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D-29
박소해님의 대화: @수북강녕 어슐러 K. 르귄 작가님도 시간의 낙차를 다룬 단편을 쓰셨어요. 바로 <샘레이의 목걸이>란 단편인데요. 이 작가님은 제가 무척 존경하는 작가님이랍니다. <어둠의 왼손>은 정말 걸작 오브 걸작이죠. 르귄 작가님은 아버님이 인류학자, 어머님이 작가여서... 이 두 분의 강점만 모아놓은 조합이 아닐까 늘 생각해왔답니다. <샘레이의 목걸이> 같은 작품을 보면 이분도 장자, 노자의 동양 철학을 공부하셨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단지 SF로만 보기에는 동양 철학, 설화, 전설의 요소가 충분히 도사리고 있거든요. 이 단편 역시 '시간의 낙차'를 반전으로 활용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바람의 열두 방향>이라는 르귄 작가님 초기 걸작선에 실려 있어요.
어슐러 르 귄의 작품을 그믐 프로필에도 인생책 중 한 권으로 올려 두었는데, 이렇게 소개해 주시니 더 반갑습니다 그러고 보면 M.나이트 사말란 감독도 특수 상대성 이론에 아주 관심이 많았던 것 같네요 30분마다 4년씩 늙는 섬에 대한 영화, <올드>도 만들었으니까요 <웨이워드 파인즈>, 책과 드라마 모두 너무나 흥미진진해 보입니다! 꼭 읽고 보겠습니다 소개 감사드려요 ^^
올드피서 휴가로 외딴 해변으로 간 가족이 몇 시간동안 쉬는 동안, 어째서인지 그들은 빠르게 노화되는 이야기이다. 그들의 모든 삶은 단 하루로 줄어든다.
유상님의 대화: 말씀대로 크리피파스타는 현대판 도시전설인데, 조금만 더 사족을 덧붙여보자면 SNS와 동영상의 게시 및 공유, 리트윗 등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확증편향을 만들기 쉬운 현대 인터넷에 가장 적합한 "소문" 풍의 괴담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 콤비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독 주인공이 낫지 않을까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많이들 좋아해주시니 개인적으로 기쁜 마음이 큽니다. 여담으로 작품 외적인 이야기이지만, 현직 전문가 분이 계시는 앤솔로지에서 수사적 요소를 넣은 글을 올린다는 것에 살짝 민망함이 있었습니다 ㅋㅋㅋ; 향후 현대 배경의 수사적 요소가 담긴 글을 쓰게 된다면 꼭 한 번 자문드리고 싶습니다.
수사적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를 들으면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곤 합니다. 이번 작품도 그랬습니다!! 제가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ㅜ향후 문의 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작가님^^
박소해님의 대화: @수북강녕 대표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서귀포에서 Big Big 행사가 있는 날이라 조금 이따가 서귀포에 도착하거든 <폭포 아래서>에 대해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에 남겨요). 독자님들의 다양한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 👂👂👂👂👂듣고 파요~~ 💕
저는 피리에 빠져 친구들이 모두 사라진 것도 모른 채 몰입한 '이선'에게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팜프파탈 용녀에게 붙잡혀 험한 꼴(?)을 당해야 했지만...그 장인 정신이랄까요 무언가에 푹 빠져서 그 재미만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에 대한 이상한 동경심이 자극되어 도입부의 이선을 그린 장면이 더 보고 싶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저는 0.001%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사람의 "내래 직접 동무를 인민영화 찍는 데로 데려다주갔소."라는 대화는 진정한 공포였습니다. 작가님은 이 '반전'을 언제쯤 구상하신 건지도 궁금합니다! (박연 폭포가 개성에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반전효과인지 앞으로 평생 까먹을 일은 없을 듯합니다.)
류재이님의 대화: 저는 피리에 빠져 친구들이 모두 사라진 것도 모른 채 몰입한 '이선'에게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팜프파탈 용녀에게 붙잡혀 험한 꼴(?)을 당해야 했지만...그 장인 정신이랄까요 무언가에 푹 빠져서 그 재미만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에 대한 이상한 동경심이 자극되어 도입부의 이선을 그린 장면이 더 보고 싶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저는 0.001%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사람의 "내래 직접 동무를 인민영화 찍는 데로 데려다주갔소."라는 대화는 진정한 공포였습니다. 작가님은 이 '반전'을 언제쯤 구상하신 건지도 궁금합니다! (박연 폭포가 개성에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반전효과인지 앞으로 평생 까먹을 일은 없을 듯합니다.)
