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역린을 이 단편에서 자세히 다룬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은 역린을 건드리면 용이 엄청나게 분노한다 정도로 그치고 역린을 건드린 용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더라고요. 역린은 용의 약한 지점이라 건드리면 안된다 정도...
그래서 역린을 건드리면 용이 치명상을 입어 고통스러워하고 그러다 보니 혀에 놓여진 여의주를 떨어트려 뱀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써보았습니다. 저는 여의주를 잃는 순간 용이 용이 아니게 된다고 봤거든요.
그리고 이선의 활약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작품 속에서 성장시키고 (피리불기나 좋아하는 샌님 선비 -> 백결의 죽음을 복수하고자 하는 용사) 역린을 마구 찔러 용을 이기는 내용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물론 자신의 생명을 잃을 각오를 하고 덤벼든 것이었지요. 호러 판타지 장르의 좋은 점이 이것 아니겠습니까. 자유로운 상상력의 확장...
[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D-29

박소해

박소해
@수북강녕
어슐러 K. 르귄 작가님도 시간의 낙차를 다룬 단편을 쓰셨어요. 바로 <샘레이의 목걸이>란 단편인데요. 이 작가님은 제가 무척 존경하는 작가님이랍니다. <어둠의 왼손>은 정말 걸작 오브 걸작이죠. 르귄 작가님은 아버님이 인류학자, 어머님이 작가여서... 이 두 분의 강점만 모아놓은 조합이 아닐까 늘 생각해왔답니다. <샘레이의 목걸이> 같은 작품을 보면 이분도 장자, 노자의 동양 철학을 공부하셨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단지 SF로만 보기에는 동양 철학, 설화, 전설의 요소가 충분히 도사리고 있거든요. 이 단편 역시 '시간의 낙차'를 반전으로 활용하고 있는 작 품입니다. <바람의 열두 방향>이라는 르귄 작가님 초기 걸작선에 실려 있어요.

바람의 열두 방향어슐러 K. 르 귄 걸작선 3권. 르 귄이 1975년 발표한 첫 번째 단편집으로, 인간 사이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르 귄의 한결같은 주제가 인류학, 심리학, 철학, 페미니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풍부한 문학적 은유와 아름다운 문장으로 구현된 초기 걸작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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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어슐러 르 귄의 작품을 그믐 프로필에도 인생책 중 한 권으로 올려 두었는데, 이렇게 소개해 주시니 더 반갑습니다
그러고 보면 M.나이트 사말란 감독도 특수 상대성 이론에 아주 관심이 많았던 것 같네요 30분마다 4년씩 늙는 섬에 대한 영화, <올드>도 만들었으니까요
<웨이워드 파인즈>, 책과 드라마 모두 너무나 흥미진진해 보입니다! 꼭 읽고 보겠습니다 소개 감사드려요 ^^

올드피서 휴가로 외딴 해변으로 간 가족이 몇 시간동안 쉬는 동안, 어째서인지 그들은 빠르게 노화되는 이야기이다. 그들의 모든 삶은 단 하루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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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한나절 술과 예술의 흥에 젖어 놀다가려던 세 친구가 박연폭포 전설을 이야기할 때만해도 그렇게 그들이 전설의 한토막이 될 줄 몰랐을텐데 싶은 생각에, 묘한 마음으로 춤추는 이무기를 좇는 피리부는 사내를 뒤좇아 폭포 속으로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어푸어푸..
박소해 작가님의 <박연폭포 아래서>는 정말 한숨에 내리읽어낼 정도로 푹 빠져서, 재미나게 한편으론 애잔하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이야기에서 백결의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스톡홀름 신드롬>
모든 시간과 성장이 멈춰버린 공간에서 백결은, 어쩌면 용녀의 실체를 알지만 그녀에게 잡혀왔기에 처음 한동안은 헤어날 수 없음에 절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었을 순간들을 지나며, 그러다 용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육체가 영원히 지속될 공간에 그렇게 단둘이 말입니다.
<레드룸>
실제는 몇 백년이 흘렀지만 그 용녀의 공간에서는 몇 달 정도의 시간이었을테니, 그 사랑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육체의 백결은 어쩌면 하얀 피부를 따라 이름 지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조력자로, 때로는 용녀 마음을 흔들어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남정네들은 ‘레드룸’ 전술 (안채 복도 맨 끝 붉은 문의 방의 금기로 자멸하게 만드는 고도의 밀어내기 전술)로 용녀의 곁을 지켜왔는데, 이선의 등장과 그의 의외의 용맹함과 결기에 난처해져 버렸습니다.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
어차피 마지막 희생제물이 용녀에게 잡아먹히고 용이 되어 승천하게 되면, 백결 자신은 그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봐서도 안되는 걸 알기에, 그저 끝까지 그녀의 곁에 머물렀다는 것만으로 그 사랑은 완성된 것이기에, 승천의 순간 직전에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로 이미 마음 먹었던 백결은, 이선을 두렵게 만들어 제지하려고 미리 실행한 제눈 찌르기는 오히려 이선을 더욱 분기탱천하게 만들어버리며 낭패감에 휩싸여 자신이 오히려 용녀의 마지막 희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죽어도 사랑이니 행복하다>
’아, 사랑아. 나의 사랑아. 그 마지막 당신의 환희의 승천을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내 이승에서의 생, 충분히 행복했었노라 했을터인데.. 애달프다, 애달퍼.. 그래도 내 마지막 그녈 온전히 사랑해, 그녀 소원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기쁘고 행복하다.’
<어쩌면 해피앤딩>
이선의 활약(?)으로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결국 용녀의 꿈, 아니 백결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어 다행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의도치않은 낯선 시공간에서 맞이한 연적의 죽음까지,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백결에겐 너무나도 해피앤딩이겠다 싶습니다.

