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오구오구 @연해 저는 읽으면서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 같은 걸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다른 분들 의견도 궁금합니다.
이런 거 뭐 마조히즘이니 새디즘이니 하는 것도 좀 구태의연할까요? 나쁜 남자(여자)에게 끌리는 거 뭐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왜 끌리느냐까지는 잘 몰랐는데 이런 거 인지심리학자들이 설명을 잘 해내더라구요. 특히 김경일 교수가 지난 번에 EBS에서 설명하는데 아, 그렇구나 싶은데 옮기려니 좀 그러네요. ㅋ 예전엔 심리학이 재밌었는데 언제부턴가 시큰둥하더군요. 너무 딱딱 떨어지까 재미가 없더군요. 김경일 교수는 심리학 첫 학기 수업에 상담 심리학을 들었는데 이렇게 재미없으면 괜히 전공했다고 후회했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상담은 입 다물고 듣는 건데 선천적으로 자신은 그게 안 된다고. 그런데 마침 인지 심리학은 그것과 정반대의 분야라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다나 뭐라나. 아, 그러고 보니까 아일린이 심리학 전공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럼 아이러니이긴 하네요. 흐흐
저도 이 심리를 명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막상 (이런) 상대와 연애가 시작되면 교묘하게 세뇌(?)를 당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보니 그래요. 제 주변인들을 저에게서 한 명 한 명 떼어놓는 것(판단력이 흐려지도록)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 근데 인간이 참 무서운 게 막상 그 안에 들어가면 상대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게 잘 안 보이더라고요. 주변에서 계속 저를 말렸는데, 되레 제가 그 사람을 변호하고 있었거든요('아냐, 너네가 잘 몰라서 그래.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라고). 연애(나 결혼, 까지 쓰려다가 제가 미혼이라 일단 넣어두고)는 둘만의 서사일 때가 많으니까요. 심지어 상대가 '네가 날 화나게 하니까 내가 화내는 거잖아!'라고 당당하게 지속적으로 말하면, 제가 정말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아 내가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구나' 뭐 이렇게? (실제로 맞지는 않았지만 위협적인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YG님 말씀처럼, 스톡홀름 신드롬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제 이런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줄행랑칩니다. 그때 이후로 연애관(?)도 많이 달라졌고요. 그 전에는 다정한 남자에게 심드렁했는데(다정한 것보다는 똑똑한 사람 좋아했죠), 아무리 생각해도 일단은 다정한 게 짱인 것 같습니다.
저도 김경일 교수님 좋아해서 인지심리학에 부쩍 관심이 생겨 잠깐 배웠던 적도 있는데요. 저는 반대로, 공부하는 내내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리학을 전공했던 지인에게 이 말을 했더니, - 인지심리학 배우러 오는 사람의 생각 : 인지심리학을 공부하면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생각하고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지 심리를 알 수 있겠지?! - 배우는 것 : 뇌과학 ... 제 경우는 이상 심리학이 재미있었어요.
앜ㅋㅋ 빵 터졌습니다.
맞아요, 저도 어렸을 땐 똑똑한 남자가 좋았는데 이젠 안 그래요. 근데 다정한 남자도 항시 조심해야 해요. 나한테만 다정한 게 아니더라고요! (써글)
하하, 그러네요(조심 또 조심!). 그 적정선을 맞추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밑에 제가 수집한 문장과 같은 딜레마도 있더라고요.
저도 언니의 분류를 보고 제 지난 연애들을 좀 복기해보았어요. 그냥 막연한 수준으로 정리라는 것을 해보니, 저는 주로 양쪽을 왔다갔다 오가는 연애를 해왔던 것 같아요. 한 번의 연애가 시작해서 끝이 아면, 그 다음 연애는 지난 연애 상대랑 정반대 느낌의 사람과 하곤 했어요. 저를 리드하고, 지적으로 자극하고, 기분좋게 혼란을 주는 상대를 사랑하게 되면 사랑의 속성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꼭 제가 사랑했던 그 모습들에 상처를 입었죠. 무시당했고, 불안에 떨어야 했고, 영혼에 가시가 돋았어요. 그렇게 그 상대와의 사랑이 끝나면 저는 곧장 나를 포용하고, 지지하고, 안정감을 주는 상대에게 끌렸어요. 그러곤 또 시간이 지나면 내가 이끌렸던 잔잔하고 깊은 이해심에 하품이 나오기 시작했죠.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 요조.임경선 지음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 요조와 임경선의 교환일기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솔직하고 '앗쌀하다'. 다른 여자는 자신이 대외적으로 하는 말과 행동에 가식이 많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SNS 쪽지로 채팅하듯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던 두 여자는 어린 시절 다른 이들이 침범할 수 없는 우정을 나누던 단짝 소녀들이 그랬듯이 '교환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정도의 차이는 좀 있겠지만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되지 않나요? 저는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데 (오래 전 일이라 기억도 안 나지만) 그 말이 좋은 뜻에서 하는 말인지 나쁜 뜻에서 하는지 몰라 오죽하면 친구한테 감정을 의뢰한 적도 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친구가 펄쩍 뛰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그 사람 정리하라고까지 하는데, 그게 그렇게 역정을 낼일인가? 이 친구조차도 못 믿게되더라구요. 소설 제목중 '사랑은 미친 짓이다'란 제목도 있잖아요. ㅎㅎ그래도 연해님은 잘 빠져 나오셨네요. 다행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데 주도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하.
아일린이 savior complex 가 있었던게 아닌가라고 저는 생각들던데요
오, 이런 컴플렉스도 있군요...
White knight syndrome 이라고도 하던데,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행복함과 만족을 느끼는게 어느 선까지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만, 러시아계 크라이언트의 논문을 전부 손봐서 교수를 만들어줬다는 부분도 그렇고… 오웰과의 관계도 그렇고… 문득 떠올랐어요
오? 저는 항상 제 배우자에게 "내가 굿네이버스고 유니세프다. 당신과 결혼해서 내 한몸 희생해 세상의 다른 여성들을 구원했다."고 하는데, "유니세프랑 굿네이버스는 아이들 구호단체 아니냐?"라고 하더라고요. 쳇
크크크크큭
저도요. 이쪽도 맞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 자신을 만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는...?
저도요 2 (전문용어로 ‘테레사 수녀님 병’이라고도 하는…) (테레사 수녀님 죄송합니다)
오웰은 여자들을, 다시 말해 아내들을 그들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주는지, 혹은 무엇을 '요구하는지'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식민지 권력의 탐욕스러움을 꿰뚫어 보는 그의 통찰력은 결코 성별 간의 관계로는 확장되지 않았다. 오웰은 한 번에 몇 루피씩 주고 젊은 여자들을 사면서도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지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은 엄청 똑똑한 여인이었네요. 얼마전에 "라흐헤스트"라는 소극장 뮤지컬을 보고 이상에 대해 엄청 실망했었는데, 이제 조지 오웰에 대한 실망이 시작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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