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4. 사악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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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사랑-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163쪽 우리는 소위 과거의 미신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비웃는다. 우리가 자랑하는 과학도 미래의 인간이 보기에는 미신에 불과할지 모르는데, 왜 꼭 현재가 옳고 과거가 틀려야 하는가? 164쪽 그러나 광기가 일생일대의 행복을 의미한다면, 뭐 어떠랴?
사악한 목소리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얼굴은 완벽한 계란형이고 이마는 약간 과하게 동그랗고 밝은 적갈색 머리카락이 양털처럼 섬세하게 말려 있고 살짝 지나친 매부리코에 광대뼈는 조금 낮다. 눈은 회색이고, 커다랗고, 두드러지게 눈에 띄고, 그 위로 정교한 곡선을 그리는 눈썹과 눈꼬리 쪽에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눈꺼풀이 있다. 입 역시 눈부신 빨강에 지극히 세심하게 그려진 모습이지만 입가가 살짝 긴장한 듯하고, 치아 위의 입술도 힘이 조금 들어가 있다. 긴장한 눈꺼풀과 입매는 묘하게 세련된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다소 불길하게 유혹하는 매력이다. 취하면서 베풀지는 않는 느낌. 어린애처럼 쀼루퉁하게 내민 입술로는 깨물거나 거머리처럼 빨아먹을 것만 같다. 얼굴은 현기증이 나도록 희고, 붉은 머리 미녀 특유의 완벽하게 투명한, 장밋빛 도는 백합 같은 색이다. 머리카락을 섬세하게 말아 머리에 바짝 붙여 땋은 후 진주로 장식한 두상은 숲의 요정 아레투사나 백조처럼 길고 유연한 목 위에 달렸다. 처음에는 다소 관습적인 인상을 주는, 희한하게 인공적인 미모로 관능적이지만 차갑고, 찬찬히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마음을 어지럽히고 뇌리에 각인되어 잊히지 않는다. 귀부인의 목에는 황금의 마름모형 장식이 간간이 섞인 황금 체인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그 위에는 짧은 경구인지 언어유희인지 모를 글이 적혔다(그 시절에는 프랑스적 상징 시구가 널리 유행했었다). “아무르 뒤르, 뒤르 아무르.” ... 끈질긴 사랑, 잔혹한 사랑. “아무르 뒤르, 뒤르 아무르.”
[아레투사] https://naver.me/FmficFyB 사진 :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
끈질긴 사랑, 사악한 목소리, 그리고 부록인 에세이 마법의 숲까지 완독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작품들인 프랑켄슈타인, 회색 여인, 석류의 씨와 견주어볼 때 페이지 터너 측면에서 볼 때는 가장 못한 것 같습니다. 뭐랄까 독서할 때 조금 지겹다고 할까요, 문체가 그래서 그런지 묘사가 너무 많아서 인지 모르겠습니다. 일관된 방식으로 과거사를 유령화하여 현대 남성을 황폐화시키는 이야기가 개성있다는 생각은 들었고요.
빠르게 읽으셨군요. 저는 이것저것 병렬 독서 하느라 스케줄에 맞춰 겨우 읽습니다🙄
네이버에서 ‘역사와 유령: 버논 리’로 검색하면 ‘역사와 유령: 버논 리의 소설들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이 연결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 논문이 있나요? 재밌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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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사랑-3. 화자인 남성이 여성의 ‘광기’를 오해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성별 간 이해의 어려움이나 사회적 시선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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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 - 9.27 / 사악한 목소리 - 부록] 사악한 목소리-1. 해시태그나 키워드 3개를 이 책에 붙인다면 뭘로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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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19세기말 배경 소설에 단테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고 문학계에 단테의 영향력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유령 연인‘에서 ’신생‘이 인용되고 ‘끈질긴 사랑’에서는 단테의 신곡이 인용됩니다). 마침 단테의 신곡을 읽고 있어서인지 더 눈에 띄더라고요.
선과 색채를 낱낱이 모방하는 연필과 붓이 성공할 수 없는 일이라면, 보잘것없고 딱한 말로 희미한 개념이나마 전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언어는 한심하고 추상적인 의미, 무력한 관습적 연상밖에 가진 게 없는데 말이죠? 장황한 얘기지만 짧게 말하자면, 내 생각에 오크허스트의 오크 부인은 최고 수준의 미모와 낯선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이 말입니다. 이국적인 존재였어요. 그런 매혹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서양 장미나 백합과 비교해봤자 새로이 발견된 열대의 꽃 향기를 불러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사악한 목소리 유령 연인,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할 때의 넋 나간 듯한 태도, 보이지 않는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 희한하고 뜬금없는 미소가 다 흠모를 유도하고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비슷하게 행동하는 일부 외국 여자들과 같은 의도라고 곡해했던 거지요. 영국 여자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여자들의 그런 태도는 그것을 알아듣는 사람들에게는 ‘내게 구애하세요’라는 의미를 전달하곤 한답니다. 하지만 곧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지요. 오크 부인은 내게 구애를 받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럴 만큼 내 생각을 깊이 하지도 않았고요.
사악한 목소리 유령 연인,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유령 연인 쪽은 읽으면서 계속 느꼈는데 아 저 사람, 현대 시점으로 보면 중중의 스토커가 될 가능성도 높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표현이 노골적이고 묘하면서도 기분 쁜 게 꽤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그냥 지나가면 지나갈 정도의 이야기지만 역시나 생각의 '세계'가 남다르다........는 것이 읽는 내내...
이 여자의 삶에 대체 어떤 수수께끼가 있는 걸까요? 이 나른한, 이 이상한 자기 몰입과 오래전 죽은 사람들에 대한 더 이상한 집착, 남편에 대한 무관심, 오히려 남편의 짜증을 부추기려는 충동, 이 모든 건 앨리스 오크가 오크허스트 저택의 주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했고, 또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었을까요? 그리고 오크 씨의 우울, 편협, 망가져버린 청춘을 암시하는 그 어떤 분위기, 그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을까요?
사악한 목소리 유령 연인,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오크 씨는 그날 저녁 총으로 자살하려 했지만, 턱뼈만 박살이 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헛소리를 하면서 죽었지요. 온갖 법률적 탐문이 이어졌고, 나는 꿈속을 허우적거리는 기분으로 그걸 다 겪어냈습니다. 오크 씨가 순간적인 광기의 발작으로 아내를 죽였다는 결론이 내려졌지요. 그게 앨리스 오크의 종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하녀가 오크 부인이 당시 목에 걸고 있던 로켓을 내게 갖다주었어요. 온통 피로 얼룩져 있었지요. 로켓 안에는 아주 짙은 적갈색 머리카락이 몇 가닥 들어 있었습니다. 윌리엄 오크의 머리색과는 전혀 달랐어요. 나는 크리스토퍼 러브록의 머리카락이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악한 목소리 유령 연인,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예견된 비극'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소설의 마지막이 참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오크 부인은 마지막 그 순간 가장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살았던 것 같은데 죽음으로써 모든 게 되돌아가지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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