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9일 화요일에는 읽기표대로 '공짜로'부터 '역겨운 부분 지우기, 빈 칸에 줄 긋기'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85쪽부터 117쪽까지입니다. (1부는 내일 9월 10일 수요일 마무리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가부장제와 대가 없이 제공되는 (여성의) 가사 노동에 대한 저자의 생각, 그리고 이전에 나온 조지 오웰의 평전에서 아일린을 포함한 여성의 역할이 어떻게 삭제되거나 왜곡되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고발 등이 이어집니다. 아일리과 오웰은 결국 결혼하고요.
지구상의 모든 사회는 여성들이 제공하는 무급 노동과 저임금 노동 위에 세워져 있다. 만약 그 노동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그 액수는 10도 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돈을 지불하게 되면 부와 권력은 재분배될 것이고, 그렇게 재분배를 하다 보면 가부장제의 자금줄은 말라버리고 이빨은 뽑혀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94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여성의 행위를 누락하는 가장 교묘한 방법은 수동태를 사용하는 것이다. 원고는 타자 치는 사람 없이 타자로 쳐지고, 목가적인 환경은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 없이 존재하고, 스탈린주의자인 추격자들로부터의 도피는 이루어진다. “~하기로 계획되었다”라거나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같은 문장들을 볼 때마다 나는 예민해졌다. 그러기로 계획한 사람은 누구일까? 다칠 수도 있었던 사람은 누구일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01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한편, 오웰은 주중에는 계속 케이와 잤고, 주말은 아일린을 위해 비워놓았다….” 그리고 오웰은 그때까지 그와 섹스하기를 거부했던 또 다른 여자 샐리도 만나고 있었다. 아일린은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알았을까? 전기 작가 중 누구도 이 점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아일린이 계속 모르기 위해서는 그 일이 계속 로잘린드의 아파트에서 벌어져서는 안 됐다. 로잘린드가 아일린에게 말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겉으로는 당신과 사랑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혼자가 실은 그 시간 내내 다른 사람과 섹스하고 있고, 그러면서 또 다른 사람과 섹스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고, 아마도 하나의 신호일 것이다. 오웰과 아일린이 서로를 알게 된 지 10개월이 된 1936년 1월 오웰은 북쪽에 있는 가난한 광업 도시 위건으로 간다. 광부들의 삶을 조사해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라는 놀라운 작품이 될 글을 쓰기 위해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06~10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날짜 분배해서 여자를 만나는 오웰을 보면서 기가 차서 뭐라 표현이 안되더라구요? 여친 강간에, 양다리도 아니라 세다리 네다리인거 같고, 염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거 같은데, 그 와주에 호모포비아도 있다 하고… 저는 지금 딱 오웰을 따라 아일린이 스페인에 가려는 부분까지 읽었(들었는데, 글과 내용은 흥미롭고 재밌는데, 오웰때문에 자주 뒷목 잡다보니 한 번에 30분 이상씩은 못듣겠어요! (진짜 별게 다 진도빼려는 제 발목을 잡네요!)
@borumis @stella15 @꽃의요정 정희진 선생님께서 추천사에 그 표현을 쓰신 것도 그런 일화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그래서 읽자고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죠;
ㅎㅎ 저에 대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YG 님이 추천해 주신 책인 거 같은데 얼마 전에 '천사들의 엄격함' 읽었다가 머리에 쥐나서 지금 읽는 책이 너무 재미있답니다! 우아하고 반듯하게 살고 싶으나, 어머어머! 하면서 막장을 즐기는 저란 사람;;;;참....
@꽃의요정 님, 그 책은 원래 혼비님이 읽어보라고 제게 추천하신 책이었어요. 돌을 던지려면 혼비님께!!! (먼 산)
혼비 님께 상 드려야겠네요! 저 그 책 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머리에 쥐난 거고요!
참, 김혼비 작가님 저는 그냥 털털하고 보이시하고 이럴 줄 알았는데 알라딘 TV 보니까 나름 매력적이시더군요. 혼비 작가님이 YG님께 읽어보라고 하실 땐 뭔가의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ㅋ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뭐 하나라도 건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근데 뭐 이런 여자의 일생은 쎄고 쎄서 놀랍지도 않습니다. ㅋ 근데 요즘 <나는 왜 쓰는가?>읽기 시작하면서 조지가 좋아질려고 하는데 역시 그는 내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머네요. 동물농장과 1984를 읽는다면 그건 순전히 문지혁 때문에 읽는 것이고, 그것으로 조지와는 이별을 고하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ㅋ
옆방의 ‘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와 이 방에 동시 참여하다가는 가벼운 정신분열증에 걸릴 듯요. 하나만 패기로 나가야겠죠.
@밥심 권하지 않겠습니다. :(
아이고, 이 대목도 웃으면 안 되는데, 또 웃음이... (죄송합니다) 많이 혼란스러우실 것 같아요. 밥심님, 화...화이...팅...!
옆방은 기웃거리지 않겠습니다. 단호하게!
조지 오웰을 그의 삶의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그의 한계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라서 특별하고, 시대적 한계를 안고 숨겨져있던 아일린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서 이 책을 읽는 과정이 너무나 특별한 것 같습니다. 조지 오웰은 그가 처한 상황(버마에서 경찰관으로서 느낀 식민주의에 대한 인식 등)에서 그 자신이 느끼는 상황에는 충실하고 날카로웠으나 그것을 확장해서 충분히 날카롭지는 않았던 듯 하여 그저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을 가진 이로 뭉뚱그려 쉽게 평가?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대적 한계를 생각하며 봐야 한다고 되뇌이며 이 책을 보고 있고, 그리고 이 책의 작가가 말했듯 조지 오웰의 작품들과 조지 오웰 작가를 폄하하지 않으며 오히려 애정하는 과정에서 파고든 아일린이라는 존재를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앞서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라는 지점에서 아직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네요.
시대적 한계를 생각하며 보면서도 오웰의 가부장적인 발언들과 행동들, 능력이 넘치는 지적인 여성 아일린이 그 한계에서 살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답답하고 화가 치미는 것은 제 한계이겠지요... ㅠㅠ
책 읽으면서 정희진 선생님 추천사를 저절로 다시 읽어보며 공감하게 돼요.
근데 이 작가가 다른 전기들에서 아일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지워졌다고 하는데.. 제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조지 오웰 전기 (J.D.Taylor가 쓴)에는 이런 글이 있어요: 아일린이 오빠 로렌스에 대해 말하면서 오빠는 내가 어디에 있든지 와달라고 하면 바로 올 거라고.. 하지만 조지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그에게는 일이 가장 우선이라고.. 그리고 그 전기에는 이런 글도 있어요: Eileen's letters, of which several survive, are wonderful things: full of wit, affection and exuberance. Yet in the retrospective of Orwell's reputation, she never quite exists in her own right. One could read Orwell's account of the time they spent together in Morocco without ever realising that another person was there. J.D. Taylor 또한 이 책의 작가처럼 조지 오웰의 명성 때문에 가려진 아일린, 그리고 오웰 자신의 수기 속에서도 사라진 아내의 존재에 대해 눈치챈 듯 합니다.
내가 이게 뭔지 알고 뛰어든 거라면 용기가 대단한 여자일 거라고. 그리고 조지의 여동생 에이브릴은 이러더라. 모르고 뛰어든 게 틀림없다고, 그렇지 않고서는 이 자리에 있을 리가 없다고.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서퍽 1936년 11월' 중,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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