@류재이 작가님 아닛, 지금 화요일, 평일인데... 여기 왕림해 주시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요즘 별 고 없으시지요? 사실 이선의 모습은 저 역시 동경합니다. 저도 글을 저렇게 몰입해서 써보고 싶... 그러나 현실은 육아, 딴 짓, 유튜브 등으로... (먼 바다) (도망) 아, 결말에 대해서는... 초고 쓰기 전, 처음부터 이렇게 짜두었습니다. 어느 정도 미리 계산하며 쓰긴 했지만 출간 후 '무서워해주시는' 독자 반응들이 좀 있어서 이리저리 궁리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ㅠㅠ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초감사...) 일단 박연폭포를 조사하면서 정확한 주소, 위성 사진, 옛 그림, 북한 쪽 자료 등을 찾아보았는데, 공식 주소는 북한 황해북도 개성시 천마산더라고요. 그렇다면... 여기에 도끼자루 설화를 적용하여 단편의 결말을 현대 북한으로 끝맺음하면 자연스럽게 '시간 낙차'가 생기고 이게 반전이 될 거라는 셈이 섰습니다. 중간에... 세부 묘사는 계속 바꾸었습니다. 이를테면 대흥산성의 성벽이 사라진 것은, 최종고 과정에서 북한 쪽 자료에서 뒤늦게 발견하고 허겁지겁 고쳤답니다. 현재 문루만 남아 있고 성벽은 허물어졌다고 해서 그렇게 고쳤죠. 요즘은 북한 정부가 공식 문화재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독자의 충격을 단계별로 증폭시켜나가고 싶었습니다. :-) 박연 폭포 정자가 그대로 (독자 안심, 이선 안심) -> 대흥산성 성벽이 사라짐(독자 슬슬 불안, 이선 초조해하기 시작) -> 수령 만세 (독자 눈치 채기 시작, 이선 의아함) -> 천마산 아래 도로와 차, 북한 사람, 영화촬영소 (독자 시간 낙차 파악하기 시작, 이선 어리둥절함) -> 단기 표기 (독자는 완전히 파악, 이선 경악)
박소해님의 대화: ㅋㅋㅋ 비늘이 달린 채 스멀스멀 기어와서 나를 공격하는 아재개그란 이름의 이무기!!!
네. 그 이무기지요 ㅎㅎ
수북강녕님의 대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흥미가 더해지는 가운데, 이제 책은 후반부로 넘어갑니다 자, 준비 되셨나요? > 9.15~9.17 박소해 「폭포 아래서」 (전설) 박연 폭포 개성시 천마산 박연 폭포에 대해 내려오는 설화로, 피리를 잘 부는 박 진사에게 반한 용녀가 그를 폭포 아래의 집으로 데려간다. Q1. "뱀도 내 연주를 좋아할 것이네. 나는 뱀도, 이 폭포도 무섭지 않아. 피리만 불 수 있다면." p.171 밤에 피리를 불면 뱀이 나옵니다 거울은 진실을 비추는 도구입니다 역린을 건드리면 용이 극도로 분노하며 건드린 자를 죽입니다 경계를 넘어 신선놀음에 빠지면 인간계에서와 다른 시간이 흐릅니다 이 작품에는 금기가 가득합니다 가져서는 안 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되는 도구들이 나오고, 천 년을 수련(?)해도 부정을 타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이 작품 속 가장 으뜸인 '금기'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이것만큼은 어기지 말지 싶어 조마조마했거나, 이것만큼은 꼭 쟁취하길 응원한 장면이 있으셨나요? 덧. 여러분이 알고 계신 다른 '금기'가 있다면 들려 주세요 작가님들이 다음 작품에 멋지게 써주실지도 모르니까요 ^^ 덧. 저는 작품의 결말이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른 세계에 갔던 주인공의 최후 중에서도 특히 비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역린) 냉기 대신 열기라는 부분에도 물음표가 그려졌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신 다른 결말, 해피엔딩은 없었을지 궁금해집니다... ✍️ 질문에 상관없이 읽으신 소감, 마음에 남은 문장, 어떤 내용이라도 편하게 나눠 주세요 :)
한나절 술과 예술의 흥에 젖어 놀다가려던 세 친구가 박연폭포 전설을 이야기할 때만해도 그렇게 그들이 전설의 한토막이 될 줄 몰랐을텐데 싶은 생각에, 묘한 마음으로 춤추는 이무기를 좇는 피리부는 사내를 뒤좇아 폭포 속으로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어푸어푸.. 박소해 작가님의 <박연폭포 아래서>는 정말 한숨에 내리읽어낼 정도로 푹 빠져서, 재미나게 한편으론 애잔하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이야기에서 백결의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스톡홀름 신드롬> 모든 시간과 성장이 멈춰버린 공간에서 백결은, 어쩌면 용녀의 실체를 알지만 그녀에게 잡혀왔기에 처음 한동안은 헤어날 수 없음에 절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었을 순간들을 지나며, 그러다 용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육체가 영원히 지속될 공간에 그렇게 단둘이 말입니다. <레드룸> 실제는 몇 백년이 흘렀지만 그 용녀의 공간에서는 몇 달 정도의 시간이었을테니, 그 사랑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육체의 백결은 어쩌면 하얀 피부를 따라 이름 지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조력자로, 때로는 용녀 마음을 흔들어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남정네들은 ‘레드룸’ 전술 (안채 복도 맨 끝 붉은 문의 방의 금기로 자멸하게 만드는 고도의 밀어내기 전술)로 용녀의 곁을 지켜왔는데, 이선의 등장과 그의 의외의 용맹함과 결기에 난처해져 버렸습니다.