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결혼하신 남성분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여성들은 다시 일을 시작하러 다시 집으로 출근하는데, 남성분들은 일을 마치고 집에 쉬러 가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이가 없을 땐 저도 집에서 쉬면서 여유롭게 집안일도 하고(그 땐 할 일도 많지 않아서 다음날 도시락에 싸갈 반찬도 만들고, 여러 가지 일을 했던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부터 분당 뭐 할지부터 머릿속으로 정리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시댁으로 출장 가는 날이면 보복심리?로 방바닥과 한몸이 됩니다.
예전에 엄마랑 같이 살 때, 엄마가 이거랑 똑같은 얘기를 하셨던 기억이 나요!! 책 읽다가 울 엄마인 줄… (미안 엄마! 나는 욕실이란 건 원래 그냥 깨끗한 건 줄 알았어. 엄마가 샤워할 때마다 매일매일 빡빡 닦았던 거라는 진실을! 나와서 살아보고 나서야 알게 됐지 뭐야. 물때가 이렇게 금방 끼는 거였다니…)
아내 노릇이란 우리가 배워 우리 자신에게 행해 온 사악한 마술의 속임수다. 나는 그것이 어떻게 행해지는지 폭로하고 싶다. 그래서 속임수를 쓰는 그 사악한 힘을 없애버리고 싶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97,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은 "몹시도 그와 함께 스페인에 가고 싶었을 테지만, 당시에는 그게 불가능했다" 아일린은 집에 남아 가게를, 가축들을, 채소밭을, 오웰의 출간 일정을, 교정지들과 갖가지 서신들을 관리해야 한다. 아내는 남자에게 두 개의 섦을 선사한다. 떠날 수 있는 삶과 돌아와 누릴 수 있는 삶을.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4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저는 오웰을 잘 모르는데, 그가 가축들, 채소밭 가꾸며 산 이야기가 많이 공유되더라구요. 결국 일은 오웰이 만들고 뒷처리는 에일린이 다 했었었나봐요 ㅎㅎ 떠날 수 있는 삶, 돌아와 누릴 수 있는 삶!! 부럽네요, 오웰
문제는 고것이 왜 남자에게 허락되면서 여자에겐 허락도지 않느냐는 거죠. 흐흑~
와, 서늘한 말이네요.
말과 현실 사이의 간극, 우리는 이 모든 노력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그 간극을 만드는 일에 공모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그 간극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9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애나 펀더, 글을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요!
(공짜로) 챕터는 통째로 밑줄 귿고 싶어지더라구요
식민지의 권력 가운데는 성적인 권력도 있었다. 현지 여성들과의 섹스는 제국을 위해 일하는 데 너무도 기본으로 따라붙는 혜택이었다. 총독 부인이 영국인 남성들에게 현지처들과 결혼하든지 아니면 그들과 섹스하는 걸 그만두든지 하라고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자 “계집 없이는 석유도 없다”는 반응이 서면으로 나올 정도였다. 오웰은 모울메인의 강변에 있던 사창가를 자주 찾았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흠....성매매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왜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오전에 현생 일에 치여서 늦었습니다. 다들 알아서 읽고 계시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 오늘 9월 10일 수요일에는 1부 '목가적인 삶'부터 '겨우살이'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118쪽부터 146쪽까지입니다. 짧은 신혼 생활 후에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러 떠나기까지 이야기입니다.
결혼식 사흘 뒤, 오웰은 「코끼리를 쏘다」라는 에세이를 송고한다. 다음 6개월 동안에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집필하고, 서른두 권의 책에 대한 열두 편의 서평을 쓴다. 그리고 기사도 두 편 쓰는데, 「서점에서의 기억들」과 길고 상세한 기사 「소설을 옹호하며」가 그것이다. 그가 글을 쓰는 동안 아일린은 (그곳에서 두 달이나 머무르며!) ‘끔찍한’ 거주자가 된 이모님을, 넘쳐흐르는 물을, 오물 구덩이를, 가게 일을, 집안일을, 정원 일을, 오웰이 앓는 여러 가지 병을, 닭들을, 염소를 그리고 손님들을 돌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21~122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리처드 리스 역시 1936년 오웰의 작품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는 오웰이 결혼하기 전의 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품위와 매력과 유머 감각이 너무도 많은 후기 작품을 장식하게 된” 이런 현상을 설명할 인과관계는 알아내지 못했다. “오웰의 글과 태도 양면에 너무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 이 변화를 좀 더 분명하게 알아차린 몇몇 전기 작가들은 이렇게 쓴다. “오웰의 작가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결혼 생활의 시작과 겹친다는 건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거침없는 감정 표현, 관대하고 자비로운 태도,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경험도 실상은 복잡하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 오웰의 초기 작품에는 부재했던 이런 요소들이 결혼 후부터 그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아일린의 영향 덕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3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어머나, 아주 오랜만에 진도표보다 조금 더 앞서 읽고 있었네요. ^^;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추위에 떨거나 연기 가득 마셔가며 조금 더 따뜻하게 지내거나를 선택해야하다니, 제가 남자라면 과연 아내를 이런 곳에서 지내게 했을까 싶어요. 본인은 뭔가 별나고 괴짜 작가의 이미지를 표방하려는건지 모르겠지만 같이 사는 사람은 뭔 죈가요? 게다가 본인은 글쓰러 피신나가면 그만이지만 집에 남은 사람 불쌍… 아내 친구가 왔는데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게 알람 맞춰놓는 것도 그렇고 민폐캐릭터, 밉상 캐릭터 확실하네요
리스는 자기 친구의 결점들을 알면서도 친구에 대한 애정을 간직할 수 있었다. 그는 오웰을 “표면적으로는 너무도 편안하고 붙임성 있는 남자, 유쾌하고, 유머 감각과 재치가 있으며, 사려 깊고 다정한,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남자”라고 여겼다. “나는 그가 속으로는 ‘다루기 곤란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 사실, 그는 속으로는 극도로 내성적이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유독 퓨도르pudor(수치심을 뜻하는, 리스가 마찬가지로 설명하지 않고 남겨둔 단어다)를 타고난 것처럼.” 오웰에 대한 애정에도 불구하고 리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그가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데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다소 둔했거나, 둔해 보였다.” 이는 어쩌면 오웰이 “한 번도 다른 인간을 진정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기”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은 여러 해 동안 경제적으로 자립한 여성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무급으로 일하며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몸소 깨닫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리디아가 예견한 대로 아일린이 집 안과 정원과 가게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육체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아마도 아일린은 직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만의 커리어를 꾸릴 생각 따위는 포기해야 하리라는 것을. 아일린은 자신이 줄을 그었던 결혼증명서의 빈칸 속에서 살기 시작한 참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목가적인 삶>,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리디아는 불쾌함에서, 타인을 불쾌하게 하는 일에서 저열한 기쁨을 느끼는 친구의 남편으로부터 친구를 보호하고 싶다. 리디아는 오웰의 듬성듬성한 콧수염과 ‘만족스러운 미소’ 아래서 가학성 비슷한 무언가를 알아본다. 아일린에게는 아직 보이지 않는 무엇을 본다. 그 가학성을 견디기 위해 훗날 아일린이 해야 할 자기학대를.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리디아를 비웃고 있다. ‘이 여자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봤지?’ 이것이 이 상황에 숨어 있는 뜻이다. ‘난 이 여자를 어디서든, 내가 고르는 어떤 환경에서든 살게 할 수 있어. 그걸 댁이 어쩔 건데.’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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