박소해
아아 이토록 낭만적인 해석이라니... 헨리님 알고 보니 로맨틱 가이셨네요? 🤭
그러고 보니 백결의 입장에서는 그 몇 년 동안 (실제로는 수백 년이었지만) 사랑 받았고 사랑했던 세월을 보냈겠네요. 백결이 이선에게는 용녀 짓이라고 했지만, 실은 본인이 스스로 눈을 찔렀을 지도...? (저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정말 스톡홀름 신드롬에 의해 백결은 자신도 모르게 용녀에게 동화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본즈 앤 올>에서 사랑의 궁극적 형태는 식인이었죠... 어쩌면 백결은 용녀로부터 최고의 사랑을 받은 것이겠네요! ☠️☠️☠️

본즈 앤 올열여섯 살이 된 매런은 유일한 가족인 아빠마저 곁을 떠나자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찾는 길에 오른다. 절망 가운데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를 만나고, 동행하는 길 위에서 사랑을 느끼지만 매런에게 사랑은 늘 파멸과 마찬가지였기에 이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매런은 리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이 길의 끝에서 매런은 고대하던 것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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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나리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두려웠습니다. 이제 나리를 지아비로 삼고 저를 잡아먹는 줄로 알았지요.
『귀신새 우는 소리』 p.198, 박소해 <폭포 아래서> 中, 류재이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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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제법 왜곡되게 해석을 해서 작가님의 저작 의도를 해친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그런데 또 펼쳐보고 돌아보니, 백결이 그렇게 불쌍하고 가엽더라 이겁니다. 시간이 멈춘 제한된 공간에서 자신만 천년이란 시간을 계수하며 희생을 강요하는 이무기가, 어느 순간 가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요. 실체를 모른 바 아니나, 거울이 없는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오히려 실체일지도 모른단 자기 최면을 걸었을 수도 있고요. 한창 젊을 때에 잡혀와서 멈춰버린 젊음에 고여있을 여전한 욕망은 어떻게든 투영되고 해소되어야 하는데 용녀 밖에 없는 현실, 생존본능. 그래서 눈이 뽑히도록 피눈물 나는, 가슴 저릿한 백결 도령의 순애보를 상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내가 괜한 온정을 베풀었구나. 어차피 용이 되면 너와의 인연은 끝인 것을...."
-p.204~205

박소해
왜곡이라뇨라뇨 ㅎㅎ 천만에요~~! 전 독자분들의 해석을 듣는 게 언제나 즐겁습니다. 다 완독한 분들의 해설이고~~ 때로는 거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음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거든요. ^^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왜 있겠습니까?
백결 시점의 해석이 정말로 신선하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헨리님. ☺️
Kiara
[폭포 아래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실 읽었을 때 젤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노무 칭구들.... 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무리 집중해서 피리만 불어댄다고 해도 그 산중에 친구를 버리고 가다니요.......... 어떻게 혼자 내려오라고... 흑흑..