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 어차피 마지막 희생제물이 용녀에게 잡아먹히고 용이 되어 승천하게 되면, 백결 자신은 그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봐서도 안되는 걸 알기에, 그저 끝까지 그녀의 곁에 머물렀다는 것만으로 그 사랑은 완성된 것이기에, 승천의 순간 직전에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로 이미 마음 먹었던 백결은, 이선을 두렵게 만들어 제지하려고 미리 실행한 제눈 찌르기는 오히려 이선을 더욱 분기탱천하게 만들어버리며 낭패감에 휩싸여 자신이 오히려 용녀의 마지막 희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죽어도 사랑이니 행복하다> ’아, 사랑아. 나의 사랑아. 그 마지막 당신의 환희의 승천을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내 이승에서의 생, 충분히 행복했었노라 했을터인데.. 애달프다, 애달퍼.. 그래도 내 마지막 그녈 온전히 사랑해, 그녀 소원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기쁘고 행복하다.’ <어쩌면 해피앤딩> 이선의 활약(?)으로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결국 용녀의 꿈, 아니 백결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어 다행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의도치않은 낯선 시공간에서 맞이한 연적의 죽음까지,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백결에겐 너무나도 해피앤딩이겠다 싶습니다.
Henry님의 대화: 한나절 술과 예술의 흥에 젖어 놀다가려던 세 친구가 박연폭포 전설을 이야기할 때만해도 그렇게 그들이 전설의 한토막이 될 줄 몰랐을텐데 싶은 생각에, 묘한 마음으로 춤추는 이무기를 좇는 피리부는 사내를 뒤좇아 폭포 속으로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어푸어푸.. 박소해 작가님의 <박연폭포 아래서>는 정말 한숨에 내리읽어낼 정도로 푹 빠져서, 재미나게 한편으론 애잔하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이야기에서 백결의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스톡홀름 신드롬> 모든 시간과 성장이 멈춰버린 공간에서 백결은, 어쩌면 용녀의 실체를 알지만 그녀에게 잡혀왔기에 처음 한동안은 헤어날 수 없음에 절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었을 순간들을 지나며, 그러다 용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육체가 영원히 지속될 공간에 그렇게 단둘이 말입니다. <레드룸> 실제는 몇 백년이 흘렀지만 그 용녀의 공간에서는 몇 달 정도의 시간이었을테니, 그 사랑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육체의 백결은 어쩌면 하얀 피부를 따라 이름 지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조력자로, 때로는 용녀 마음을 흔들어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남정네들은 ‘레드룸’ 전술 (안채 복도 맨 끝 붉은 문의 방의 금기로 자멸하게 만드는 고도의 밀어내기 전술)로 용녀의 곁을 지켜왔는데, 이선의 등장과 그의 의외의 용맹함과 결기에 난처해져 버렸습니다.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 어차피 마지막 희생제물이 용녀에게 잡아먹히고 용이 되어 승천하게 되면, 백결 자신은 그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봐서도 안되는 걸 알기에, 그저 끝까지 그녀의 곁에 머물렀다는 것만으로 그 사랑은 완성된 것이기에, 승천의 순간 직전에 제손으로 제눈 찌르기로 이미 마음 먹었던 백결은, 이선을 두렵게 만들어 제지하려고 미리 실행한 제눈 찌르기는 오히려 이선을 더욱 분기탱천하게 만들어버리며 낭패감에 휩싸여 자신이 오히려 용녀의 마지막 희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죽어도 사랑이니 행복하다> ’아, 사랑아. 나의 사랑아. 그 마지막 당신의 환희의 승천을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내 이승에서의 생, 충분히 행복했었노라 했을터인데.. 애달프다, 애달퍼.. 그래도 내 마지막 그녈 온전히 사랑해, 그녀 소원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기쁘고 행복하다.’ <어쩌면 해피앤딩> 이선의 활약(?)으로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결국 용녀의 꿈, 아니 백결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습니다. 어쩌면 그 모습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어 다행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의도치않은 낯선 시공간에서 맞이한 연적의 죽음까지,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백결에겐 너무나도 해피앤딩이겠다 싶습니다.
