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 작가님의 <웃는 머리>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때마침 내리는 비 덕분에 귓것 나올 듯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즐겼습니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를 떠올리다, 배트맨의 숙적 ‘조커‘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다 앞에 쓰여있는 창귀 전설의 문장을 보고선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어젯밤에 지인이 시원한 밤에 어울리는(?) 노래라며 보내준 링크가 바로 안예은이 부른 <창귀>였습니다.
https://youtu.be/8UUDyQyuvwI?si=K_hmwOksrikaZAuQ
제 영혼이 황천길 가게 하려고 호환에 당할 인간을 끌어다 놓는, 그 죽어서도 스러지지 않는 욕심의 창귀의 노래를 정말 시원하게 들었는데, 다음날 아렇게 창귀를 다시 만났습니다. 어이쿠!
그런 창귀 전설을, 끝까지 가버린 인간(들)의 욕심을 다른 방향으로 비틀고 버무려 오히려 산신을 제어하는 창귀를 창조(!)해내고, 또 이야기의 흐름에 예측하지 못할 변곡점들을 배치해서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를 엇벅자로 터뜨리며 읽는 이의 카타르시스를 빵빵(총알 두발!) 🔫🔫
그리고 마지막, 전설의고향스런 교훈으로 마무리까지.
사인총의 등장! 성수에 담근 은총알로 흡혈귀를 멸하는 어떤 영화들도 마구 떠올랐지만, 임금이 어사 에게 하사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이 세계관을 확장해서 세종대왕 때 은밀히 발족해서 2025년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 직속의 ‘귓것처리단’으로 존재하는 비밀조직의 활약을 다룬 시리즈로 나와도 좋을 듯 합니다 ㅎㅎ
무경
안예은 님의 <창귀>는 이 이야기를 다 쓴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았다면 뭔가 좀 더 연관 있게 썼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제가 쓴 창귀는 스스로를 해치면서도 계속 부리는 그 막대한 인간의 욕심을 담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전설의 고향을 컨셉 삼았던 것처럼 과거 전설의 고향을 연상케 하는 교훈적인 마무리도 중요하게... ㅋㅋ
무기에 대한 고심이 있었는데, 당시 호랑이 사냥꾼들의 여러 일화들을 보며 자연스레 호랑이-총으로 연결지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서 나오는 귀신 퇴치를 위해 화포를 쏘자(...)는 기록도 떠올랐고요. 나중에 이 이야기를 확장한다면 현대까지 이을 방법도 있을 듯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더더욱 감사하고요!
Henry
감사합니다. 늘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Henry
네놈도 나랑 같다! 네놈도 사람을 홀리고 속이는 놈이란 말이다!
『귀신새 우는 소리』 p.266, 무경 <웃는 머리> 중, 류재이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무경
이 대사에 많은 의미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딱 집어주시니 감사하네요^^
Henry
그리고 읽으면서, 창귀를 상상하자니 계속 떠오르는 익숙한 이미지가 있어서 찾다보니.. 제법 오래된 만화영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에 나오는 최고빌런 ‘파란해골 13호‘의 였습니다 ㅎㅎ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산속 에 있는 동굴에서 생활을 하는 마루치와 아라치는 등산을 온 박사의 눈에 들어 함께 도시로 가게 된다. 태권도 경연 대회에 나간 마루치는 괴한의 습격을 받고 배후에 있는 파란 해골 13호가 할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 마루치 아라치의 복수와 지구를 지키려는 노력이 시작된다.
책장 바로가기
무경
앗! 마루치 아라치!!!!! 반가운 작품입니다!!!
수북강녕
추억의 <마루치 아라치>... 저는 중앙극장에 가서 보았습니다 (대체 연식이 ㅎㅎ)
그때 태권도 열풍에 탑승해서 도복도 입고 띠도 두르고 다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