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D-29
9월 5일 (에세이) '좋음과 싫음' 좋음과 싫음의 영역 바깥인 잘 모르겠음의 세계가 말라붙고 있어서이다. ~잘 모르겠음의 세계를 느긋하게 유랑하고 싶다 저는 무엇과 무엇의 사이가 좋습니다. 그 사이에 머물러도 좋구나를 느낄때도 좋고요. 좋고 싫은것이 명확하게 있을수 있으면서도. 바뀔수도 있고요. 좋으면서도 싫을수도, 싫으면서 좋을수도 있고요... 때론 명확하게 선을 긋는것이 힘겨울때도 있는것 같아요. 아~ 그런데 저는 냉면도 좋아하고 수박도 많이 좋아해요. ㅎㅎㅎ
오래 전 누군가에게 손목 잡혀 가 먹었던 유명한 평양냉면 집의 밍밍한 맛. 도대체 비싼 돈 주고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거야. 그런데 이번 여름 다시 한번 시도해 본 평양냉면 국물은 분명 은은한 '맛'이 있었어요. 왜 집에 돌아가면 생각나는 맛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달까요. 아직 흠뻑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무언가의 새로운 맛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소소한 기쁨이었습니다. 생애 세 번째 평양냉면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그날이 기대가 됩니다.
9월 6일 (에세이) '우산' 비는 귀로 먼저 오고 그다음 코로 오고 사방이 젖기 시작한 뒤 손님의 젖은 어깨의 모양으로 온다.
9월 3일 (시) 아랫입술을 물렸다는게 의미하는 바가 뭘까요. 시를 몇 번을 읽어보아도 갸웃하게 됩니다. 저 역시 가난한 상상력만 돌려보게 되네요. 음식을 먹다 갑자기 입술을 깨무는 행위처럼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맞딱드리는 작은 사고 같은 걸 떠올려 봤어요. 식탁 다리에 발가락이 콕! 종이에 손가락이 슥~하고 베이는 크진 않지만 나를 잠시 약하게 만드는 순간들. 시인을 멈칫하게 만들었던 그런 삶의 작은 고통 같은 걸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려다 상대방에게 그 마음이 잘 전달되지 못해서 대화가 끊겨버린 상황이 그려졌습니다. 아~모르겠어요. 시는 늘 어렵습니다.
우리가 글씨를 잘 쓰지 못하는 건 손 근육의 문제라기보다 마음의 문제였을지도 몰라. 약속된 대로가 아니라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거겠지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유희경 지음
9월 4일 (에세이) 선이라고 하면 선을 긋다, 구분 짓는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요. 에세이 마지막 꿈 이야기에서 분필로 큰 사각형을 그리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시인을 보면서 사람들 간의 보이지 않는 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넘어갈 수 없는 선을 느꼈을 때의 막막함이나 어쩌면 내가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그어 놓은 마음의 선 같은 것들요. 여전히 서툰 언어 때문에 장벽을 많이 느끼며 살고 있는지라 내가 타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그 선은 그가 아니라 소심한 내 스스로가 그어 놓은 안전선인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좋음과 싫음이 분명한 사람은 비겁하기 십상이야. 싫은데 좋은 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니까. 싫은데 좋은 척하는 것도 비겁인가. 어떤 면에서는 그렇지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유희경 지음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시대의 좋음과 싫음에 대해 나는 다소 회의적이다. 좋음과 싫음이 넘치기 때문이며, 그리하여 좋음과 싫음의 영역 바깥인 잘 모르겠음의 세계가 말라붙고 있어서이다. 좋음과 싫음 앞에서 소신을 가지라 한다. 배짱은 두둑해야 하고 판단은 분명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잘 모르겠음의 세계를 느긋하게 유랑하고 싶다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유희경 지음
방금 내가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았어. 가슴은 비겁하고 머리는 방관해서 그래.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유희경 지음