아아 이토록 낭만적인 해석이라니... 헨리님 알고 보니 로맨틱 가이셨네요? 🤭 그러고 보니 백결의 입장에서는 그 몇 년 동안 (실제로는 수백 년이었지만) 사랑 받았고 사랑했던 세월을 보냈겠네요. 백결이 이선에게는 용녀 짓이라고 했지만, 실은 본인이 스스로 눈을 찔렀을 지도...? (저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정말 스톡홀름 신드롬에 의해 백결은 자신도 모르게 용녀에게 동화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본즈 앤 올>에서 사랑의 궁극적 형태는 식인이었죠... 어쩌면 백결은 용녀로부터 최고의 사랑을 받은 것이겠네요! ☠️☠️☠️
본즈 앤 올열여섯 살이 된 매런은 유일한 가족인 아빠마저 곁을 떠나자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찾는 길에 오른다. 절망 가운데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를 만나고, 동행하는 길 위에서 사랑을 느끼지만 매런에게 사랑은 늘 파멸과 마찬가지였기에 이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매런은 리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이 길의 끝에서 매런은 고대하던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박소해님의 대화: 아아 이토록 낭만적인 해석이라니... 헨리님 알고 보니 로맨틱 가이셨네요? 🤭 그러고 보니 백결의 입장에서는 그 몇 년 동안 (실제로는 수백 년이었지만) 사랑 받았고 사랑했던 세월을 보냈겠네요. 백결이 이선에게는 용녀 짓이라고 했지만, 실은 본인이 스스로 눈을 찔렀을 지도...? (저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정말 스톡홀름 신드롬에 의해 백결은 자신도 모르게 용녀에게 동화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본즈 앤 올>에서 사랑의 궁극적 형태는 식인이었죠... 어쩌면 백결은 용녀로부터 최고의 사랑을 받은 것이겠네요! ☠️☠️☠️
나리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두려웠습니다. 이제 나리를 지아비로 삼고 저를 잡아먹는 줄로 알았지요.
귀신새 우는 소리 p.198, 박소해 <폭포 아래서> 中, 류재이 외 지음
Henry님의 문장 수집: "나리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두려웠습니다. 이제 나리를 지아비로 삼고 저를 잡아먹는 줄로 알았지요."
제법 왜곡되게 해석을 해서 작가님의 저작 의도를 해친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그런데 또 펼쳐보고 돌아보니, 백결이 그렇게 불쌍하고 가엽더라 이겁니다. 시간이 멈춘 제한된 공간에서 자신만 천년이란 시간을 계수하며 희생을 강요하는 이무기가, 어느 순간 가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요. 실체를 모른 바 아니나, 거울이 없는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오히려 실체일지도 모른단 자기 최면을 걸었을 수도 있고요. 한창 젊을 때에 잡혀와서 멈춰버린 젊음에 고여있을 여전한 욕망은 어떻게든 투영되고 해소되어야 하는데 용녀 밖에 없는 현실, 생존본능. 그래서 눈이 뽑히도록 피눈물 나는, 가슴 저릿한 백결 도령의 순애보를 상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내가 괜한 온정을 베풀었구나. 어차피 용이 되면 너와의 인연은 끝인 것을...." -p.204~205
Henry님의 대화: 제법 왜곡되게 해석을 해서 작가님의 저작 의도를 해친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그런데 또 펼쳐보고 돌아보니, 백결이 그렇게 불쌍하고 가엽더라 이겁니다. 시간이 멈춘 제한된 공간에서 자신만 천년이란 시간을 계수하며 희생을 강요하는 이무기가, 어느 순간 가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요. 실체를 모른 바 아니나, 거울이 없는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 오히려 실체일지도 모른단 자기 최면을 걸었을 수도 있고요. 한창 젊을 때에 잡혀와서 멈춰버린 젊음에 고여있을 여전한 욕망은 어떻게든 투영되고 해소되어야 하는데 용녀 밖에 없는 현실, 생존본능. 그래서 눈이 뽑히도록 피눈물 나는, 가슴 저릿한 백결 도령의 순애보를 상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내가 괜한 온정을 베풀었구나. 어차피 용이 되면 너와의 인연은 끝인 것을...." -p.204~205
왜곡이라뇨라뇨 ㅎㅎ 천만에요~~! 전 독자분들의 해석을 듣는 게 언제나 즐겁습니다. 다 완독한 분들의 해설이고~~ 때로는 거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음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하거든요. ^^ 꿈보다 해몽이란 말이 왜 있겠습니까? 백결 시점의 해석이 정말로 신선하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헨리님.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작가님들의 꼼꼼한 설명, 독자님들의 풍부한 해석, 잘 즐기고 계시죠? ^^ 이제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 9.18~9.20 무경 「웃는 머리」 (전설) 창귀 창귀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으로, 감히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오로지 호랑이의 노예가 된다. 이번 작품에는 조선 시대 최고의 탐정, '어사'가 등장합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아무리 어진 성군이라도 나라 구석구석까지 돌보기 어려웠던 때, '어사'라는 제도는 지방관의 비리와 백성의 고통을 조사해 해결하도록 하는 특급+만능의 역할이었을 텐데요 사극을 통해 만나는 어사들은 짧은 체류 시간 동안 탐문과 추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악인을 밝혀내 처단하는 '신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곤 했지만, 「웃는 머리」는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치며 마패를 꺼내는 순간의 통쾌함 대신, 예상치 못한 여러 차례의 반전을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Q1. 