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재신타는 문제의 그 만남 이후 오웰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가 강제로 성관계를 하려 한 것에 대한 충격과 혐오감을 전했다... 당시 오웰은 재신타의 몸을 찍어 눌렀고, 재신타가 몸부림을 치며 그만하라고 소리를 치는데도 스커트를 찢고 어깨와 왼쪽 엉덩이에 심하게 멍이 들게 만들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99,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여성의 행위를 누락하는 가장 교묘한 방법은 수동태를 사용하는 것이다. 원고는 타자 치는 사람 없이 타자로 쳐지고, 목가적인 환경은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 없이 존재하고, 스탈린주의자인 추격자들로부터의 도피는 이루어진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수동태, 뻣뻣한 101,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전기들을 읽으며 나는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가부장제는 오웰이 자기 아내의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런 다음 똑같은 방식으로, 전기 작가들이 그가 그 모든 일을 혼자 해냈다는 인상을 주도록 허용해 주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수동태, 뻣뻣한 102,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나는 궁금하다. 자신의 야망이 부서지고 불탄 자리에 오웰을 대신 들여놓으면서 아일린도 이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일단 오웰이 거기 들어서자 아일린은 그를 떠날 수 없게 되었다. 오웰의 작업은 아일린의 목표가 되었다. 오웰과 그의 작업은 아일린과 그의 작업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했다. 아일린은 오웰의 후류속에 있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후류 11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럼에도 아일린은 리디아에게는 오빠에게 의지하면 된다고 말한다. "지구 반대편에 있다가도 내가 '당장와줘'라고 전보를 치면 오빠는 와줄 거야." 아일린은 말한다. "조지는 안 그러겠지. 그에겐 그 어떤 사람보다도 자기 작업이 먼저니까." 리디아는 안심이 되지 않는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목가적인 삶, 122,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리디아가 할 수 있는 건 타인을 불안하게 만드는 데서 기쁨을 느끼는 오웰의 성향을 훗날 이야기로 전하는 것 뿐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127,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이 변화를 좀 더 분명하게 알아차린 몇몇 전기 작가들은 이렇게 쓴다. "오웰의 작가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결혼 생활의 시작과 겹친다는 건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거침없는 감정표현, 관대하고 자비로운 태도, 겉정. 오웰의 초기 작품에는 부재했던 이런 요소들이 결혼 후부터 그의 작품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아일린의 영향 덕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박하사탕, 130,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은 오웰의 결핍을 최대치로 채워주었지만 정작 아일린에게 오웰은 무엇을 남겼을지 생각해보게 돼요. 책 끝까지 읽으면 좀 변화가 있을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저도요. 읽으면 읽을수록 아일린의 심경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리디아의 말에 따르면, 하인을 고용하지 않는 여자는 스스로 하인이 될 수밖에 없다. 리디아는 또 이렇게도 말한다. 러시아 혁명은 노동자들을 고용주들로부터 해방시켰지만, 여자들은 남자로부터 해방시키지는 못했다고.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기적 일으키기, 손톱 다듬기, 16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찰스가 생각하기에 오웰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아내가 필요했다.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으로서 말이다. 아일린은 이 말주변 없는 남자가 다른 사람들과 고통하게 도와주었다. 결혼한지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일린은 이미 오웰의 대변인이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아일린은 오웰이 "세상을 향해 뻗은 손"이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스파이와 거짓말 바르셀로나, 1937년, 179,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보통 세부사항에 신경을 쓰는 편이었지만, <카탈로니아 찬가>에 이 방문에 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언급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때 오웰은 아일린과 재회했고 아일린은 적의 포화 아래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일은 마치 일어나지조차 않은 것 같다. 아일린은 아예 그곳에 있지도 않았던 것 같고 말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중개자, 186,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보이지 않는 사람의 관점에서 인과관계를 재구성하는 동안, 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속임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그 기술을 알아차리면 가부장제의 마술은 작동하지 않게 되고, 당신은 아일린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거기, 사건의 심장부에 있는 그를.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전투를 찾아서 1937년 5월 3일, 200,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자신이 받은 병원 치료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데 2,500 단어 이상을 쓰면서도 아일린이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한번도 언급하지 않는다. 나중에 그 글을 타자로 치면서 아일린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전투 한복판 1937년 5월 3일, 220,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찰스가 생각하기에 오웰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아내가 필요했다.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으로서 말이다. 아일린은 이 말주변 없는 남자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게 도와주었다. 결혼한 지 채 일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일린은 이미 오웰의 대변인이 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아일린은 오웰이 세상을 향해 뻗은 손 이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179,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12일 금요일에는 2부 ‘중개자’부터 ‘전투 한복판 1937년 5월 3일’을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으로 180쪽부터 231쪽까지입니다. 계속 내용이 이어져서 읽을 분량이 52쪽으로 이번 달 읽기표에서는 최고입니다. 하지만,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요. 주말도 끼어 있고요. :) 이번 부분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아일린이 조지 오웰의 스페인 내전 여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또 그런 활약상이 어떻게 은폐되었는지를 저자의 시각으로 짚고 있습니다. 특히 1937년 5월 3일의 그 숨가뿐 순간은 한 편의 영화 같아요. (이 대목을 살린 영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웰은 보통 세부 사항에 신경을 쓰는 편이었지만, 『카탈로니아 찬가』에 이 방문(아일린의 전선 방문)에 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언급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때 오웰은 아일린과 재회했고, 아일린의 적의 포화 아래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일은 마치 일어나지조차 않은 것 같다. 아일린은 아예 그곳에 있지도 않았던 것 같고 말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8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한 편의 영화같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스페인 내전을 재경으로 한 영화중 제가 본게 뭐가 있을까 떠올려보니 몇 편 안되더라구요. The Disappearance of Garcia Lorca (1997), The Pianist (1998), Butterfly's Tongue (1999), Soldiers of Salamina (2003), The Anarchist's Wife (2008), Guernica (2016). 이 중에 가장 좋았던건 1997년 영화에요
스페인 내전에 관련된 자료들이 궁금했는데 영화로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추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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