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저는 3부까지 모두 읽었는데, 오웰은 진짜 그냥 포기해야하는 남편이 맞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자기가 아랍려자와 잤네. 버마여자와 비교하니 이렀네 저렀네 하는 것도 그렇고, 요양 실컷 시켜 영국에 데려오니 리디아에게 본격적으로 추근대는 것도 그렇고, 그거에 반응하는 리디아도 그렇고… 게다가 제일 가관이었던건 학교 교사 쫓아다니면서 추근대다가 아내에게 걸렸을 때였어요. 아내가 화가나서 하는 말의 진짜 의미는 아는지 모르는지 무시하고 내 마누라가 이래도 된다고 했어! 일년에 두 번은 그 여자랑 외도해도 내 아내는 이해해! 이게 말이에여, 방구에요?!
방구입니다...
ㅎㅎㅎ
언제나 당신의 것, 에릭으로 부터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08,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조지가 리디아한테 지분거렸을 때 썼던 말이었겠군요. 쳇, 점잖치 못하게.
이중사고 란 한 사람이 머릿속에 두가지 모순된 믿음을 동시에 품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혐이다... 그 과정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충분히 정확하게 수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또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가짜라는 느낌, 그리고 그로 인한 죄책감이 동반될 것이기 때문이다..그것은 거대한 정신적 기만 체계다. 가부장제야말로 겉으로 보기에는 '고상한' 남성이 여성들에게 함부로 행동하도록 허용해 주는 이중사고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16,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는 끝도 없이 여자들을 뒤쫓고 친구들이 놀라워할 정도로 동성애를 혐오하지만, 어쩌면 본인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그의 욕망은 남자들을 향하고 잇었을지도 모른다. 분열된 삶을 살아가기에, 그는 현실을 허울 좋은 표면적 이야기로 보고 그 이면의 또 다른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17,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다른 오웰의 전기 작가들이 오웰의 장점만을 말해서 인지...펀더의 글만 보면...저 같은 오웰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읽으니...정말 쓰레기 인간 같게 느껴지네요... 리디아의 태도도 이해안가고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17일 수요일에는 읽기표대로 3부 '휴식'부터 '교열하기, 실시간으로'까지 읽습니다. 앞서 읽으시는 분은 그대로 읽으면서 감상 나눠주세요. 우리가 지금 읽는 3부가 아주 중요해 보여요. 조지 오웰의 작품에서 사생활이 선명하게 독자에게 작품으로 드러나지 않은 시기이면서, 오웰이 지금의 오웰이게 한 글들이 쓰이거나 준비된 시기니까요. 작가는 그런 시기에 아일린이 감당했던 일들을 자세히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무엇인가를 호소하고 있네요;;;
오웰의 후기 작품 속 핵심적인 아이디어들이 시적 감각이 뛰어난 아일린과 함께한 관찰과 의견 교환 과정에서 탄생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292~29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하악… 아일린은 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오웰 본인은 병원에 가기 싫고 (두려웠겠죠?), 아이를 입양하자고 해놓고 정작 법정에 서서 아이를 입양받는 절차는 아내 혼자 감당하게 하고, 그 와중에도 사방팔방 온갖여자에게 추잡스럽게 집적거리는 것도 모자라 한 여성은 강간하려고 했다가 내일 시간내서 만나자는 여자의 말에 그래! 라고 답해놓고는 나타나지 않은 여자를 욕하고! 아니 대체 어떤 정신 멀쩡한 여자사 그런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던 말을 지키러 나가겠습니까?! 아일린의 태도를 보니 저는 이제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도 떠오르고… 대체 왜 오웰에게 그리 꼼짝을 못하는걸까요? 이해가 안됩니다! 죽게 생겼는데! 결혼생활내내 일도 남편보다 본인이 더 많이 하면서 가정을 꾸렸고, 남편도 케어했고, 유산도 더 많이 물려받았는데, 대체 옆에서 지켜주지도 않는 남편에게 돈 들여서 수술받아야하니 허락해주면 좋겠다고, 미안해하고 허락을 구하려고 합니까? 전 이제 이 부부는 이해하기를 포기합니다. ㅜㅜ
오웰은 ‘내 아내’라는 표현을 37회 사용한다. 나는 그제야 깨닫는다. 아일린의 이름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이름 없이는 어떤 인물도 살아날 수가 없다. 하지만 ‘아내’라는 직함에서는 이름이 얼마든지 박탈되어도 무방하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뒤늦게 2부를 읽었어요. 1부를 읽으면서 소장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이 좀 있어서 2부는 뒤늦게 시작했는데 한번에 쭉 읽게 되네요.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지는 않았는데 '외전' 같았습니다. 제목이 왜 (보이지 않는 투사) 인지, 아일린이 스파이들의 정보보고에서만 (보이는 존재) 되었는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오웰은 아일린을 그저 아내의 직함 안에 가두어 두었을 뿐이네요. 참호에서 글을 써 놓으면 문서가 만들어져 있고, 부상으로 병원에 있다보면 요양소로 옯겨져 있고,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겠다고 하면 여비가 저절로? 마련된 것처럼요. 저도 3부로 넘어가서 따라가 보겠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 사람은 그의 작품이 아니라 그저 작품이 나온 근원일 뿐이다. 그 두 가지가 일치하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다면 ‘취소’라는 처벌을 가하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압제다. 그 압제에서는 어떤 예술도 탄생할 수가 없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 322,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어떤 작가든 독자가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의 실체 사이의 간극으로 굴러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 여자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32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아내기 위해 글을 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79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나는 내숭을 떠는 듯 행동하거나 그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82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리고 그 순간, 리디아는 여성이 반복해 빠져드는 이중사고에 빠져들고 만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무의식적으로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리디아는 자신이 오웰을 거절하면 ‘내숭을 떤다’는 모욕을 듣게 될 거라고 예상한다. 리디아가 ‘그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그건 곧 유머 감각이 없다는 뜻이 될 터였다. 리디아는 명확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 속에 갇혀버린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82-283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한 전기 작가는 이런 유사성을 언급하며 이는 “오웰의 후기 작품 속 핵심적인 아이디어들이 시적 감각이 뛰어난 아일린과 함께한 관찰과 의견 교환 과정에서 탄생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내 생각에, 이 전기 작가는 《동물농장》을 미리 가리키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조금 더 분명하게 말하겠다. 이는 다른 존재들과 온갖 생명체들을 더 생생하고, 더 인정 많고, 더 익살스럽게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이 아일린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92-293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의 마음 한구석이 돌처럼 굳는다. 조지가 말하는 즐거움이란 아일린이 아니다. 아일린은 한순간 숨 쉬는 걸 잊었다가 겨우 다시 숨을 쉰다. 입을 다문다. 조지는 저 베르베르인 여자들 중 딱 한 명하고만 즐겨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딱 한 명만요.”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휴식>,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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