마지막 장면에서 형이의 질문을 떠올립니다 여러분은 어사의 선택이 마음에 드셨나요? 덧. 이방이 꾸어갔다는 닭, 형이 쪽으로 자꾸 쓰러지던 봇짐. 작가님이 친절하게 던져 주신 '단서'들이 나올 때 여러분은 어떤 의심과 추리를 하셨나요? ^^ "고을 주민들에게는 가난으로 인한 쇠락을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 이상의 감정이 서려 있었다. 무언가 뚜렷한 실체를 가진 것을 두려워하는 공포와 절망의 감정이었다. p.226" "높은 담 너머로 고을을 삼엄하게 둘러싼 산자락이 보였다. 산은 아직 어둠에 잡아먹혀 있었고, 먼동은 어슴푸레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고을에 빛이 드러나려면 멀었다. 고을 백성들은 집 안에 몸 숨긴 채 두려워 떨고, 바깥에서는 삿된 것들이 마구 날뛸 시간이었다. p.243" ✍️ 질문에 상관없이 읽으신 소감, 마음에 남은 문장, 어떤 내용이라도 편하게 나눠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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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님의 대화: 작가님들의 꼼꼼한 설명, 독자님들의 풍부한 해석, 잘 즐기고 계시죠? ^^ 이제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 9.18~9.20 무경 「웃는 머리」 (전설) 창귀 창귀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영혼으로, 감히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오로지 호랑이의 노예가 된다. 이번 작품에는 조선 시대 최고의 탐정, '어사'가 등장합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아무리 어진 성군이라도 나라 구석구석까지 돌보기 어려웠던 때, '어사'라는 제도는 지방관의 비리와 백성의 고통을 조사해 해결하도록 하는 특급+만능의 역할이었을 텐데요 사극을 통해 만나는 어사들은 짧은 체류 시간 동안 탐문과 추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악인을 밝혀내 처단하는 '신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곤 했지만, 「웃는 머리」는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치며 마패를 꺼내는 순간의 통쾌함 대신, 예상치 못한 여러 차례의 반전을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Q1. 마지막 장면에서 형이의 질문을 떠올립니다 여러분은 어사의 선택이 마음에 드셨나요? 덧. 이방이 꾸어갔다는 닭, 형이 쪽으로 자꾸 쓰러지던 봇짐. 작가님이 친절하게 던져 주신 '단서'들이 나올 때 여러분은 어떤 의심과 추리를 하셨나요? ^^ "고을 주민들에게는 가난으로 인한 쇠락을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 이상의 감정이 서려 있었다. 무언가 뚜렷한 실체를 가진 것을 두려워하는 공포와 절망의 감정이었다. p.226" "높은 담 너머로 고을을 삼엄하게 둘러싼 산자락이 보였다. 산은 아직 어둠에 잡아먹혀 있었고, 먼동은 어슴푸레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고을에 빛이 드러나려면 멀었다. 고을 백성들은 집 안에 몸 숨긴 채 두려워 떨고, 바깥에서는 삿된 것들이 마구 날뛸 시간이었다. p.243" ✍️ 질문에 상관없이 읽으신 소감, 마음에 남은 문장, 어떤 내용이라도 편하게 나눠 주세요 :)
어사가 호랑이 앞에 떨어진 것부터 수상한 낌새를 풍기며 이야기가 시작했는데, 그야말로 한 편의 추리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입소문 - 어사 일행이 보면서 느낀 것과 사또의 해명 사이의 간극 - 창귀의 해설 - 호랑이와의 대립 - 결말 후 해명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진실, 혹은 작은 진상들이 발화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뒤집히죠. 근래 나온 영화로서의 추리물 중 상당히 인상깊게 봤던 <나이브스 아웃>이 연상되었네요. 소설 속 암행어사와 현실 속 암행어사가 반드시 같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암행어사란 직책은 임금이 직접 임명하며 소통하는 중책이기에 결국 관리자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어사의 선택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파면하면 관리직이 없으니 본인이 그 고을 일에 발목이 붙잡히게 되는데, 그건 암행어사로서의 업무를 미뤄두는 것과 같으니까요. 추리물을 읽을 때 스스로 추리해가며 읽는 걸 좋아하는데, 호랑이가 습격한 것치고 이상한 방 안의 풍경에 위화감이 있고 이방이 어떤 음모를 꾸미기 위해 창귀가 되었으며 어사를 이용하고 있다! 까지는 예상했지만 어사가 미리 사또와 입을 맞추고 함정을 파놓았다는 반전은 맞추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추리물 특유의 긴박감과 서술 트릭, 반전이 그대로 초자연적인 존재들과의 목숨을 건 수싸움으로 이어지는지라 읽으면서 박진감이 느껴졌습니다. 눈에 보일 듯한 생생한 묘사도 매력적이네요. @무경 작가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웃는 머리>를 쓴 무경입니다. 바빠서 며칠 정신없이 움직였더니 벌써 제 작품을 이야기할 차례로군요! 여기서는 이 작품에 대한 몇몇 잡다한 이야기를 슬쩍 풀어보겠습니다. 1.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제가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소소했습니다. 