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문제는 고것이 왜 남자에게 허락되면서 여자에겐 허락도지 않느냐는 거죠. 흐흑~
와, 서늘한 말이네요.
말과 현실 사이의 간극, 우리는 이 모든 노력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그 간극을 만드는 일에 공모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그 간극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9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애나 펀더, 글을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요!
(공짜로) 챕터는 통째로 밑줄 귿고 싶어지더라구요
식민지의 권력 가운데는 성적인 권력도 있었다. 현지 여성들과의 섹스는 제국을 위해 일하는 데 너무도 기본으로 따라붙는 혜택이었다. 총독 부인이 영국인 남성들에게 현지처들과 결혼하든지 아니면 그들과 섹스하는 걸 그만두든지 하라고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자 “계집 없이는 석유도 없다”는 반응이 서면으로 나올 정도였다. 오웰은 모울메인의 강변에 있던 사창가를 자주 찾았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흠....성매매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왜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오전에 현생 일에 치여서 늦었습니다. 다들 알아서 읽고 계시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 오늘 9월 10일 수요일에는 1부 '목가적인 삶'부터 '겨우살이'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118쪽부터 146쪽까지입니다. 짧은 신혼 생활 후에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러 떠나기까지 이야기입니다.
결혼식 사흘 뒤, 오웰은 「코끼리를 쏘다」라는 에세이를 송고한다. 다음 6개월 동안에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집필하고, 서른두 권의 책에 대한 열두 편의 서평을 쓴다. 그리고 기사도 두 편 쓰는데, 「서점에서의 기억들」과 길고 상세한 기사 「소설을 옹호하며」가 그것이다. 그가 글을 쓰는 동안 아일린은 (그곳에서 두 달이나 머무르며!) ‘끔찍한’ 거주자가 된 이모님을, 넘쳐흐르는 물을, 오물 구덩이를, 가게 일을, 집안일을, 정원 일을, 오웰이 앓는 여러 가지 병을, 닭들을, 염소를 그리고 손님들을 돌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21~122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리처드 리스 역시 1936년 오웰의 작품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는 오웰이 결혼하기 전의 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품위와 매력과 유머 감각이 너무도 많은 후기 작품을 장식하게 된” 이런 현상을 설명할 인과관계는 알아내지 못했다. “오웰의 글과 태도 양면에 너무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 이 변화를 좀 더 분명하게 알아차린 몇몇 전기 작가들은 이렇게 쓴다. “오웰의 작가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결혼 생활의 시작과 겹친다는 건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거침없는 감정 표현, 관대하고 자비로운 태도,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경험도 실상은 복잡하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 오웰의 초기 작품에는 부재했던 이런 요소들이 결혼 후부터 그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아일린의 영향 덕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3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어머나, 아주 오랜만에 진도표보다 조금 더 앞서 읽고 있었네요. ^^;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추위에 떨거나 연기 가득 마셔가며 조금 더 따뜻하게 지내거나를 선택해야하다니, 제가 남자라면 과연 아내를 이런 곳에서 지내게 했을까 싶어요. 본인은 뭔가 별나고 괴짜 작가의 이미지를 표방하려는건지 모르겠지만 같이 사는 사람은 뭔 죈가요? 게다가 본인은 글쓰러 피신나가면 그만이지만 집에 남은 사람 불쌍… 아내 친구가 왔는데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게 알람 맞춰놓는 것도 그렇고 민폐캐릭터, 밉상 캐릭터 확실하네요
리스는 자기 친구의 결점들을 알면서도 친구에 대한 애정을 간직할 수 있었다. 그는 오웰을 “표면적으로는 너무도 편안하고 붙임성 있는 남자, 유쾌하고, 유머 감각과 재치가 있으며, 사려 깊고 다정한,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남자”라고 여겼다. “나는 그가 속으로는 ‘다루기 곤란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 사실, 그는 속으로는 극도로 내성적이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유독 퓨도르pudor(수치심을 뜻하는, 리스가 마찬가지로 설명하지 않고 남겨둔 단어다)를 타고난 것처럼.” 오웰에 대한 애정에도 불구하고 리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그가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데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다소 둔했거나, 둔해 보였다.” 이는 어쩌면 오웰이 “한 번도 다른 인간을 진정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기”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은 여러 해 동안 경제적으로 자립한 여성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무급으로 일하며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몸소 깨닫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리디아가 예견한 대로 아일린이 집 안과 정원과 가게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육체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아마도 아일린은 직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만의 커리어를 꾸릴 생각 따위는 포기해야 하리라는 것을. 