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살아남은 건 쥐인가, 사람인가. 수많은 원혼들은 사라졌다. 그러나 일곱 자 일곱 치의 베를 몇 번이고 갈라도, 그 원혼들이 모두 저승길을 찾아가기에 충분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새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았다. 새는 곧 마을을 벗어나 새로 짓고 있는 절간 위를 날았다. 일꾼들이 썩어서 못 쓰는 나무 바닥을 떼어 태우며 감자를 구워 먹고 있었다. 그 연기가 마치 풀려난 원혼들처럼 천천히 푸른 하늘 위로 퍼져나갔다. 짙고 검은 연기는 마치 먹구름처럼 태양을 가렸다. ”
『귀신새 우는 소리』 p162, 류재이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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