몇몇 작가님들과 함께 모여 농담 따먹기 위주의 잡담을 나누다가, 문득 '우리나라의 옛 전설과 민담 속 요괴를 소재로 작품을 써서 묶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소재로 그런 걸 다루는 앤솔로지 정도로만 여겼는데, 어느새 전체 앤솔로지가 호러로 방향이 정해지고 <전설의 고향 프로젝트>가 되었더군요. 호러? 어? 나 호린이인데? ...저는 호러물은 무서워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호러를 써야 했지요. 그래서 작품을 서둘러 구상하고,원고를 최대한 빠르게 제출하고 계속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호러라는 장르를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호러만으로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전설의 고향>도 무섭기만 한 작품 외에도 원님이나 어사가 사건을 해결하여 귀신의 원통함을 푸는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제 본진(...?)인 추리, 미스터리의 형식을 가져왔습니다. 2. 저는 역사를 소재로 삼는 추리, 미스터리 작품을 써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제게 고증악귀(...) 이미지가 붙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일부러 힘을 쭉 빼고, 고증도 좀 놓고 쓰려 했습니다. 어사가 마패 들고 나타난다는 것부터 이미 고증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조선 시대 어사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으시면 https://www.youtube.com/shorts/llj6dxW0Gko 이 쇼츠를 보시면 될 겁니다.) 덕분에 형이가 들고 다니는 사인총 같은 무기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인검은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그만큼 많이 사용한 무기인지라 새로운 무언가를 등장시키고 싶었거든요. 무기를 총으로 정한 덕분에 최종 국면에서 교묘한 속임수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사인검으로 쓸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호랑이도 나오고 사인검도 나왔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더 적극적으로 묻어갈 수도 있었는데!(...?) 3. 호환은 한반도에 살던 이가 맞이할 수 있는 커다란 재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호환이라는 글자 너머에는 언제나 <예기>에 나오는 공자의 일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라는 말이 이어집니다. 요괴가 빚어내는 공포보다도 더 큰 무서움은 인간이 욕망과 어리석음에 뒤덮여 저지르는 광기 어린 행동인 듯합니다. 더욱 무서운 건, 정작 인간은 자기 자신이 어떤 어리석음에 휘감겨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에 대해 느꼈던 많은 생각을 이 작품에 미흡하게나마 실어보려 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다면 계속 물어봐 주십시오. 적극적으로 대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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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님의 대화: 어사가 호랑이 앞에 떨어진 것부터 수상한 낌새를 풍기며 이야기가 시작했는데, 그야말로 한 편의 추리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입소문 - 어사 일행이 보면서 느낀 것과 사또의 해명 사이의 간극 - 창귀의 해설 - 호랑이와의 대립 - 결말 후 해명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진실, 혹은 작은 진상들이 발화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뒤집히죠. 근래 나온 영화로서의 추리물 중 상당히 인상깊게 봤던 <나이브스 아웃>이 연상되었네요. 소설 속 암행어사와 현실 속 암행어사가 반드시 같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암행어사란 직책은 임금이 직접 임명하며 소통하는 중책이기에 결국 관리자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어사의 선택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파면하면 관리직이 없으니 본인이 그 고을 일에 발목이 붙잡히게 되는데, 그건 암행어사로서의 업무를 미뤄두는 것과 같으니까요. 추리물을 읽을 때 스스로 추리해가며 읽는 걸 좋아하는데, 호랑이가 습격한 것치고 이상한 방 안의 풍경에 위화감이 있고 이방이 어떤 음모를 꾸미기 위해 창귀가 되었으며 어사를 이용하고 있다! 까지는 예상했지만 어사가 미리 사또와 입을 맞추고 함정을 파놓았다는 반전은 맞추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추리물 특유의 긴박감과 서술 트릭, 반전이 그대로 초자연적인 존재들과의 목숨을 건 수싸움으로 이어지는지라 읽으면서 박진감이 느껴졌습니다. 눈에 보일 듯한 생생한 묘사도 매력적이네요. @무경 작가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유상 작가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뒤통수를 쳐대는(?) 전개가 되어서 호러보다는 두뇌 배틀물에 가까운 느낌이 되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작품을 읽으며 함께 추리해 주셨다니, 그 또한 감사하고요! 