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확실히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의 종합세트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후반부에도 많이 나오지만요 ㅎㅎ
[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
D-29

김영민
크레이터
조우(遭遇)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
2장에서 조우한 상대라고 하면 역시 '사쿠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 표면상으로는 마리코의 옛 지인임과 동시에 단순한 조력자 포지션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비중없는 단역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우연히 만났다고 하는데 그것이 진짜 우연일지도 의심해볼 만 하다. 5년전에 만난 지인이라고 하는데 5년 전에 중요한 사건이 있었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영원한 생명 연구소에서 유스케가 갑자기 고립되고 그림자유령을 보게 된 것은 단순히 그의 공포심때문에 생긴 착각일지, 아니면 실제로 그 안 에서 일행 외에 다른 존재가 있어서 실제로 그런 일을 일으킨 것인지 아직 모르겠다. (아니면 그 둘이 동시에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반도라는 이름, 발견된 옛 벽지의 섬뜩한 그림까지. 아직 정확히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이야기의 복선이라고 느껴지는 요소들이 많이 등장해서 다음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증이 나게 된다.
그리고 2장에 등장하는 연구소 괴담. 1장의 터널 괴담에서 터널 구조에 대한 추리를 했던 것 처럼 이 괴담에도 뭔가 추리를 할 수 있는 단서가 남아 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맞지 않아"라는 오싹한 오컬트적인 대사에 다른 의미가 있었다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 정도만 해본다. '교주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의식에서 또한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의문인 점. 다카시가 A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연락을 누구에게 받은 것인가? A는 혼자 폐허에서 죽은채로 발견됐다고 하는데 혼자 폐허에서 죽은 시체가 우연히 발견됐다는 것은 어색하다. 발견자는 누구인지, 어떻게 발견하게 됐는지에 대한 정보가 중요한데 그 부분이 누락되어 있다는게 신경쓰인다. C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는 점이나, '건너 편에서' C의 절규가 들렸다는 점 또한 신경 쓰인다. 전화를 걸었을 당시에 전화기로부터 떨어져있었다고 보이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맞지 않아라는 대사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지 않을까(아직 방향성은 모르겠긴 하다.)
아무튼 점점 더 재밌어지는 것 같습니다. 빨리 3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김영민
오 날카로운 추리가 인상적입니다 ^^ 3장도 즐겁게 읽어주시고 많은 생각 들려주세요

조영주
디스펠 2장 읽는 중입니다. 7대불가사의가 어떻게 추리와 연결될지 흥미진진하네요 ^^

조영주
1장을 읽다보니 표지가 쇼몬터널인 줄 알았다가 사쿠라즈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소소한 반전에 오? 하고 다시 표지를 보았습니다. ㅎㅎ

조영주
미리보기 스포 방지 덧글

김영민
오 맞습니다 저도 재밌었던 부분입니다 ^^

조영주
3장 읽는 중입니다. 갑자기 쑥 나가는데요, 진도가? ^^


김영민
마녀가 진짜 유용하고 도움되는 좋은 조언을 많이 건네주는 것 같습니다 ^^

내친구의서재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마녀의 입을 빌려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죠 ㅎ

조영주
오 그렇게 생각은 몬했슴다. 그런 것 같기도 하 네여

김영민
작가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는데요. 온라인 서점 책 소개에도 나와있습니다.
"....
본격 미스터리도 독자와 작가 사이에 일정한 이해가 성립되어야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애매함을 내포한 장르라고 생각하거든요.
....
그래서 이번에는 오히려 ‘본격 미스터리의 애매함’을 역으로 활용해 오컬트까지 포함한 모든 것이 의심의 대상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뭔가 이 말이랑 비슷한 결이 아닌가하기도 합니다^^

내친구의서재
현대물은 CCTV와 과학수사 때문에 추리소설 작가들이 본격 미스터리를 구상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이마무라 마사히로는 주인공을 초등학생으로 설정함으로써, CCTV와 과학수사의 사각에서 본격 미스터리를 추구하였고, 요네자와 호노부 또한 <I의 비극>의 무대를 CCTV가 거의 없는 시골로 설정함으로써 현대 속에서의 느슨한 클로즈드 서클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죠.
전 <디스펠>의 몰락해가는 시골 마을이라는 설정에서 <I의 비극>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비슷한 설정이 나오게 된 건 아마 두 작가 모두 현대의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고뇌라는 지향점이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조영주
오 맞아요 <I의 비극> 생각했습니다

김영민
오 그렇게 볼 수 있군요. 저는 둘 다 몰락해가는 시골 마을이라는 설정이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둘다 현대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고뇌가 담겨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저도 그럼 몰락해가는 CCTV없는 과학수사의 사각,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느슨한 클로즈드서클 본격미스터리를 한번..
이승훈
저도 I의 비극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시골 마을이 쇠락해간다는 걸 강조하는 점이 많이 닮았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해서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김영민
I의비극 좋은 작품이죠^^ 다만 디스펠과는 결말의 맛이 달랐다?ㅎㅎ
김범석
<작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 2장 쳅터 제목을 다시 보니 그런 중의적인 의미가 있었군요.
알고 보니 초반에 나온 X가 사실은 귀신이었다~ 라는 건 참 호러에 어울리는 오싹한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말을 보고 X의 정체를 안 다음 다시 2장을 보니, 주인공 애들이 생각보다 더 위태로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2장을 읽는 동안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본격 추리이고, 오컬트 요소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요소일 것이다.' 라는 가정 속에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주인공 일행이 확보한 '괴담의 출처'인데, 그 괴담의 원천이 어찌 되었건, 사쓰키네 언니가 죽기 직전 남겼다는, 초자연적이지 아니한 출처가 엄연히 존재했기 때문이지요.
그밖에도, 제목의 '디스펠'이, 저는 헛된 공포와 미신을 극복하고, 과학적 사실로 규명한다는 내용일 거라고 추측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스케가 본 검은 그림자나, 카메라 오작동 같은 것도 단순 착각이나 기기 결함으로 인식한 채로 쭉 읽었는데 사실은....
막판 반전에서 확 뒤집혀졌지요. 저는 이 책의 가장 재밌었던 지점은 역시 후반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장 감상은 이 정도입니다.

김영민
감상 감사드립니다.ㅎ 확실히 후반부에서 몰아치는 게 있고 2장은 그것에 있어 꽤 좋은 빌드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영주
완독했슴다. 덕분에 퇴근이 훅 늦어졌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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