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찰스가 생각하기에 오웰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아내가 필요했다.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으로서 말이다. 아일린은 이 말주변 없는 남자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게 도와주었다. 결혼한 지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일린은 이미 오웰의 대변인이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아일린은 오웰이 세상을 향해 뻗은 손 이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179,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12일 금요일에는 2부 ‘중개자’부터 ‘전투 한복판 1937년 5월 3일’을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180쪽부터 231쪽까지입니다. 계속 내용이 이어져서 읽을 분량이 52쪽으로 이번 달 읽기표에서는 최고입니다. 하지만,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요. 주말도 끼어 있고요. :) 이번 부분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아일린이 조지 오웰의 스페인 내전 여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또 그런 활약상이 어떻게 은폐되었는지를 저자의 시각으로 짚고 있습니다. 특히 1937년 5월 3일의 그 숨가뿐 순간은 한 편의 영화 같아요. (이 대목을 살린 영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웰은 보통 세부 사항에 신경을 쓰는 편이었지만, 『카탈로니아 찬가』에 이 방문(아일린의 전선 방문)에 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언급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때 오웰은 아일린과 재회했고, 아일린의 적의 포화 아래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일은 마치 일어나지조차 않은 것 같다. 아일린은 아예 그곳에 있지도 않았던 것 같고 말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8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한 편의 영화같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스페인 내전을 재경으로 한 영화중 제가 본게 뭐가 있을까 떠올려보니 몇 편 안되더라구요. The Disappearance of Garcia Lorca (1997), The Pianist (1998), Butterfly's Tongue (1999), Soldiers of Salamina (2003), The Anarchist's Wife (2008), Guernica (2016). 이 중에 가장 좋았던건 1997년 영화에요
스페인 내전에 관련된 자료들이 궁금했는데 영화로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
볼수 있는게 있나 찾아보는 중인데, 넷플릭스에는 없네요.
아쉽네요!
POUM의 기밀 서류들을 숨기고 남편 글도 챙기고 총맞은 남편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데리고 다니며 간호하고..;; 정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것 같은데.. 참 교묘하게도 부인에 대한 언급을 쏘오옥 빼놓네요. 이것도 어찌보면 검열삭제 에디터의 재능일지도?
아내라기보라는 보호자? 구원자?
그냥 나만 잘나고 싶은 어리석은 남자아이를 보는듯해서 오웰이 한 짓들 언급될 때마다 으이구 소리부터 나와요. 책이면 건너뛰고 읽겠는데, 오디오북이라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정말 이번 읽은 부분이 제일 길었는데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단숨에 읽었네요. 진짜 1984의 아무도 못 믿고 모두를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딱 스페인 내전의 상황이었네요. 일단 잘생기고 말빨 좋고 매력적인 남자들은 거의 다 적의 편;;;
오웰은 유럽에서 벌어진 가장 잔혹한 싸움에 발을 들여놓은 참이다. 이는 그가 생각하는 공화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 사이의 싸움이 아니다. 이른바 반파시스트 동맹 내부의 싸움, 스페인의 독립 좌파 정당인 POUM과 스탈린의 공산주의자들 사이의 싸움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54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은밀하게 진행되는 이 전투는 오웰에게 몹시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동물농장》은 스탈린이 러시아 혁명을 배신하고 트로츠키를 박해한 사건을 비틀어놓은 우화다. 《1984》에는 오웰이 카탈로니아에서 경험한 스탈린주의와 감시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다. 감시와 배신이야말로 공포가 사용하는 수단이며, 공포는 곧 전체주의 정권의 토대임을 오웰이 깨닫게 된 것도 이곳에서였다. 그 깨달음은 깊은 상흔을 남겼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54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스페인 내전에 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이런 내용(‘반파시스트 동맹’ 내부의 싸움)은 전혀 몰랐었네요. 목요일 읽기 분량(179쪽)까지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습니다. 아일린은 단지 머리만 똑똑했던 게 아니라, 여러모로 유능하고 인간적으로도 멋있는 사람이었군요.
“독자는 내가 그를 과도하게 이상화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매일같이 한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동료 직원의 성품을 깨닫게 되는 법이다. 우리 사무실 직원들이었던 망명자들, 개혁가들과 혁명주의자들, 그리고 정치적으로 우리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아일린은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다.” [찰스 오어]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7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한 사무실에서 매일 얼굴 맞대고 일하는 동료끼리 웬수가 되긴 쉬워도, 성품을 인정해 주긴 쉽지 않은데… 저런 말을 한 걸 보면 찐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그 사람을 두고 무슨 얘기를 하나 알아보라고 하잖아요. 어떤 사람은 자신을 두고 사람들이 욕할까봐 화장실도 못 간다던데, 아일린을 두고 나쁜 소리 하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정말 꽤 괜찮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아일린도 결혼할 생각이 있었다면 조지를 두고 주의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보면 좋았을 걸. 하긴 당시엔 조지가 나름 셀럽이었을테니 그런 게 눈이고 귀에고 들어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쵸; 진정한 인성(그리고 본성도)이 돋보이는 곳.. 그곳은 직장..
전쟁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그들은 둘 다 그걸 알고 있다. 아일린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전쟁 이야기를 흘려보낸다. 자신을 사건의 중심에 놓는 걸 워낙에 어려워하는 사람이라 그렇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건의 중심이야말로 정확히 아일린이 있게 될 곳이다. (167쪽) 오웰이 주로 따분함과, 그리고 해충들과 싸우면서 총알이 언제쯤 자신을 맞힐지 알아내려 애쓰고 있는 동안, 아일린은 작전의 심장부에 있다. (176쪽)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저는 주말에는 ‘책걸상’ 1박 2일 워크숍이 있어요. 미리 신청하신 20분 정도의 책걸상 청취자와 충청남도 부여에서 즐겁게 보내려고 합니다(만 비가 많이 온다고 하네요;). 2부는 스페인 내전이 핵심이니 책을 몇 권 추천해 보겠습니다. 스페인 내전에 대한 권위 있는 역사책으로는 앤터니 비버(Antony Beevor)의 『스페인 내전(The Battle for Spain: The Spanish Civil War 1936-1939)』(2006)이 꼽힙니다. 애초 1982년에 초판이 나왔고, 2006년에 개정판이 나왔고, 그 개정판이 2009년에 교양인 출판사에서 번역도 했습니다. 앤터니 비버는 전쟁사 연구자입니다. 이 책은 스페인 내전의 역사를 다룬 연구로 항상 앞순위로 꼽히는 책입니다. 특히, 개정판은 스페인 민주화 이후 공개된 기록 보관소 자료와 냉전 종식 후 접근 가능해진 소련의 문서까지 광범위하게 검토했습니다. 또, 소설처럼 읽히는 가독성과 기존 스페인 내전에 대한 여러 해석을 두루 반영한 균형 감각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전쟁사 연구자이다 보니 전장의 상황이나 스페인 내전의 전개 과정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세하게 전하지만, 이런 비극이 일어난 이유 같은 맥락에는 관심이 덜하다는 박한 평가도 있습니다.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스페인 내전에 대한 결정판 역사책인 건 틀림 없어 보여요. 하지만, 저도 발췌독만 시도했고 완독은 아직 못했답니다. (앞으로도 못하지 않을까요?)
스페인 내전 - 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스페인 내전 연구의 권위자인 영국의 전쟁사학자 앤터니 비버가 쓴 <스페인 내전>은 그동안 전쟁의 실상을 가려온 혁명적 낭만주의의 베일을 걷어내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쟁의 맨 얼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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