사실 일반적인 암행어사는 파견 나간 지역의 관리의 부정을 파헤치면 중앙에서 그자를 대신할 이가 올 때까지 지역 행정을 관할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특수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지라, 오히려 어사가 현실적인 결말을 택하는 게 오히려 뜻밖의 엔딩이 된 셈입니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고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유상님의 대화: 어사가 호랑이 앞에 떨어진 것부터 수상한 낌새를 풍기며 이야기가 시작했는데, 그야말로 한 편의 추리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입소문 - 어사 일행이 보면서 느낀 것과 사또의 해명 사이의 간극 - 창귀의 해설 - 호랑이와의 대립 - 결말 후 해명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진실, 혹은 작은 진상들이 발화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뒤집히죠. 근래 나온 영화로서의 추리물 중 상당히 인상깊게 봤던 <나이브스 아웃>이 연상되었네요. 소설 속 암행어사와 현실 속 암행어사가 반드시 같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암행어사란 직책은 임금이 직접 임명하며 소통하는 중책이기에 결국 관리자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어사의 선택이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파면하면 관리직이 없으니 본인이 그 고을 일에 발목이 붙잡히게 되는데, 그건 암행어사로서의 업무를 미뤄두는 것과 같으니까요. 추리물을 읽을 때 스스로 추리해가며 읽는 걸 좋아하는데, 호랑이가 습격한 것치고 이상한 방 안의 풍경에 위화감이 있고 이방이 어떤 음모를 꾸미기 위해 창귀가 되었으며 어사를 이용하고 있다! 까지는 예상했지만 어사가 미리 사또와 입을 맞추고 함정을 파놓았다는 반전은 맞추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추리물 특유의 긴박감과 서술 트릭, 반전이 그대로 초자연적인 존재들과의 목숨을 건 수싸움으로 이어지는지라 읽으면서 박진감이 느껴졌습니다. 눈에 보일 듯한 생생한 묘사도 매력적이네요. @무경 작가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나이브스 아웃> 류의 추리물, 임의로 빠쟈나올 수 없는 거대한 밀실=섬=기차=인적 끊긴 저택에서 범죄가 발생하고, 마침(인 줄 알았으나 사실 계획에 의해) 탐정이 함께 있고, 모두가 의심되는 가운데, 마지막에 다 모아 놓고 사실은! 히면서 좌르륵 밝히는 류를 아주 좋아합니다 흐흐 황금기? 고전 추리소설처럼 에르큘 포와로=브누아 블랑 느낌인 거죠! 근래에 나온 <맥파이 실인 시건>도 비슷한 스타일이라 생각하며 읽었는데요, 이런 작품의 마지막에 모든 이 앞에서 진실을 밝힐 때, 떡밥이 잘 회수되느냐 vs 지루한 설명충이 되느냐가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브스 아웃미스터리 소설의 대가인 작가 할란이 자신의 85살 생일에 자신의 방에서 날카로운 단검으로 목이 그인 채 발견된다. 외딴 저택에 모인 할란의 간병인과 자식 내외, 그리고 3세들은 유산 상속을 놓고 대거 혼란에 빠진다. 파견된 형사들은 가족과의 면담을 할 수록 자살로 의견이 모이지만, 면담 중 멀찍이 떨어져 상황을 전망하는 푸른 눈의 사내는 형사들마저 압도하며 심문을 주도해나간다. 남자의 이름은 바로 브누아 블랑. 챔피언 사건을 해결해서 이름이 높아진 유명한 사립탐정이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가장 아끼는 친구들을 본인의 사유지인 그리스의 섬으로 초대한 IT계의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 하지만 머지않아 이곳이 마냥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맥파이 살인 사건「뉴욕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석권한 영국 작가 앤서니 호로비츠의 장편소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추리 소설가의 수상한 죽음. 사설탐정으로 변신한 편집자가 밝혀낸, 미완의 원고에 감춰진 진실.
무경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웃는 머리>를 쓴 무경입니다. 바빠서 며칠 정신없이 움직였더니 벌써 제 작품을 이야기할 차례로군요! 여기서는 이 작품에 대한 몇몇 잡다한 이야기를 슬쩍 풀어보겠습니다. 1.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제가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소소했습니다. 몇몇 작가님들과 함께 모여 농담 따먹기 위주의 잡담을 나누다가, 문득 '우리나라의 옛 전설과 민담 속 요괴를 소재로 작품을 써서 묶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소재로 그런 걸 다루는 앤솔로지 정도로만 여겼는데, 어느새 전체 앤솔로지가 호러로 방향이 정해지고 <전설의 고향 프로젝트>가 되었더군요. 호러? 어? 나 호린이인데? ...저는 호러물은 무서워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호러를 써야 했지요. 그래서 작품을 서둘러 구상하고,원고를 최대한 빠르게 제출하고 계속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호러라는 장르를 배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호러만으로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전설의 고향>도 무섭기만 한 작품 외에도 원님이나 어사가 사건을 해결하여 귀신의 원통함을 푸는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제 본진(...?)인 추리, 미스터리의 형식을 가져왔습니다. 2. 저는 역사를 소재로 삼는 추리, 미스터리 작품을 써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제게 고증악귀(...) 이미지가 붙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일부러 힘을 쭉 빼고, 고증도 좀 놓고 쓰려 했습니다. 어사가 마패 들고 나타난다는 것부터 이미 고증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조선 시대 어사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으시면 https://www.youtube.com/shorts/llj6dxW0Gko 이 쇼츠를 보시면 될 겁니다.) 