9월 5일 (에세이) '좋음과 싫음' 오기를 타인으로 분류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은 넘 귀엽다 물냉면을 시키려다가 비빔냉면에서 회냉면으로 바뀌는 전환들이 귀엽다 p38 평소에는 쪼글쪼글하고 작아서 있는 줄도 모르다 어떤 계기로 크게 몸을 부풀리는 변심 주머니. 변심 주머니는 순식간에 커다래져 마음 주머니를 능가하는 까닭에 신중할 줄 모르고 염치도 수치도 없이 뻔뻔하다. 변심은 후회하게 만든다. 하지만 냉면이라면 괜찮겠지. 수박의 맛을 모르시는 구나 수박은 맛이 있지않아요... 그걸 퍼먹는 행위와 화채를 해먹는 속세의 맛이 좋은걸지도ㅎ
9월 6일 (에세이) '우산' p49 비와 책. 비와 독서. 어떤 상관이 있을까. 곰곰 생각해본 적이 있다. 우산 쓰기와 독서. 오롯하게 혼자가 되는 일이다. 우산 속에서 사람은 마음이 깊어진다. 책을 읽는 것은 쏟아지는 무언가로부터 가만히 대피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나는 우산은 곧 책이고 책은 우산이다, 라는 다소 수상한 명제를 떠올려도 보았다. 이 글에 전적으로 찬성이다. 나 역시 이상하게 우산을 빌려가면 돌려주는게 쉽지않다. 생각해보면 빌려준 책들도 잘 돌아오지 않는다. 우산과 독서는 닮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9월 7일 (에세이) '오기 이야기' 네? 지금까지 오기는 본인의 '오기'라고 생각해서 그저 타인으로 표현하는 게 귀엽다고 생각했었는데 뭐지? 네? 이 궁금점은 뭐냐구요!!!! 의 해답은 아래의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blog.naver.com/imminban/223739257343
오기는 그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쓴다. 오기는 컴퓨터나 키보드로 글을 쓰지 않는다. 아무 펜, 아무 종이나 잡고 쓴다. 쓴 것을 아무렇게나 접어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다시는 꺼내보지 않을 사람처럼. 어쩌면 정말 오기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쓴 글과 작별하는지도 모른다.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p59, 유희경 지음
9월 8일 (에세이)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 p65 오기가 1층에 사는 건 숙명적인 일이다. 다들 자신이 집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집에게 선택을 받은 것이다. 고를 기회를 집은 주지 않는다. 마땅하거나 대충 마땅한 집이 짠-하고 나타나고, 그러면 다른 선택지는 깡그리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오기가 1층에 사는 건 숙명이다. 1층에 사는 건 숙명이라는 말이 앞, 뒤로 두번이나 들어 갈 줄이야ㅎ 그래서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만난 건 숙명인거지 숙명처럼 어쩔 수 없이 그 야밤에 아기고양이를 계속 찾아다니는 거지 어쩔 수 없지
9월 3일 (시) '대화' "상상력은 가난하네 아랫입술 물릴 줄 꿈에도 모르고" 상상력과 아랫입술 어떤걸 표현한걸까 고민을 해봤네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었는데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자기 스스로 아랫입술을 문걸까 생각을 해봤네요.
상상력은 가난하네. 아랫입술 물릴 줄 꿈에도 모르고.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p27, 유희경 지음
아랫입술을 물리면 아낀다 사랑한다.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된다.
나와 오기 - 유희경의 9월 p28, 유희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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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 누군지 알고 난 후.... 어떤 느낌일지? 여러분들과 나누어 보고 싶네요~^^
9월 7일(에세이) '오기 이야기' '9월의 첫날이 오면 오기는 나를 찾아온다' 내가 나를 찾아온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느낌과 감정은 어떤것들일까요? 나이들어 얻은 친구라 얘기하니 좀 괜찮은걸하고 생각했어요. 나와 내가 친구라는 표현을하고 있어서요 오기는 희곡을 쓰고있다곳나니 연극무대에 나와 내안의 내가 대화를하고 있는 장면이 그려지기도 하더라고요... 내가 버려둔것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고 남겨지기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ㅡ오기가 누구인지 정보를 갖고 다시 읽어보며 기록해보았어요 ㅡ
나이 들어 얻는 친구라니 부럽네요. 저는 직장 외에 어떤 친구가 최근에 생겼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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