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도 있었군요! 연해님 고생하셨지만 그래도 현명한 판단으로 빨리 도망치셨네요. (제 경우는 1번이라 쫌더 오래 걸렸답니다 흑흑)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향팔

stella15
@연해 보기 1, 2번 웃겨요. ㅎㅎ 근데 조지 오웰이 아일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아일린에 대한 객관적 묘사는 이미 나온 것 같긴한데, 남자들중엔 구원의 여인상 내지는 어머니 같은 상을 원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를테면 베아트리체 같은. 그러고 보니까 조지가 자기 어머니하고의 관계도 궁금하긴 하네요. 암튼 조지가 아일린은 그렇게 본 건 아닌가 싶기도해요. 그럼 답이 없지 않나요?
이건 좀 딴 얘기지만, 조지가 돈 주고 여자를 샀다는 대목도 좀 놀라웠습니다. 마침 지난 주에 황당한 전화를 받았는데, 모르는 번호는 잘 안 받는데 번호가 낮설지가 않아 내가 꼭 받아야할 전환가 해서 받았더니 첨엔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물었더니 아가씨를 살려고 하는데 보내 줄 수 있겠냐는 전화였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그쪽 방면의 브로커인 줄 알았던 모양인데 첨엔 당연이 기분 나빴죠. 일부러 자극하느라 그렇게 설정에서 전화한 건지도 모르고. 그래서 욕이나 해 주고 끊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는데, 문득 거기서 조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린 단순히 조지가 돈 주고 여자를 살만큼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생각하지만 조지는 그걸 정당하다고 본다는 이 차이를 적어도 저는 간과했더라구요. 그 시절 영국은 공창제가 있지 않았나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문화가 있었다면 더더욱 조지는 자기행동이 뭐가 문제지?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불어 꽤 오래 전, 제가 사춘기 시절에 모 교양 잡지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우리나라에 공창제를 주장했던 어느 여자 경찰이 기억납니다. 당시 나름 꽤 영향력 있었던 여자 경찰인 줄 아는데, 처음엔 좀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주장하는 바가 꽤 논리적이어서 사춘기였던 저도 깜빡 넘어가 갈 정도였죠. 더구나 여자 경찰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창제가 아직도 시행되지 않는 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도 좀 생각해 봐야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사실은 공창제가 되야 업소 여성들이 법이나 의료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게 되게 설득력 있었죠. 사창은 너무 위험하다는 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borumis
@향팔님 보기 보구 정말 폭소했습니다 ㅎㅎㅎㅎ
근데 생각해보면 오웰이 아일린을 구원자/어머니로 인식했을 수도 있지만 아일린 자신도 어느 정도 그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녀가 비서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주려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만 봐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가만 놔두지 못하는 성격인 것 같고 그녀의 오빠나 올케언니도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구요.
예전에 Those who can't, teach라는 말 (실은 이것도 교육자라기보다는 혁명가에 대한 Bernard Shaw의 말이 잘못 와전된 경우지만: 원래는 He who can, does; He who cannot, teaches)이 참 교육자 및 다른 이들을 성장시키고 지원하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비하적인 말인가..하고 오로지 자기 자신 만이 무대 중심에서 빛나야 하는 이기적인 영웅서사를 반영한 말이 아닌가 했는데 정확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옥스포드 영문학 공부를 그만 두고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나선 아일린의 모습에서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

stella15
정말 세상은 이성이나 합리서만 기지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은 거 같습니다. 아일린은 왜 그랬을까요? 진짜 한숨 나오네요.ㅠ

borumis
매춘 뿐만 아니라.. 음.. 이번 읽는 부분에서는 강간까지도;; ㅜㅜ 정말 읽으면 읽을 수록 가관입니다....

꽃의요정
네?! 어이쿠야...그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제가 아직 그 부분까지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실망지수 많이 올라가네요.

stella15
헉, 정말요? 충격적이네요. 저 이책 여기서 예습하고 후에 천천히 읽으면서 복습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뒷목잡고 복습 못할 것 같네요. ㅠ 함께 읽는 동안 조지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꿜 것 같습니다.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가 20세기 지성사에 남을만한 인물이었는데 작가와 작품을 분리시켰으니까 지금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겠죠? 그렇다면 애초에 그런 질문이 가능할 것 같지 않네요. 작가와 작품은 분리가 되는가 봅니다. ㅋ

새벽서가
아무리 부부나 커플의 일은 당사자들만 아는거라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대체 아일린은 어떤 생각/마음이었던걸까 싶네요