덕분에 형이가 들고 다니는 사인총 같은 무기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인검은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그만큼 많이 사용한 무기인지라 새로운 무언가를 등장시키고 싶었거든요. 무기를 총으로 정한 덕분에 최종 국면에서 교묘한 속임수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사인검으로 쓸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호랑이도 나오고 사인검도 나왔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더 적극적으로 묻어갈 수도 있었는데!(...?) 3. 호환은 한반도에 살던 이가 맞이할 수 있는 커다란 재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호환이라는 글자 너머에는 언제나 <예기>에 나오는 공자의 일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라는 말이 이어집니다. 요괴가 빚어내는 공포보다도 더 큰 무서움은 인간이 욕망과 어리석음에 뒤덮여 저지르는 광기 어린 행동인 듯합니다. 더욱 무서운 건, 정작 인간은 자기 자신이 어떤 어리석음에 휘감겨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에 대해 느꼈던 많은 생각을 이 작품에 미흡하게나마 실어보려 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다면 계속 물어봐 주십시오. 적극적으로 대답하겠습니다^^
작가님이 호린이시라니, 또 한번의 반전입니다 ^^ 저는 호부심을 상당히 부리는 편이라서요 앞으로도 진짜 무서운 호러 많이 써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ㅎㅎ 읽으면서 내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렸어요 발제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다섯 자 한자성어는?!"이라는 퀴즈도 구상하고 있었답니다 ㅎㅎ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과 사람에게 당하는 것, 둘 다 정말 사양하고 싶네요... @유상 작가님의 작품에서 혜형과 오인의 관계가 각인되어, 이 작품에서도 어사와 형이를 보며 형이의 성별을 의심ㅋㅋ 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 이정길-임현식 배우님이 등장했던 암행어사 드라마에서도 어사를 보좌하는 갑봉이 외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 위기에만 등장하는 호위무사 상도가 있었는데요 이 작품을 확장해 장편으로 만드신다면! 호위무사들의 활약도 기대하고 싶습니다 ^^ (사인검을 든 존잘 호위무사 이미지가 눈앞에 아른아른~)
수북강녕님의 대화: 작가님이 호린이시라니, 또 한번의 반전입니다 ^^ 저는 호부심을 상당히 부리는 편이라서요 앞으로도 진짜 무서운 호러 많이 써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ㅎㅎ 읽으면서 내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렸어요 발제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다섯 자 한자성어는?!"이라는 퀴즈도 구상하고 있었답니다 ㅎㅎ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과 사람에게 당하는 것, 둘 다 정말 사양하고 싶네요... @유상 작가님의 작품에서 혜형과 오인의 관계가 각인되어, 이 작품에서도 어사와 형이를 보며 형이의 성별을 의심ㅋㅋ 하기도 했습니다 80년대 이정길-임현식 배우님이 등장했던 암행어사 드라마에서도 어사를 보좌하는 갑봉이 외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 위기에만 등장하는 호위무사 상도가 있었는데요 이 작품을 확장해 장편으로 만드신다면! 호위무사들의 활약도 기대하고 싶습니다 ^^ (사인검을 든 존잘 호위무사 이미지가 눈앞에 아른아른~)
아, 그게 사실... 형이는 처음에 소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정 과정에서 편집자님이 그런 페어가 너무 흔한 거 같으니 성별은 드러내지 말자고 제안하셨지요. 나중에 <귀신새 우는 소리> 책을 보니 만약 그대로 소녀로 표기했으면 앞서 나온 작품들의 패턴과 비슷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아직은 성별 불명입니다. ㅋㅋㅋㅋ 어사의 다른 부하들이 가진 특기나, 어사가 저렇게 과감하게 몸 던지는 이유 등도 생각해둔 바가 있습니다. 과연 그 이야기도 나중에 풀어낼 기회가 생길까요?
무경님의 대화: 아, 그게 사실... 형이는 처음에 소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정 과정에서 편집자님이 그런 페어가 너무 흔한 거 같으니 성별은 드러내지 말자고 제안하셨지요. 나중에 <귀신새 우는 소리> 책을 보니 만약 그대로 소녀로 표기했으면 앞서 나온 작품들의 패턴과 비슷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아직은 성별 불명입니다. ㅋㅋㅋㅋ 어사의 다른 부하들이 가진 특기나, 어사가 저렇게 과감하게 몸 던지는 이유 등도 생각해둔 바가 있습니다. 과연 그 이야기도 나중에 풀어낼 기회가 생길까요?
역시, 작가님은 이미 계획이 다 있으셨군요 부하들의 다른 특기도 좋지만 (x맨처럼 특이한 초능력 하나씩?!), 무엇보다 외모가 특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암요 으흐흐
무경작가님 작품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미스터리 탐정물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탄탄한 구성에 익숙한 듯 뻔하지 않고, 황당하지 않은 좋은 반전이 어우러졌다고 생각해요. 어사와 형이의 다음 이야기가 있는지요? 꼭 보고 싶네요. (문득, 영인과 어사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물음이 생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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