수북강녕
부는 악기를 하는 가족이 있는데요 입술이 아파서 저렇게 불어댈 수가 과연 있나?! 싶을 정도로 불어도 너무 불어댄, 것 같습니다 ㅎㅎ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박소해
@모임 @수북강녕
행사 전에 짧게 몇 자 적습니다. :-)
저는 박연 폭포 설화 중에서, 특히 동국여지승람 판본을 선택해서 썼는데요. 고려 시절의 민담이지요.
하고 많은 설화 중에서 박연 폭포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정보라 작가님이 모 강연회에서 용녀에 대해 강의했다는 내용을 보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피리를 잘 부는 박 진사를 “어찌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하며 데려왔다는 용녀에게서 저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읽었답니다. 그것이 이 박연 폭포 설화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자, 이 <귀신새 우는 소리>가 애초에 태동한 기원이기도 했지요.
https://m.blog.naver.com/shouly220/222816734535
그리고 고려 민담, 동국여지승람 판본을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는데요, 아마 이 판본에서만 물 밑에 용녀의 남편이 살고 있었고, 용녀가 새로 데려온 박 진사를 너무나 욕망한 나머지 남편을 살해하고 박 진사를 남편으로 삼았다는 내용어서 흥미로왔습니다. 자신의 욕망에 더없이 충실한 현대적인 여성일 뿐만 아니라, 팜므파탈이기까지 한 것이죠.
“박 진사란 사람이 피리를 잘 불었다. 종종 못가에 와서 피리를 부니 못 속의 용녀가 그 가락에 홀딱 반했다. 유부녀인 용녀는 박 진사와 불륜에 빠졌고, 결국 자기 남편을 죽인 후 박 진사를 꾀어 못 속으로 들어갔다.”
_<동국여지승람> ‘우봉현’ <미르> 중에서
용녀 - 전남편(백결 도령) - 박진사 삼각구도로 잡으면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도 재밌어질 거라는 기대감이 생기더라고요.
일단, 바빠지기 전 에 이렇게 박연 폭포 설화를 선택한 이유와 그 중에서도 동국여지승람 판본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연달아 풀어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수북강녕
새 남자가 생기면 새 지아비로 삼고! 예전 지아비는 잡아먹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라든가 『테레즈 라캥』 같은 유명한 불륜 소설에서 남편 살해를 모의 (또는 성공) 하는 경우, 대개 내연남과 협조하여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편인데요, 이 작품의 용녀는 독립적, 자기주도적으로 혼자 알아서 하는군요 :)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할리우드에서 두 차례나 영화화되어 큰 성공을 거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원작. 1934년 처음 발표되어, '느와르' 장르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아왔다. 비정한 현실에 몸서리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낭만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테레즈 라캥에밀 졸라가 1867년에 쓴 첫 자연주의 소설. '나는 해부학자가 시체에 대하여 행하는 분석작업을 살아있는 두 육체에 대하여 행한 것뿐이다'라는 서문으로 유명하다. 플로베르와 공쿠르 형제의 영향을 받았으며, 에밀 졸라 서거 100주년이었던 2002년엔 뮤지컬과 오페라로도 공연된 바 있으며, 2009년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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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아, 컴이 잠깐 어는 바람에 같은 내용이 들어가서 우선 1…

수북강녕
나리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두려웠습니다. 이제 나리를 지아비로 삼고 저를 잡아먹는 줄로 알았지요.
『귀신새 우는 소리』 p.198, 류재이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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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백결이 처음에 이선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냉랭하게 대한 이유기도 했지요~ :-) 오랜 세월 물 속 집에 왔다가 사라져간 사람들과 이 남자는 어딘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었겠구요. 경쟁심 + 질투심 + 불안감이 다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니00
폭포아래서를 읽다가 잤더니 무서운 꿈을 꿔버렸습니다…! ㅋㅋㅋㅋ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공포였어요. 그것도 폭포 아래에 갇힌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게 느껴져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선은 홀린 것도 아니고 배고파서 따라간 것일 뿐이었는데… 피리를 분게 죄라면 죄지요ㅠㅠ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푹 빠지지 말기,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놀고먹지 않기를 되새기게 됩니다 ㅎㅎ

박소해
예, 홈 스위트 홈이 없어져버렸다는 충격과 공포가 크죠. ^^ 밑에 @유상 작가님도 말씀하셨지만, 폭포 아래서 지내는 동안 자신의 가족, 친구, 지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던 세계 전체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감각한다는 것은…. 보통 관련 설화나 민담은 고대 - 중세 혹은 중세-근대 이런 식으로 대과거-과거 식으로 시대 차이를 두어서 충격을 주었는데… 저는 고려-조선-현대 북한으로 설정해 보았습니다. 분명히 이러한 설정에서 오는 충격의 진폭이 클 거라고 계산하기도 했고요… ^^

바닿늘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었죠? ㅋㅋㅋㅋ

바닿늘
지난 번 그믐에서 함께 읽었던 책,
<고딕×호러×제주> 기획자의 말에서
봤던 글이 바로 연상되었어요.
다시 찾아서 옮겨봅니다.
"저는 호러가 약자가 주인공이 되는 전복의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강자가 이깁니다. 하지만 문학적 상상력의 공간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도 합니다."(p. 183 박소해 기획자의 말에서 발췌..)

고딕 × 호러 × 제주‘장르 소설이 사회와 역사를 다룰 수 있을까?’ 호러 작가 7명이 의기투합한 앤솔러지 《고딕×호러×제주》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이다. ‘제주도’ 하면 이국적인 자연과 맛있는 음식, 비싼 물가 등의 이미지만 떠오른다면, 세상의 이면을 보는 데 탁월한 호러 작가들과 함께 제주 더 깊은 곳으로 여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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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아... 반가운 책입니다. ^^ 저에겐 첫 기획 프로젝트라 큰 애착이 있는 책이지요...
실은 어제 서귀포 제주올레센터에서 <고딕×호러×제주> 첫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주로 와주신 전건우 작가님을 모시고 대담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아담한 자리였지만 처음으로 <고딕×호러×제주> 북토크를 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오늘 저녁 5시에는 제주시 보배책방에서 한 차례 더 진행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폭포 아래서>에서 피리를 부는 능력 말고 아무 힘이 없는 가난하고 나약한 선비 박이선이 오직 의지와 끈기만으로 용에게 맞서는 결말을 씀으로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전복 구조를 쓰고자 했습니다. 심지어 최후의 철퇴를 날리는 무기가 피X인 것은 이선이 자신의 정수로 용을 이겼다는 것을 의미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