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엄마와 누이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ㅋㅋㅋ 경고를 빈 말로 넘기지 말고 잘 들었어야 했어요.. 하긴 저희 엄마아빠도 우리 남편한테 no return no refund no A/S라고 못박았었죠
전 심지어 엄청 계산하고 결혼했는데도 이렇게 실망감 많이 느끼는 제 '인생의 선택'은 처음입니다(계산해서는 제 분수의 맞게입니다 ㅎㅎ). 제 배우자분께서도 같은 생각을 하시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 인생에서는 '우울하게 혼자 사느냐 VS 울화통이 터지느냐'의 선택이었어요.
ㅎㅎㅎ 이거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 누가 그러더군요. 결혼은 5060때 하라고. 서로 기운이 없어야 잘 산다고. 근데 그 나이 때 예쁘진 않잖아요. ㅠ
제 친구들 중에 3명이 40대 중후반에 결혼을 했어요.(6명 모두 초혼) 근데 배우자분들도 너무나 훌륭하고 멋진 분들이라 역시 만혼의 시대란 생각도 잠시했었죠. 허나...그들도 사생활을 파보면.... 근데 아일린 씨의 얘기만 듣지 말고, 우리 조지 오웰 씨의 이야기도 들어 볼까요? 하려는 찰나....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너무 많이 하셔서 제가 거기까지 읽고 나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갈수록 평균수명이 늘고 결혼 시기도 늦어지고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황혼 결혼이 늘어날 것 같긴 해요 ㅎㅎㅎ
다들 내가 타고난 기질에 있어서는 에릭이랑 아주 비슷하다는 걸 아직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일단 받아들이고 나면 그 사실은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야.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6-2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이 문장을 보고 생각난 건데, 누군가와 결혼을 결심할 때는 그 사람과 정치적 신념이나 사상이 같다거나, 그런 쪽으로 대화가 잘 통한다거나, 또는 독서 취미가 같다거나, 이런 이유들을 결정적 근거로 삼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장은 정신적으로 이 사람과 내가 잘 맞는 것 같아도, 인생은 생각으로만 이뤄져 있는 게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 지내는 진짜 삶 속에서는 그런 것들은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생각을 (쌩뚱맞게) 해 봤습니다.
오! 저도 저 부분에서 "이래서 둘이 살았고만."했어요. ㅎㅎㅎ
1920년대에 여성의 진로는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고, 보통 결혼과 함께 끝났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75,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8장까지 읽고 있는데, 오웰을 보면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책이 생각나고, 8장까지의 아일린과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머니의 탄생>책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두요 ㅎㅎㅎ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분노가 느껴지는데, 저만 그런걸까요 ㅎㅎ
분노하라고 쓴 책이 아닐까요? ㅎㅎ
작가의 목적이 그것이라면 저는 꽤나 성실한 독자인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웃음에서 한숨으로)
아일린은 오웰이 소중히 여기던, 인간이라는 존재가 "꼭 갖추어야 하는 고상함"을 체현해 놓은 존재였다. 오웰은 작가로 살아가는 동안 이 고상함이야말로 우리가 잘못된 권력에-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떠들어대면서 실은 억압하는 구조에-생각 없이 굴복하지 않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자질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건 오웰이 지니고 싶어 했을 만한 자질이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79,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제가 시작하는 날짜를 착각했나봐요. 그래도 워낙 쉽게 읽혀지는 책이어서 그런지 따라잡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예전에 사놓은 원서로 읽긴 한데 한글판도 궁금해집니다. (실은 원제인 Wifedom을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했는데 제목이 다르네요. suffix인 kingdom, serfdom 등에 나타나는 -dom은 주로 domain, state, jurisdiction을 의미하는데 ) 한글로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했던 Counterfiction을 대항 서사로 했군요. 저는 당연히 1984와 동물농장으로도 유명하지만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여러번 수업 시간에 읽고 가르쳐서 많이 접했는데요. 특히 글 쓰기와 영어 언어에 대한 에세이는 아마 IGCSE나 IB 영어에서 필수인 듯합니다;;; 특히 active로 쓸 수 있으면 가능한 한 passive를 피하라고 한 글로 유명했죠..;; Never use the passive where you can use the active. 물론 이 말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https://medium.com/financial-times/orwell-was-not-always-right-in-defense-of-the-passive-voice-7d521c313811 그의 예언적이거나 정언적인 글이 시원시원한 매력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더 예민한 판단의 필터를 통해 보면 반문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고 영어 샘이 지적해 준 게 기억납니다.
원서의 제목 와이프덤wifedom은 흥미로운 단어다. 아내라는 단어에 농노신분serfdom, 노예신분slavedom 같은 표현에서 흔히 보는 접미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신분제 사회에서 이름을 알 필요가 없는 노예들처럼, 가부장제 사회에서 그 존재를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한 아내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_박상현(오터레터 발행인, 《친애하는 슐츠 씨》 저자)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1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원제를 살려서 번역했다면 어떤 제목이 나왔을까요. 아내 노릇, 아내 신분제, 아내라는 이름의 감옥, 마누라 죽이기 등등등!?
신분제 사회의 접미사라니 제목에서도 작가의 분노가 느껴져요.
전 소제목들에 Present, Tense와 Passive, Tense 등 영어 문법에서 나오는 단어들을 사이에 쉼표를 삽입해서 오묘하게 바꿔 쓴 게 인상적이네요. 쉼표 없이는 그냥 현재 시제나 수동태일 테지만, 쉼표가 들어가서 '팽팽한, 긴장된' 의미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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