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와의 7일

D-29
미술 천재가 이해가 간다. 그는 갖은 고생을 해서 천재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장애인 천재의 안목을 본 것이다. 그것도 천재들만 알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이 엄마에게 길러져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는데 그것은 개천에서 용나는 것을 막는 사회적 흐름이다. 평등에서 아주 안 좋은 것이다.
에스콰이어는 JTBC 방송이 지향하는 것을 대변하는 것 같다.
사실 스토리나 결론보다 그 사이에서 인물들이 하는 대화에 함축적인 것이 있으면 그게 더 글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명품은 솔직히 돈지랄하는 것이다. 실용성이 너무 없다. 이재명이 들으면 욕할 것이다. 김건희는 허영덩어리다.
내가 아주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치매 걸린 여자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분위기를 가진 여자다. 저런 에피소드 식 드라마는 인물이 많이 나와 내 취향에 맞는 사람을 더 잘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은 2년 월반을 했고 강요로 인해 3학년을 3년이나 다녔다. 드라마는 정상적인 코스로 장식 단계를 밟는 게 좋다는 취지의 말을 등장인물을 통해 했다. 누구라도 다수에 넣으려는 게 여기서도 나타난다. 디테일하게 보면 드라마가 엉망이다. 결국 그냥 다수에 맞추라는 말이 80% 이상이다.
사회나 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짓은 국민과 시민 각자의 체질과 취향을 살리는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예쁜 여동생이 있어 나를 부르러 오는 상상을 주로 하곤 했다.
청휴 동안 책 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내게 남는 것이나 대응엔 이게 최고다.
동병상련 보통인과 다른 특수한 능력을 가져, 사회생활에 지장이 많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은 아마도 그와 같은 특성(장애와 특수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잘할 것이다. 인간은 할 수 없이 동병상련이다. 유유상종이다. 인간은 여기서 벗어나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 팔은 안으로만 굽는다. 우선 자기를 챙긴 후, 시간을 확보한 후 남을 본다.
회의와 염세주의에 빠지는 것은 일단은 거짓말을 안 해 안심이 되고 믿을 수 있다. 사실이 그러니까.
장사는 다 사기꾼이다.
이슬 꼭두새벽에-한낮은 더워서-들로 나갈 때 아버지 가랑이를 적시는 이슬을 보면 그게 그렇게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엔 삶의 고단함이 묻어있다. 황소가 앞장서고 아버지, 그다음이 나. 그늘진 솔밭을 지나 이슬 맺힌 좁은 오솔길을 나란히 걷는다. 미소가 예쁜, 청초한 여선생님은 밥도 안 먹고 변소도 절대 안 가고 그저 이슬만 머금는 줄 알았다. 안 그러면 어떻게 저렇게 사람 얼굴과 피부가 투명하고, 옷도 저렇게 항상 선녀(仙女)처럼 희고 깨끗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슬처럼 영롱한 담임 선생님이, 우리 초가집으로 가정방문이라도 올라치면 마을 어귀에 보이면서부터 나는 그만 가슴이 두방망이질하기 시작한다. 짚으로 엮은 흙 담벼락을 따라 넝쿨 호박과 나팔꽃에 맺힌 이슬과 거길 기어오르는 청개구리는 동쪽에서 막 솟는 태양을 맞이해야 한다. 그 둘은 곧 사라질 운명이다. 짚으로 덮은 흙 담벼락, 노란 호박꽃, 보랏빛 나팔꽃, 차가운 청개구리, 거미의 출렁임에 땅으로 낙하하는 이슬. 이게 한 폭의 그림이 아니면 무엇이랴.
부모 부모, 하면 생각나는 게 두 가지 있다. 아마 평생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나 말고도 누구나 부모를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 하나쯤은 분명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제 표현하긴 어렵더라도 그게 머리에 이미지로 선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건 자신만이 평생 간직하고 있는, 감미롭고 아늑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꿈의 세계일 것이다. 나는 아버지가 오일장(五日場)에 안 데려가면 떼를 쓰며 졸랐다. 한번은 그와는 다르게 동네에 초상이 나서 아버지가 마침 동네 이장이어서 마을을 돌며 부고장을 돌렸다. 그때 나를 데려가라고, 나는 땅바닥에 뒹굴며 생떼를 부렸다. 할 수 없이 아버지는 나를 짐바리 뒤에 태우고 동네를 돌았다. 장등을 올라갈 때 등이 흥건할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페달을 열심히 밟는 아버지의 등을 보고 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나만 뒤에 타지 않았어도 아버지는 쉽게 동네를 돌 텐데.” 어머니에 대한 건, 한번은 부뚜막에 여기저기 틈이 생겨 연기가 거기로 새는 것이다. 눈이 매워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가 없다. 이걸 메우려고 차진 붉은 흙을 뜨러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어머니와 나는 수리조합 뚝방 아래를 지나는 것이다. 발아래로는 시퍼런 물이 뭐든 삼켜버릴 기세로 흐르는, 논에 물을 대는, 난간도 없는, 일본 놈들이 만들어 튼튼한 그렇지만 아슬아슬한 수로(水路) 위를 걸어 조대흙을 파러 가는 길이다. 이상하게 이 그림이 별사건이 없는데도, 내 머리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내게 뭔가 무서우면서도 정겹고 마치 한 폭의 그림이 연상되는 것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데 그림은 못 그리고 안 되는 글로나마 이렇게 표현해 내 마음을 달래 본다. 그러나 뭔가 아쉽고 부족한 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걸 보면, 인생길 도중에 큰 사건도 잘 잊히지 않지만, 그때의 분위기나 인상, 느낌, 빛깔, 냄새 이런 게 더 머리에 오래 각인 되는 것 같다. 특별히 어디에 갔다거나 색다른 이벤트보단 일상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 나이 들어서도 잊히지 않고 특히 감미롭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으로 자신에게 오래 간직되는 것 같다.
한글은 일상에서 많이 쓰이고 한자는 공문서에서 많이 쓰인다.
나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고베에서 일본이 안전에 엄청 조심하는 걸 보았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특이한 직업이 소설엔 많이 등장한다.
일본인은 뭔가 부탁하거나 잘못을 빌 땐 몸을 아래로 지나치게 굽힌다.
일본인은 된장국을 기본으로 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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