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저 이 부분 듣는데, 단전에서부터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받은 인상은,” 리디아는 이렇게 쓴다. “오웰이 아일린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남자라면 이런 아내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지 않나? 나는 생각했다. 너무도 매력적인 외모에다, 대단히 지적이고, 유쾌하고 재치 있는 언변을 갖췄고, 요리 솜씨까지 뛰어난 아내가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나는 오웰이 아일린에게 보내는 어떤 상냥한 시선도, 배려하는 작은 몸짓도 감지하지 못했다. 아일린이 모든 일을 다 했고, 식사 준비를 하고 상을 차렸고, 가게 초인종이 울리면 나가서 손님 응대도 했다. 점심을 먹은 뒤 오웰은 위층으로 물러났고, 우리 귀에는 그가 타자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일린을 도와 설거지를 했고, 그런 다음 우리는 산책을 갔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아일린을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었군요. 무급 노동을 해줄 아내라는 존재가 필요했고, 게다가 아일린처럼 지적으로 탁월하여 오웰의 작품에 “놀라운 변화”를 줄 수 있는, “오웰이 지니고 싶어 했을 만한 자질”을 지닌 여성을 잘도 구한 것이었어요..
@향팔 @연해 혹시 넷플릭스 드라마 가운데 <수리남> 보신 적 있으세요? 그 드라마를 보면 남주인공이 결혼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자기가 아는 여성한테 쭉 전화 돌리는 장면이 처음에 나오거든요. 저는 오웰의 이 장면, 그리고 나중에 아일린이 죽고 나서 오웰이 두 번째 처를 찾는 장면에서 이 드라마의 모습이 너무 겹쳤어요;
오오 그런 드라마가 있나요? 오웰의 두 번째 처 소니아가 1984년 소설에 나오는 줄리아의 모델이라는데 맞나요? Tyler의 전기에서는 다소 안 좋은 이미지로 나와서..;;
@borumis 님, 소니아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구나? 이 책에도 나중에 짧게 나오는데 소니아는 원래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의 내연녀였어요. (메를로퐁티는 아내가 있었으니까!) 메를로퐁티랑 연애하다 헤어졌다 하는 와중에 조지 오웰이 지분거렸고, 나중에 메를로퐁티가 가정으로 돌아가면서 오웰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나중에 소니아에 대해서도 좀 더 파고 나서 공유드릴게요.)
2002년에 나온 소니아 오웰의 평전도 있어요. <The Girl from the Fiction Department: A Portrait of Sonia Orwell>.
이것까지 읽으면 '오웰혐오연대' 생기는 거 아니에요? ㅎㅎ 근데 전 딱히 이 책 읽어도 오웰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진 않았어요. 왠지 '그럴 거 같았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심정은 '그래, 어디까지 하나 보자'입니다.
ㅎㅎ 요정님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군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내 스탈은 아니지만 키다리 아저씨에 나올 법한 선량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이미지 대반전입니다. 근데 글은 잘 써요. 이달 말쯤되면 저한테 뭐가 남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ㅋ
@꽃의요정 소니아는 아일린과 비교하면 훨씬 자기를 더 잘 챙겼던 듯해요. (프랑스 셀럽 유부남과의 열애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만.) 저는 괜히 아일린과 비교해서 소니아가 얄밉기도 하더라고요. 아일린이 그 개고생하면서 남편을 안정적인 수익(인세)이 보장되는 작품을 쓰게 뒷바라지했는데 그 과실은 소니아가 다 가져갔거든요. 소니아는 엄청 사치와 낭비가 심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뒷 부분에서 정확하게 취재(조사)해서 알려드릴게요.
ㅎㅎ 이거 전형적인 한국 막장 드라마 같습니다. 처와 첩간의 대립구도. 그래서 하늘 아래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데...
@stella15 소니아는 첩은 아니었고(!) 두 번째 아내였죠. 하지만 5년간의 구애 끝에 결혼하고 나서 3개월 후에 조지 오웰이 사망하는 바람에. 오웰 작품의 엄청난 인세를 모조리 가지게 되었죠.
아니 뭐 이를테면 그렇다는 거죠. 내연녀가 안방 차지하는 구도. ㅋ 와, 근데 그게 그렇게 되는군요. 아일린은 정말 쎄 빠지게 고생만하고, 영광은 소니아가 차지하고. 뭐 이런 개떡 같은 세상이...ㅠ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더니 그놈의 30이란 나이와 얼어죽을 프로포즈가 뭐라고. 흐흑~ 또 그런 것도 있잖아요. 남자를 자기 본처 놔두고 젊었을 때 할 짓 못할 짓 다하다 건강 잃고, 돈 잃고 다 떨어지니까 그때서야 처한테로 돌아오는 거. 그걸 또 받아주는 여자는 뭔지 모르겠어요. 인류애 같은 걸까요? 흐~
소니아는 게다가 결혼하고 나서 금방 오웰이 죽어서 아일린처럼 개고생하며 간호하고 집안일 돌보지도 않았을 거에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네요;;
맞아요! 이런 때 쓰는 속담이 있는데 왜 생각이 안 나는 거지?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역시 보루미스님!!!
‘죽쒀서 개준다’ 도요.
딱이네요 ㅋㅋㅋㅋ
아, 그렇죠! 저는 기껏 생각나는 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이거 아니었겠습니까? 이건 소니아 좋으라고 하는 소린데 하며...ㅋㅋ
전 이와중에 집에 놔두고 온 넬리 이모를 걱정하고 부모님 걱정할까봐 그리고 검열당할까봐 편지도 자제하고 항상 남들만 챙기는 아일린이 참 안쓰럽네요. 일종의 착한 여자 콤플렉스같아요;;;
그렇죠. 착한 여자 콤플렉스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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