외의 사랑 없이 지낼 수 없고, 이러한 직능은 저주받은 계급에게 할당된다
시몬느 드 보봐르는 예전부터 자주 들은 분이지만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합니다^^;; 그런데 아직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이고 총체적인 여성의 조건에 대한 분석이 놀랍습니다 이 작가님만큼 여성에 대해 광범위하고 논리적이고 설득적으로 잘 풀어놓으신 분이 또 있으실까요??
도덕적이고 섬세한 천성은 여자를 노예로 고통스럽게 만드는 수단이 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여성에 대해 제기되는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는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여자의 재생산 역할과 생산노동의 조화다. 인류 역사 시초에서 여자를 가사노동에 헌신하도록 하고 세계 건설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 근본 이유는 여자가 생식 기능에 예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 암컷의 경우에는 체력 소모를 방지할 수 있는 발정과 계절의 주기가 있다. 반면에 자연은 사춘기와 폐경기 사이의 여자에게 수태 능력을 제한해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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