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 저도 막 추천하려고 했던 도서입니다. 7월 기획 토론에 참여해서 이야기 나눴던 작품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책이 이제 준비되었어요. 시작해보겠습니다
물론 조지에게 폐질환이 있다는 건 아일린도 알고 있었지만, 그가 그 병을 그런 식으로 이용할 줄은 몰랐다. 그런 건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서퍽 1936년 11월, 27p.,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책의 앞 부분을 읽었을 뿐인데, 초반부터 조지오웰에 대한 이미지가 와장창 깨졌어요. ㅜㅜ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비판력이 돋보였던 작품만 보다가 ‘결혼 일주일때부터 지독하게 불평만 늘어놓는’ 이기적인 모습과 문란한 행태를 보니 도대체 청혼은 왜 한 것이며, 아일린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마음이 아립니다.
@도롱 저는 처음에는 정희진 선생님 추천사를 읽고서 뭘 또 이렇게까지 세게, 했는데 그냥 그대로더라고요.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 나누면 좋겠네요.
장편소설을 쓰는 건 이제 불가능했다. 그 소설은 편지들을 '소재'로 삼아 삼켜버리고, 내 목소리를 아일린의 목소리보다 우위에 두어버릴 테니까. 게다가 아일린의 목소리는 짜릿하다. 나는 아일린을 되살리고 싶었다. 동시에 그를 지워버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악한 마술의 속임수를 드러내고 싶었다. 나는 이 작업을 '포용하는 소설'을 쓰는 작업이라고 여겼다. 48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초반부를 읽는 동안 좀 헷갈렸습니다. 실재하는 편지를 인용하면서 상황을 묘사하는 작가적 상상력이 뒤섞여 있어서 소설의 느낌이 강했거든요. 여러 해 전에 재밌게 읽었던 조선희 작가의 ‘세 여자’도 떠올랐구요. 그런데 읽다 보니 저자가 애초 소설을 쓰려다가 그보다는 아일린을 되살리고 싶은 마음에 지금과 같은 서술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바로 다음 장에는 이 글을 쓰며 정해두었던 자신의 원칙을 기술하는데 저자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어요. ‘이 이야기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아일린이다’라는 단문이 마음에 쏙 들었구요. 이러한 원칙을 처음부터 기술하지 않고 아리송한 마음으로 몇 장 읽다가 아하! 하게 만드는 구성도 좋았습니다.
두세 쪽 만에 하! 조지 오웰도! 하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는 파티 장면과 주변인들의 조지 오웰에 대한 첫 인상 부분에서는 너무 웃겨서 깔깔 웃었어요. ㅋㅋㅋ 앞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오만 감정이 다 들겠지만 웃기는 포인트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아님 어쩔 수 없지만.
박원순 시장의 성폭력 가해 사건 이후 소위 진보 남성들에 대한 어떤 기대감은 내려놓은 지 오래입니다. 며칠 전 조국혁신당 사건에서도 가해자 중 한 명이 한겨레 출신 김보협 기자라는 사실을 접하고 많이 씁쓸했어요. 이 즈음에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시대와의 흥미로운 공명인데 더는 없었으면 싶은 마음도 들고. 저자가 미투 운동의 흐름 속에 성장하는 자신의 10대 딸을 언급하는 장면이, 아이가 없는 입장에서도 많이 공감이 됐습니다. (암묵적으로라도 구체적인 인물명 같은 거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알려주세요, 삭제하겠습니다~)
@알마 설마요. 자유롭게 토론하는 곳이니 자기 검열의 걱정 내려놓으시고 마음껏 쓰셔도 됩니다. 그러게, 저도 괜히 이 즈음에 이런 모임을 시작하게 된 게 참 "시대와의 흥미로운 공명"이다 이런 생각을 잠시 했었답니다.
@YG 넵, 그렇담 다행입니다! 그믐 사용법을 아직 잘 모르는데 삭제 버튼이 없는 것 같아서 살짝 당황했어요 ㅋㅋㅋ
@알마 김새섬 대표님 포함해 '그믐' 파운더들이 처음에 기획할 때 충분히 깊이 생각하고서 글을 쓰도록 유도하자고 삭제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알마 심지어 저 같은 모임지기도 글 삭제를 못합니다. :)
글수정은 일전시간내에 가능하더라구요.
@알마 그러게 말입니다. 박원순, 조국이나 한겨레 등은 애초에 진보도 아니지요. 그들이 스스로 진보라고 자칭하는 게 우습더라고요. (그렇다고 진짜 ‘진보’가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사실 잘 모르겠어요. ‘진보’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다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더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시국에 이 책을 읽게 되어 좋습니다. 더 많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참, 알마님! 그믐에선 글 수정도 29분 내로만 가능하더라고요. 흐흐 그것도 예전엔 제한시간 5분이었다가 늘어난 거래요.
@향팔 그쵸, 진보가 아님에도 일반적으로 그리 통용되는 분위기라... 안 그래도 29분 내로 수정 가능한 것 같긴 한데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요! 아까 기능도 알아볼 겸 클릭해 보려는데 안 되더라구요 ㅠ
@알마 저도 그믐에 온 지 얼마 안되었답니다. 쓰임새가 익숙치 않아 이 글에 댓글을 단다는 게 저 글에다가 달고 그랬지요(바부). 글 수정은 29분 넘으면 연필 아이콘이 아예 사라져부러요.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지금은 29분 내로 후다닥 고쳐요 히히), 점점 갈수록 그믐의 방식이 좋아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조국 이슈가 처음 벌어졌을 때, 진보 진영에서 보였던 반응들이 꽤 충격적이었어요. 이건 진보/보수를 떠나 옹호하기 힘든 문제가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대학생 때 처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제가 많이 찾아 읽고 영향을 받았던 분들은 뭐라고 말하는지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다행히(?) 온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들 조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계셔서 그래도 안도했던 기억도 나고요. 그 과정에서 @YG 님을 알게 된 건 의도치 않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ㅎㅎ
누가 그러긴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엔 보수와 진보가 있는게 아니라 극우와 극좌만 있다고. 진짜 보수와 진보가 뭔지 좀 누가 알켜주면 좋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이번에는 처음 '그믐'에 참여하신 분들이 많으시니 기능 하나 알려드릴게요. 혹시 자기가 남긴 글이 다른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되는 것 같으면 아이디 옆에 점 세 개 메뉴를 누르면 '스포일러 지정' 기능이 있어요. 그 글은 다른 분이 클릭하기 전에는 흐릿하게 처리가 됩니다. 원래 소설 모임을 할 때 유용한 기능인데, 이번 책도 그 기능을 쓰실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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