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Like the force behind crop circles or the tides, the self leaves traces in other phenomena - our dreams, our writing, our children - but remains out of sight. None of us is who we think we are. None of us may be 'decent'.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a person is not their work, just where it came from. To want the two to be the same, on pain of 'cancellation', is a new kind of tyranny. And from there, no art comes.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근데 실은 작품과 작가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니 제 자신은 과연 decent한가?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데.. 작품이 작가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는 것도 있지만 어쩌면 독자에 대한 것도 들춰내는 게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같은 벽돌책이어도 4321같은 소설책이나 비소설 중에서도 냉전이나 행동 같은 책이 정말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셰익스피어나 오웰 셸리 등 인물에 대해 뒷담화까는 책이 더 쉽게(?) 읽히는 걸 보면 이것은 우리에 대해 말하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아무리 욕하면서 봐도 막장 인물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나 프로야구를 놓치지 않고 보는 사람들(예: 제 동거인)에게 그렇게 욕하면서 왜 보냐고 물어보면 바로 그 욕하는 재미로 본다고 대답하더라구요. ㅎㅎㅎ
맞아요. 그런 것도 있죠. 아일린의 시대 땐 그렇게 사는 게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아일린은 소위 말하는 양가집 규수나 됐으니까 오늘 날도 회자가 될 수 있지 대부분의 여성들은 평균 이하의 삶을 살았겠죠.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반면교사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일린이 새너트 하우스에서 관여하고 있던 검열이 정확이 어떤 종류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일린이 그곳에서 했던 일, 즉 특정한 진실들을 지우고 순수한 형태의 국가상이 그것들을 대체하게 하는 직업에서 오웰이 영감과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 오웰은 아마도 그 건물을 <1984>에 나오는 진리부의 모델로 삼았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이 살던 1950년까지의 이십세기 초 영국 사회에서는 남성들이 거리낌없이 성매매를 하고 mistress 라고 불리던 속된 말로 세컨드를 두는 것이 남자들에게는 흔한 일이었다죠. 그리고 모든 성인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때가 겨우 1928년이고요. 오웰에게 당신 왜 아일린을 그렇게 대했냐고 따지는 것은 과장되게 말하자면 조선시대 양반에게 왜 기생집에 드나들고 첩질을 하냐고 비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웰은 항의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그렇게 나쁜 짓을 한건가 하고 어이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뜰지도 모르죠. 예술가들의 기행에 대해서 음악가나 미술가에 비해 글을 쓰는 작가는 더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저 자신도 작가는 미술가나 음악가보다 더 실천적이고 도적적이고 지적이어야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가 봅니다. 그래서인가 작가들이 자신이 쓴 작품과 상당히 이질적인 생활을 하고 있음이 드러나면 더 충격을 받곤 했나봐요.
저도 동의합니다. 시대상을 감안해야 할 것 같긴합니다만 그래도 쉽게 용납되는 사람은 아니죠.
(오웰에게)삶을 변화시킬 수 없을 때는 아이러니로, 조각난 삶을 다시 한데 엮어내고 싶을 때는 은유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아일린의 재능이 필요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일깨워 줄 수 있는 로런스가 있었을 때, 아일린은 그런 재능 모두를 오웰에게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로런스가 사라졌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62,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놀랍게도, 아내가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고 있는 와중에 오웰은 브렌다를 대놓고 갈망하고 있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6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직 더 놀랄일이 남았던 건가요? 감히 상중인 아내의 이름을 들먹이는 이 치졸한.... "아일린은 내가 당신과 일 년에 두 번쯤 잤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나 자신에게 생일 선물을 줘도 된다고 아일린도 말했어요"
사람이 아닌 거죠.
아... 이 대목은 진짜, 이건 진짜 아니지 않나 싶었습니다.
오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우웩 할것 같습니다.
아일린은 자신의 고통을 조지에게 말하는 걸 그만두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티올리와 윅스는 아일린에게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적어도 한 명은 더 있는 다른 스파이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당신의 모든 행동과 말과 생각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면 그건 사랑일 수도 있지만 스파이 활동일 수도 있다. 혹은 둘 다 일 수도 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83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전쟁의 고인 물속에 잠겨 있는 일에 너무도 넌더리가 나고, 마드리드 전선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해진 나머지 오웰은 아일린이 모든 걸 설명했음에도 여전히 공산주의자들에게 합류하고 싶어 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에게는 대체 어떤 매력이, 어떤 티 나지 않는 고도의 대인관계 능력이 있었던 걸까? 그랬기에 공산주의 모집책에게 그들 때문에 느낀 공포를 털어놓고도 그 조직 내부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일자리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나는 곧바로 생각했다 '시작이구나!'... 당장 호텔로 돌아가 아내가 괜찮은지 확인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8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쓴다. "모두 무사하고 아무도 총에 맞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오웰의 말은 실은 아일린이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아무가 바로 "아일린"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0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래서 그는 도망친다. 파견 단이었던 사람들과 함께 전선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범죄 단체의 이름이 된 POUM을 버리고 인민군 제29사단이 되어. 공포, 의심, 증오 그리고 무장한 채로 거리를 헤매는 남자들 한복판에 아일린을 남겨둔 채로.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14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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