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저는 이 대목 읽고서 '앗!' 했잖아요.
덕분에 후주에 있는 아일린의 시, ‘세기말, 1984’를 읽어보았어요. 아일린의 재능이 묻힌 것이 아쉬워요!
변기가 역류해 앉는 자리며 화장실 안에 오물이 온통 넘쳐흐르자, 오웰은 자신은 그 상황에 대해 그냥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했다. (그의 건강이 좋지 못한 건 사실이었지만, 누군들 그런 상황에서 상태가 좋았을까 싶다.) 배관공을 부를 돈은 없었다. 아일린은 오웰의 방수 장화를 신고 정원용 장갑을 끼고 양동이를 들고 그 일을 해냈다. 그건 정말이지 노라에게는 말할 수가 없다. 오빠에게도. 리디아에게도.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웰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 아일린은 알 수가 없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81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본인의 유전자로 태어난 아기의 '똥기저귀'는 도저히 못 갈겠다는 아빠들이 생각나는 대목이네요~남자분들이 비위가 더 약한 걸까요?
@꽃의요정 사람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라고 변명해 봅니다.) 저는 제가 다 갈았어요. 심지어 예사로 손으로 닦는 걸 보고 같이 여행 갔을 때 여동생이 "안 더러워?" 하면서 신기하게 보더라고요. 하하하! (정말 우리 집 식구들은 엄마, 여동생 다 제가 작은 동거인한테 지극 정성인 거 보면서 저런 게 '유전자의 힘'인가? 하고 놀랍니다. 저는 원래 아이라면 질색이었거든요. 아, 조카는 예뻐하긴 했었습니다만.)
이 글 읽고 처음엔 좀 충격을 먹긴했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사람 많지 않나요? 뭐 화장실 변기까지는 아니어도 집에서 꼼짝도 안하는 사람. 요즘엔 좀 덜한 것 같긴하지만, 암튼 꽤 있어요. 그나마 오웰이 시대를 잘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에 태어났으면 오웰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생활은 문란과 무능력인데 평생 파시즘과 싸웠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네요. 근데 글은 정말 잘 쓰는 거 같아요. 왜 몰랐지...? ㅎㅎ 그래서 사람을 평가할 땐 공과를 나눠서 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근데 또 그런 말도 있어요. 내 가까운 사람도 챙기지 못하면서 무슨 인류를 위한다냐고.
저야말로 이중적인 태도를 너무 많이 취해서...조지 오웰을 욕하지만은 못하겠어요. 제 모든 진실을 까발리면 가정파탄이 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ㅎㅎ 아직 범죄 수준의 행각까지 안 읽어서 그런 거 같네요.
제가 새벽 출근 길에 이 부분을 들었는데, 순간 짜증이 확 나면서… 차선 바꾸기를 계속 하는 앞차에게 오웰같은 “🐥끼“ 라고 저도 모르게 욕을… ㅠㅠ
그러니까요. 아일린이 변기 뚫어주러 자기한테 시집 왔냐고요? 요즘 같으면 조지 뼈도 못 추스렸죠. 조리돌림을 당해봐야 정신 차리는! ㅎㅎ
제 말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맨 뒤에 후주를 보면 전문을 읽어볼 수 있어요. 여러분! 가끔 심심할 때 후주를 살펴보세요. 상당히 유용한 자료와 논평이 많이 있습니다. :)
후주는 추가 내용이 궁금할 때만 열어보는데, ‘검은 상자’의 20번 주석도 재밌더라고요. (아일린을 보는 실비아 톱과 애나 펀더의 시각 차이!)
저도 그 부분이 많이 흥미로웠어요. 같은 자료로 이리 다르게 해석하다니요. 레베카 솔닛도 이 자료를 알고 있었을 텐데 오웰의 장미에서 아일린에 대해서, 젠더 문제에 관해서 약간의 언급외에는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것이 놀라웠는데,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마음이 해석에 영향을 줬을까요.
@Nana 리베카 솔닛이 "시대적 한계"라고 언급하고 넘어간 대목을 애나 펀더는 집요하게 파고든 거라고 생각했어요. 솔닛은 팬심을 극복하지 못했거나 혹은 굳이 안 하려고 했던 것 같고요. 펀더도 분명히 솔닛의 작품도 읽었을 텐데, 아예 언급을 안 한 것도 유명한 에세이스트인 솔닛과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팬심으로 이해하려면, 혹은 팬심으로 덮어버리려면,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거겠죠. 추천하신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 가 너무 관심이 가지만 읽기 힘들 것 같아서 망설여집니다… (YG님이 경고하신 거 보면 ) 2025 젊은 작가상 수상집에서 본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생각도 나더라고요. 읽고 있는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도요.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한국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하고자 2010년 제정된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어느덧 16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소설 가운데, 지금 여기에서 창발하는 문제의식을 가장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작품에 주목하고자 한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현대문학 핀 시리즈> 쉰다섯 번째 소설선. 문화공간 ‘동네북살롱’에서 자신의 팬클럽을 만든 ‘용맹하고 경솔한’ 복미영이 그녀의 1호 팬으로 낙점된 김지은과 함께 자신의 안티 팬 ‘멍든 하늘’을 위한 역조공 이벤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여권운동가이자 Men Explain Things to Me의 작가인 솔닛이 이런 것을 시대적 한계로 넘어갔다니 놀랍네요. 하긴 그 책 자체에서도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전기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못박고 들어가긴 했죠.
둘의 관점(?)이 다른 걸 보면서 이래서 같은 주제나 인물을 다뤄도 여러 사람의 글을 읽어야하는구나 하고 새삼 느꼈어요!
조지 오웰 좋아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 많은데...이 책 얘기하면 "이건 음모야!!!"라고 울부짖을 거 같네요 ㅎㅎ
저는 향팔님 덕분에 '검은 상자' 20번 주석을 찾아 읽어봤어요. 어마어마하(게 화가 나?)네요(하하하). 표현을 이렇게 하다니? 싶어서. YG님 말씀처럼, 앞으로는 후주도 꼼꼼히 살펴 읽어야겠다 싶습니다.
와... 후주를 보는 이런 맛이 있었네요. 역시 벽돌책에서는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