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D-29
매춘의 실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하지만 이 글만 보아도 그들의 비참한 삶이 느껴진다~ㅜㅜ
그러나 미모라는 것은 근심거리이며 부서지기 쉬운 보물이다. 고급 창녀는 시간이 가차 없이 망가뜨리는 자기 육체에 단단히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노화에 대한 투쟁은 가장 처절한 모습을 띤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미모가 뛰어난 것과 평범한 외모 중 누가 더 행복할까 문득 궁금해진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얼마나 노예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녀들의 육체는 더 이상 그녀들의 것이 아니다. 제작자는 그녀들의 머리 색깔, 몸무게, 몸매, 유형까지도 결정한다. 뺨의 곡선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녀들의 치아까지도 뽑는다. 다이어트, 체조, 의상, 화장은 일상적 고역이다. 사생활의 완전 공개라는 명목으로 외출은 물론 연애까지도 폭로된다. 이제 사생활은 공적 생활의 한순간에 불과할 따름이다
어쩌면 자기 몸만을 넘겨 주는 매춘부는 인기를 직업으로 하는 여자보다 노예 상태가 덜할지도 모른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인기인의 삶이 매춘부에 비견될만큼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여자는 결코 가사일로 자기를 구원할 수 없다. 이 일이 온통 그녀의 삶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녀의 삶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그 정당화는 타인들의 자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 갇혀 있는 여자는 스스로 자기 실존을 세워나갈 수 없다. 그녀는 개별성 속에서 자기를 확립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개별성이 그녀에게는 인정되지 않는다. 아랍인, 인도인, 또 많은 시골 사람에게 여자는 그녀가 제공하는 노동에 따라 평가되고, 만일 사라진다 해도 미련 없이 교체되는 잘 길든 암컷에 불과하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파스칼이 말한 것처럼 터무니없는 심심풀이다. 바늘이나 뜨개바늘을 가지고 여자는 서글프게 그날그날의 허무를 짜 나가고 있다. 수채화, 음악, 독서도 하나같이 똑같은 역할을 한다. 일하지 않는 여자가 그런 것에 전념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자기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다. 미래를 열지 않는 행동은 내재의 공허 속으로 다시 떨어진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동성애의 경험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띨 수 있다. 그 경험은 젊은 처녀에게 대단히 행복한 안정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녀는 이를 지속하고 또 반복하고 싶어 하게 되며, 향수 어린 추억으로 간직하게 된다. 그녀는 더욱 에로틱한 동성애의 성향을 드러내거나 일으킬 수 있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그러나 대개 그런 경험은 처녀 시절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 그런 경험은 너무 쉽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는다. 손위 여자에게 바치는 사랑 속에서 젊은 처녀는 자신의 미래를 갈망한다. 그녀는 자기 우상과 일체가 되고 싶어 한다. 예외적으로 뛰어나지 않는 한, 우상은 곧 그 오라를 잃어버린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손아래 여자가 자기를 확립하기 시작하면, 손위의 여자를 평가하고 비교한다. 마침 자기와 닮았고 두렵게 하지 않기 때문에 선택된 그 타자는 오랫동안 경외심을 갖게 할 정도로 아주 다르지는 않다. 남성 신들은 아득히 먼 그들의 하늘에 있으므로 그보다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젊은 처녀의 호기심과 관능은 그녀에게 더욱 거친 포옹을 욕망하도록 부추긴다. 그녀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동성애의 모험을 과도기적 단계나 통과의례나 대기 상태 정도로밖에 고려하지 않았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즉, 젊은 처녀의 나르시시즘과 그녀의 섹슈얼리티가 원하는 경험 사이에는 갈등이 있다. 여자는 자기 포기 한가운데서 자기를 본질로써 되찾는 조건에서만 자기를 비본질로써 수락한다. 자기를 객체로 만들면서 그녀는 우상이 되어 그 속에서 득의양양하게 자기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비본질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가차 없는 변증법을 거부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그녀는 자기 매력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매력을 자유로이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에서 승리감에 도취한다. 그러나 자기의 용모, 태도, 육체가 남에게 알려져 수모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것들을 탐내는 타인의 낯설고 무례한 자유로부터 감추려고 한다. 그것이 이 본원적 수치심의 깊은 의미이며, 이 수치심은 가장 무모한 교태와 뜻하지 않게 충돌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사춘기 소녀에게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항의 형태 중 하나가 조롱이다. 여고생들이나 여점원들은 감상적이거나 외설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자기의 가벼운 연애 이야기를 하거나 길에서 남자들을 마주칠 때, 연인들이 키스하는 것을 목격할 때 ‘웃음을 터트린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이러한 태도는 이런 나이에 아주 빈번한 자해에서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젊은 처녀는 면도칼로 넓적다리에 상처를 내고, 자기 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칼로 베고, 살갗을 벗기기도 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10대 여성의 자해는 보부아르 시대에도 드문 일은 아니었군요.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그랬을지 궁금합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젊은 처녀가 도벽 환자다. 이런 도벽은 대단히 모호한 성질의 ‘성적 승화’이다. 법을 어기고 금기를 위반하고자 하는 의지나, 금지된 행동에 현혹되어 느끼는 짜릿함은 도벽이 있는 여자에게는 분명 본질적이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그러나 거기에는 양면성이 있다. 권리도 없이 물건을 훔치는 것은 오만하게 자기의 자주성을 주장하는 것이고, 훔친 물건과 절도를 벌하는 사회 앞에서 주체로 자처하는 것이며, 기성질서를 거부하고 그 옹호자들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남자는 성적으로 흥분한 뒤에 반드시 쾌락이 수반되는 완전한 해방을 얻는다. 물론 쾌락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쾌락에는 종종 환멸이 뒤따른다. 욕구가 채워졌다기보다 그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해진 행위는 이행되었고, 남자는 다시 온전한 몸이 된다. 그가 종種에게 한 봉사는 자신의 향락과 통합되었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여자의 에로티시즘은 여자가 처한 상황의 복잡성을 반영하기에 훨씬 더 복잡하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암컷은 종으로서의 힘을 자기의 개별적인 생활에 통합시키는 대신, 그 개별적 목적과 분리된 이해관계를 가진 종에 시달리고 있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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