새벽서가
저도 이해를 하려고 노력해봐도 안되서 이 여자는 누군가를 구원하고 싶은 욕심이나 병이 있나 싶었어요. ㅠㅠ

롱기누스
그러니까요. 저도 속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주변에서는 모두 말리는 분위기 아니었나요? 왜 자신의 커리어와 경제력을 포기하는 결정을 했을까요... 이걸 단순히 사랑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요? 정말 답답해하면서 1부를 읽었습니다.

borumis
아마 말리는 사람은 결국 아일린이 리디아처럼 거리를 두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랑 앞에 장사 없네요.. 전 그나마 그녀의 든든한 오빠가 말렸을 것 같았는데;;;

연해
“그리고 이건 다 어쩌고?” 오웰은 두 팔을 벌렸다. “우린 여길 맡아줄 사람을 찾아야 할 거예요.”
"그래 요.” 아일린은 대답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우리’는 실은 나겠지.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문장모음 보기

연해
말 꺼낸 사람이 하라고, 말 꺼낸 사람이... (에휴)

꽃의요정
아직 여기까지 읽지 않았고, 몇 줄 안 되는 대화이지만,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아요. 근데 '그래요'라고 대답한 아일린이 정말 대단합니다!

연해
하... 근데 이건 현실고증이에요. 회사에도 이런 '공주님'들 종종 계세요. '왕자님'들은 아직 못 본 것 같네요(집에서들 그러시려나, 쩝). 저는 잡초처럼 마구잡이(?)로 자라서 그런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신 분들 보면 참, 부담스럽습니다.

Nana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웰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건지, 아일린은 알 수가 없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81,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문장모음 보기

stella15
이런 거 뭐 마조히즘이니 새디즘이니 하는 것도 좀 구태의연할까요? 나쁜 남자(여자)에게 끌리는 거 뭐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왜 끌리느냐까지는 잘 몰랐는데 이런 거 인지심리학자들이 설명을 잘 해내더라구요. 특히 김경일 교수가 지난 번에 EBS에서 설명하는데 아, 그렇구나 싶은데 옮기려니 좀 그러네요. ㅋ
예전엔 심리학이 재밌었는데 언제부턴가 시큰둥하더군요. 너무 딱딱 떨어지까 재미가 없더군요. 김경일 교수는 심리학 첫 학기 수업에 상담 심리학을 들었는데 이렇게 재미없으면 괜히 전공했다고 후회했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상담은 입 다물고 듣는 건데 선천적으로 자신은 그게 안 된다고. 그런데 마침 인지 심리학은 그것과 정반대의 분야라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다나 뭐라나.
아, 그러고 보니까 아일린이 심리학 전공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럼 아이러니이긴 하네요. 흐흐

연해
저도 이 심리를 명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막상 (이런) 상대와 연애가 시작되면 교묘하게 세뇌(?)를 당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보니 그래요. 제 주변인들을 저에게서 한 명 한 명 떼어놓는 것(판단력이 흐려지도록)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 근데 인간이 참 무서운 게 막상 그 안에 들어가면 상대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게 잘 안 보이더라고요. 주변에서 계속 저를 말렸는데, 되레 제가 그 사람을 변호하고 있었거든요('아냐, 너네가 잘 몰라서 그래. 오빠 그런 사람 아니야'라고). 연애(나 결혼, 까지 쓰려다가 제 가 미혼이라 일단 넣어두고)는 둘만의 서사일 때가 많으니까요.
심지어 상대가 '네가 날 화나게 하니까 내가 화내는 거잖아!'라고 당당하게 지속적으로 말하면, 제가 정말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아 내가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구나' 뭐 이렇게? (실제로 맞지는 않았지만 위협적인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YG님 말씀처럼, 스톡홀름 신드롬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제 이런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줄행랑칩니다. 그때 이후로 연애관(?)도 많이 달라졌고요. 그 전에는 다정한 남자에게 심드렁했는데(다정한 것보다는 똑똑한 사람 좋아했죠), 아무리 생각해도 일단은 다정한 게 짱인 것 같습니다.

연해
저도 김경일 교수님 좋아해서 인지심리학에 부쩍 관심이 생겨 잠깐 배웠던 적도 있는데요. 저는 반대로, 공부하는 내내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리학을 전공했던 지인에게 이 말을 했더니,
- 인지심리학 배우러 오는 사람의 생각 : 인지심리학을 공부하면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생각하고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지 심리를 알 수 있겠지?!
- 배우는 것 : 뇌과학
...
제 경우는 이상 심리학이 재미있었어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