아일린은 자신이 줄을 그었던 결혼증명서의 빈칸 속에서 살기 시작한 참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목가적인 삶>,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리디아는 불쾌함에서, 타인을 불쾌하게 하는 일에서 저열한 기쁨을 느끼는 친구의 남편으로부터 친구를 보호하고 싶다. 리디아는 오웰의 듬성듬성한 콧수염과 ‘만족스러운 미소’ 아래서 가학성 비슷한 무언가를 알아본다. 아일린에게는 아직 보이지 않는 무엇을 본다. 그 가학성을 견디기 위해 훗날 아일린이 해야 할 자기학대를.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리디아를 비웃고 있다. ‘이 여자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봤지?’ 이것이 이 상황에 숨어 있는 뜻이다. ‘난 이 여자를 어디서든, 내가 고르는 어떤 환경에서든 살게 할 수 있어. 그걸 댁이 어쩔 건데.’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하... 저는 이 태도가 왜 이렇게 싫죠.
하아아...........
이런 오만한 모습을 볼 때마다 이 문장들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히데코 :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대해 각별해하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라면 쉽게 정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도 그렇지만, 무지한 여자를 계몽하는 기분은 특히나 즐기지.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집중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개입을 하는데, 그 욕망은 하도 집요해서 차마 다른 경우를 예측할 겨를도 없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가 무지해 보일 뿐 실은 무섭도록 지혜롭다는 걸, 단지 생존 조건 때문에 무지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눈치챌 겨를이 없지. 때론 자신이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던 어린 여자애가 얼마나 눈부시게 진화해가는지 그 변화를 알아볼 겨를이 없지. 자기 욕망에 너무 취해서. 자기 기분에 너무 도취된 나머지. 나는 남자들이 지닌 그런 류의 무지가 참 좋더라. 그런 어리석음은 이용하기가 참 좋아.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걸 알아챌 여력이 없는 그 집념이 참 좋아.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김소연 지음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문지 에크리>는 지금까지 자신만의 문체로 특유의 스타일을 일궈낸 문학 작가들의 사유를 동시대 독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기획한 산문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작가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한다.
오 연해님 덕분에 또 좋은 책들을 많이 발견해갑니다. 무지를 가장한 여자의 지혜에 대한 남자들의 무지.. 갑자기 레베카 솔닛의 Men Explain Things to Me 책과 mansplain, manterrupt 등의 유행어가 생각나네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루프테일 소설클럽]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함께 읽기 (도서 증정)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괴담 좋아하시는 분들 여기로!
[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책증정] 조선판 다크 판타지 어떤데👀『암행』 정명섭 작가가 풀어주는 조선 괴담[책증정] “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함께 읽어요!!
🎵 책으로 듣는 음악
<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그믐연뮤클럽] X [웰다잉 오디세이 2026]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2026년에도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책 선물]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다정한 모임지기 jena와 함께...어느새 일 년이 훌쩍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2026. 1월] '시쓰기 딱 좋은 날'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기이함이 일상이 되는 순간, 모험은 비로소 완성된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그믐클래식 2025] 12월, 파이 이야기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조지 엘리엇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 1> 혼자 읽어볼게요.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도서증정-고전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
🐷 꿀돼지님이 읽은 한국 장편 소설들
손원평 장편소설 『젊음의 나라』(다즐링)김홍 장편소설 『말뚝들』(한겨레출판)이묵돌 장편소설 『초월』(김영사)손보미 장편소설 『세이프 시티』(창비)원소윤 장편소설 『꽤 낙천적인 아이』(민음사)
흑인과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코스모스> 꼭 읽게 해 드리겠습니다!
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